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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의 성격(4) 조선의 지역강국론

아산정책연구원과 랜드연구소가 공개한 (Countering the Risks of North Korean Nuclear Weapons)에서는 조선(북한)의 궁극적 국가전략이 지역강국으로서 강성대국이라고 규정하였다. 이 보고서는 “김정일은 사망하기 전 유훈으로 김정은에게 ‘조국통일은 우리 일가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김정일은 아들 김정은에게 44개 조항을 담은 유서를 남겼다”면서,그 중에서 특히 중요한 내용을 다음과 같이 요약하였다. “핵,장거리 미싸일,생화학 무기를 끊임없이 발전시키고 충분히 보유하는 것이 조선반도의 평화를 유지하는 길임을 명심하고 조금도 방심하지 말 것. 조국을 통일해야 한다. 조국을 통일하는 문제는 우리 가문의 종국적 목표이다. 정은이 대에 안 되면 그 후대에 가서라도 무조건 통..

북핵의 성격(3) 2027년 최대 242개 전망

북핵의 규모가 2027년 경에 최대 200여개에 달하고, 북한(이하 ‘조선’)은 핵무력을 앞세워 한반도 통일을 주도하여 역내 강국(강성대국으로서 지역강국)을 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최근에 아산정책연구원과 랜드연구소가 공동으로 작성한 (Countering the Risks of North Korean Nuclear Weapons)에 따르면, 조선은 6년 후인 2027년 쯤에 핵무기 최대 2백여개와 수십 기의 ICBM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관측은 조선이 2020년 기준으로 핵무기를 최소 30개~45개에서 최대 67개~116개까지 보유했을 것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기저 효과를 고려하여 몇 가지 경우의 수를 적용하여 매년 증가분을 산입하면 최대 242개라는 추정치가 나올 수 있다...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 독재자 경고 신호

미얀마에서는 선거결과를 부정하고 노골적인 폭력행사로 정치권력을 탈취하는 군사쿠데타가 발생하였지만, 대개의 나라에서 이런 현상은 보기 힘들어졌다. 하지만 선거라고 하는 제법 공정한 절차를 거치는 나라에서도 독재자의 출현에 대한 우려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지난 해 미국에서는 선거로 선출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불복으로 커다란 혼란에 빠졌다. 일찍이 린츠(Juan Linz)는 에서 반민주적인 정치인을 식별하는 기준을 세우려고 했다. 최근에는 레비츠키(Steven Levitsky)와 지블렛(Daniel Ziblatt)이 린츠의 문제의식에 착안하여 잠재적인 독재자를 감별하는 ‘전제주의 행동’에 관한 경고신호를 체계화했다(Levitsky et al, How Democracies Die). 전제주의(despoti..

끄레믈의 서기장들(Ⅰ) : 흐루쇼프와 베리야

김태항(정치학 박사) 니끼타 쎄르게이비치 흐루쇼프(Н. С. Хрущёв) - 2 흙수저 흐루쇼프의 인간승리 흐루쇼프는 1894년 우끄라이나 접경지역인 제정 러시아의 꾸르스크주 깔리노프카에서 전형적인 하층계급의 흙수저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농부이자 파트타임 광부였고, 할아버지는 농노 출신이었다. 어린 흐루쇼프는 빈한한 가정환경 때문에 동네 지주의 소와 돼지들을 돌보면서 푼돈을 벌었다. 흐루쇼프가 14세가 되던 해인 1908년, 가족은 석탄과 철강산업이 발달한 우끄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중심지인 유조프카(오늘날 도네츠크) 부근으로 이사 갔다. 이 때문에 일부 문헌에서는 흐루쇼프를 우끄라이나 출생으로 소개하지만, 러시아 출신이 맞다. 배관공, 석탄 광부 등을 전전하던 흐루쇼프는 1918년 볼셰비키당에 입..

북핵의 성격(2) 비핵화는 미션 임파셔블

4월 7일 젠 사키(Jennifer Psaki) 백악관 대변인은 비핵화를 향한 길로 인도하는 것이라면 북한(이하 조선)과의 일정한 형태의 외교를 고려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서 바이든 행정부가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되풀이하기 보다는 단계적인 외교적 해법으로 기울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5일 게리 세이모어 전 NSC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VOA(미국의 소리) 인터뷰에서 물리력이나 제재를 통한 압박은 실효성이 낮다는 점을 들어 외교전략이 타당하고 유일한 옵션이라고 주장했다. 가공할 피해에 대한 남한(이하 한국)의 우려로 인하여 군사력 사용이 불가능하고, 제재압박도 중국의 비협조로 공허한 위협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정가와 학계에서는 대체로 조선이 일정..

