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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의 노란 깃발 : 코로나 위기가정의 SOS

세계가 COVID-19와 씨름을 하는 동안에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체포, 구금, 고문, 살해하는 만행을 멈추지 않고 있다. 식량난과 감염확산으로 한계상황에 처한 주민들은 노란 깃발을 내걸어 구조를 호소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주민들은 군부의 폭력과 코로나 감염으로 커다란 고통에 빠져 있다. 또한 의료진 부족, 병원 마비, 의약품과 산소공급기의 부족으로 인하여 코로나 대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톰 앤드루 UN 미얀마 특별보고관은 UN 안보리가 개입하지 않으면 미얀마 인구의 절반 가량이 코로나에 감염되고, 미얀마가 동남아의 슈퍼전파국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얀마의 실제 확진자수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최근 인도네시아는 1일 4만명대..

대국민 통일사기극(9) 긍휼과 상호조정의 문제

“사람들은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인간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는 2500년 동안 성찰의 근원적 주제였다. 인간이 자기를 기만하고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으며 상충하는 욕구 사이에서 갈등하고 신화를 만들어내고, 그 신화를 부정하는 통찰력을 갈구하며, 대체로 사람들이 자신을 움직이는 동기보다 더 그럴싸한 동기를 내세운다는 것을 많은 연구자들이 확인해 준다.”(찰스 린드블롬, 시장체제, 245쪽) 한반도 국가의 재통일에 관한 문제는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사유에 기초할 필요가 있다. 인간에 대한 이해는 체제, 민족, 계급, 국가, 그리고 국제관계에 접근하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물론 별개의 문제로 바라보는 견해들도 있지만) 불쌍한 존재들의 깨달음 : 서로에 대한 긍휼 칸트는 "저 하늘에 ..

끄레믈의 서기장들(Ⅴ) 금주령

김태항(정치학 박사) 미하일 쎄르게이비치 고르바초프(Михаил Сергеевич Горбачев) 3 미네랄 서기장 고르바초프가 당면한 주요 현안들은 농업 부진에 따른 대규모 곡물 수입, 경제 침체, 과학기술 분야의 후진성, 근로의욕 이완, 정치 냉소주의 만연, 지하경제의 팽배 등인데, 특히 곡물의 경우 불구대천의 원수인 미국으로부터 6년 동안 지속적으로 대규모 수입을 해야만 하는 굴욕을 겪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고르바초프 지도부가 야심 차게 들고 나온 깜짝 카드가 금주령인데, 이는 처참하게 실패한 정책으로 기록된다. 이들은 안드로뽀프의 후예들답게 음주에 따른 무단결근, 각종 사고, 범죄 등을 줄임으로써 노동 생산성을 늘리고자 했지만, 이 조치는 음주를 중단시키기는커녕 인민대중들을 불편하게 만..

끄레믈의 서기장들(Ⅴ) 뻬레스뜨로이카

김태항(정치학 박사) 미하일 쎄르게이비치 고르바초프(Михаил Сергеевич Горбачев) 2 스따브로뽈 시절 고르바초프 부부는 대학 졸업 후 1955년부터 스따브로뽈시에서 살기 시작했다. 당시 스따브로뽈시의 인구는 약 14만 명이었다. 이 도시는 스따브로뽈스키 끄라이(Ставропольский край)라는 지역의 지방 수도였는데, 스따브로뽈 지역의 크기는 스위스의 두배에 달했다. 고르바초프는 공산주의 청년조직인 컴싸몰(Комсомол)의 선전부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고속 승진을 하여 1966년 35세 때 스따브로뽈시당 제1서기, 39세 때인 1970년에는 스따브로뽈 지역당 제1서기, 그리고 이듬해인 1971년엔 당시 정치국원 겸 서기이자 고르바초프와 동향인 표도르 꿀라꼬프(Ф. ..