끄레믈의 서기장들(Ⅰ) : 흐루쇼프

끄레믈의 서기장들 김태항(정치학 박사) 1. 니끼타 쎄르게이비치 흐루쇼프(Н.С.Хрущёв) 흐루쇼프는 1953년 3월 스딸린 사망 후 스딸린의 참모 진영에서 조용히 권력의 정점에 섰다가, 1964년 동료들과 자신의 핵심 참모들에 의해 조용히 숙청을 당한 독특한 인물이다. 흐루쇼프는 소비에트연방공화국 역사에서 정치적 격변에 따른 동료들 처형이라는 유혈 숙청의 악습을 없앤 최초의 인물이다. 물론 말렌꼬프와 손잡고 베리야(Л.П.Берия)는 처단했지만, 자신이 숙청한 나머지 세력들은 죽이지 않았다. 한직에 떠돌게 하다가 당에서 축출했을 뿐이다. 이래서인지는 몰라도 흐루쇼프 역시 실각당할 당시 투표를 통한 무혈 궁정쿠데타에 의해 신사적인(?) 방식으로 물러나게 되었다. 흐루쇼프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는 소..

채현국 어른과 제대로 늙는 문제

지난 4월 2일 채현국 효암학원 명예이사장이 타계하였다. 고인은 평소에 스스로를 비틀비틀 살아온 인생이라고 하였지만, 세상은 그를 제대로 늙은 어른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흔히 늙음은 곧 달아빠짐, 낡음을 연상케 하지만, 고인은 젊은이들에게 늙음이 곧 낡음이 아니라는 인상을 남겨주었다. 그는 평소에 젊은 세대에게 “저런 노인들을 잘 봐두라. 너희들도 까딱하면 저 꼴이 되니 저렇게 되지 않으려면 잘 봐두라”고 경종을 울리곤 했다. “아비들이 처음부터 썩은 놈은 아니었어. 그놈도 예전엔 아들이었는데 아비 되고 난 다음에 썩는다고...” 고인에 대한 책으로는 (김주완)이 있지만, 서울대 철학과를 나온 고인은 자신에 대해서 한 권의 책도 쓰지 않았다. 그는 자신에 대해서 책을 쓰는 것을 스스로 미화하는 뻔..

미얀마의 비취(Jade)에 투영된 국가의 딜레마

지난 27일 ‘미얀마군의 날’에 민간인에 대한 살상이 자행돼 세계인들이 분노하는 가운데 당일 군부가 연회를 벌이는 자리에 중국, 러시아,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베트남, 라오스, 태국의 대표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Min Aung Hlaing) 최고사령관은 “국가를 위해 쿠데타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국가는 무엇이고, 흘라잉은 "짐이 곧 국가”라고 했던 루이 14세와 어떻게 다른가? 2011년부터 미얀마는 새로운 정부가 무도한 군사독재가 지배하는 버림받은 국가에서 전면적인 정치, 경제 개혁을 통해서 시민국가로 전환하겠다고 천명했지만, 이러한 약속은 10년만에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국가가 개인에 우선한다는 관념에 기초한 국가..

그로미코 회고록 : 마오쩌둥의 핵전쟁 구상

중국의 핵개발을 둘러싼 비화 중에서 중·소의 갈등을 잘 드러낸 사례로는 소연방(Soviet Union)의 최장기 외상(1957~1985)이었던 그로미코(Andrei A. Gromyko)가 회고록에서 밝힌 내용을 들 수 있다. 1988년 2월 22일 뉴욕타임스(NYT)는 ‘Gromyko Says Mao Wanted Soviet A-Bomb Used on G.I.'s’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로미코 회고록의 일부 내용을 소개하였다. 그로미코 회고록에 따르면 1958년 8월 양안(兩岸) 긴장이 고조되는 국면에서 마오쩌둥은 미군을 중국 대륙으로 유인해서 핵공격을 가하는 방안을 흐루쇼프에게 제안하였다. 하지만 비밀리에 베이징을 방문한 그로미코 외상은 소연방의 리더십을 위해서 이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

미중 패권경쟁 2021.03.28

미스 미얀마의 쿠데타 반대 호소

국립 양곤대 심리학과에 재학중인 미스 미얀마가 군부의 공격에서 시민들을 구해달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타이에서 열린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에 참가한 대학생 ‘한 레이’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에 자유, 평화를 희귀하는 미얀마인들의 호소를 담았다. 국제사회가 군부의 무력진압에 제동을 걸라는 요청이다. 군부의 강경 대응으로 양곤대 의대생을 비롯한 미얀마 젊은이들의 희생이 계속 증가하고, 쿠데타에 반대하는 북부의 소수 민족들에게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 이주하거나 체류한 미얀마 젊은이들도 조국의 운명에 분노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가 나라를 지옥으로 이끌어가고 있어요. 군이 다시 정권을 잡으면 요직마다 낙하산을 내려 보내겠죠. 뒷돈 주고 뇌물 줘야 승진하는 그런 사회로 돌아가는 거예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