끄레믈의 서기장들(Ⅴ) 최후의 레닌주의자

김태항(정치학 박사) 미하일 쎄르게이비치 고르바초프(Михаил Сергеевич Горбачев) -1 스따르쉰스트보(старшинство; seniority)의 붕괴 소련, 나아가 러시아의 슬라브 사회에는 예로부터 젊은 사람보다 연장자이자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지도적인 입장에 서야 한다는, 이른바 스따르쉰스트보(старшинство)라는 전통이 있다. 동양의 장유유서(長幼有序) 또는 경로우대와 유사한 문화인데, 자연히 소련공산당 정치국 내부에도 이러한 전통이 스며들어 있었다. 그러나 짧은 기간 내에 고령의 서기장들이 연달아 사망하자, 정치국의 노인들도 이제는 스따르쉰스트보를 고집할 수가 없게 되었다. 80세의 찌호노프와 76세의 그로미코, 71세의 그리쉰 등이 정치국 내에서 힘 좀 쓰는 노인들이었는데..

통일부 폐지 주장과 언커크(UNCURK)의 호출

김병규 트윈코리아연구소장 최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통일부 폐지를 제기하면서 기존의 통일부를 유지하는 것은 정부의 방만이고 혈세낭비라고 주장했다. 또한 자신이 통일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분단국가들처럼 위원회를 두자고 덧붙였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 여야를 불문하고 여러 반론이 제기됐는데, 기존의 남북관계와 통일부의 역할에 대한 냉정한 평가에 기초한 성찰적 접근보다는 '역사에 대한 무식' 등으로 일축하는 계몽주의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실상은 “기성세대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이러한 지경에 왔으니 할 말이 없다”는 개탄이 나와야 정상이 아닐까? 먼저, 명칭으로 따지자면 동·서독과 중국·대만, 그리고 통일위업을 지상과제로 내세우는 조선(DPRK)도 ‘통일’이란 명칭을 앞세운 정부 부처(내각)를 ..

중견국가(4) SLBM 수중발사 성공

일정한 수준의 군사력을 보유하지 못한 대한제국은 영세중립을 추진하다가 무산되었고, 대륙의 쇠퇴하는 대국(청)에 단선적으로 과도하게 의존하는 과소균형(under balancing)의 상태에서 이렇다 할 무위(aremed suasion)이 부재하여 일본제국에 강점되었다. 신고전현실주의 이론가 스웰러(Randall schweller)는 대한제국처럼 위험에 직면한 국가가 동맹을 체결하거나 군사력을 강화하여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현상을 과소균형이라고 규정하였다. 한반도 국가는 남과 북을 불문하고 지정학적 조건에 내재하는 본질적인 도전에서 기인하는 안보 불안을 갖고 있다. 따라서 남과 북은 쌍방 혹은 주변국과의 숙명적인 힘의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려면 쌍방 혹은 어떤 주변국도 침략행위에 대한 손익계산이 불리해지..

끄레믈의 서기장들(Ⅳ) 김일성과의 만남

김태항(정치학 박사) 깐스딴찐 우스찌노비취 체르녠까(Константин Устинович Черненко) 김일성의 소련 방문 개인의 통치 철학은 고사하고, 대외정책상의 명확한 노선조차 없는 무기력한 체르녠까가, 희한하게도 김일성의 소련 방문 건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까게베(KGB)로부터 김일성이 남한의 군국주의를 압도하기 위해, 무기 원조 및 그 이상을 요구할 것이라는 내용에 대해 사전 브리핑을 받았다. 체르녠까는 한국전쟁에 관한 예전 자료들을 검토했다. 1950년 외교문서에는 김일성이 1월 19일 한반도 무력 통일에 관한 문제를 모스크바에 제기했다는 사실이 적시되어 있었다. 이는 김일성이 당시 북한 주재 소련 대사였던 쩨렌찌 쉬띠꼬프(Т. Ф. Штыков)에게 남침 문제를 재차 강조했..

중견국가(3) 운크타드(UNCTAD) B그룹 시사점

대한민국이 UN 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B그룹으로 지위변경을 함으로써 다시 한번 선진국(advanced country, more developed country)으로 인증되었다. 연합뉴스는 영문판에서 한국이 이사회의 만장일치로 'a developed economy'로 범주화되었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오랫 동안 A그룹에 속하여 ‘G77(개도국그룹)+중국’의 협상그룹에서 활동하다가 1996년 OECD 가입 이후 미국, 스위스, 캐나다 등이 포함된 ‘쥬스칸스(JUSSCANNZ)’ 협상그룹으로 이동한 상태였는데, 이번에 B그룹으로 이전함으로써 확실한 지위상승이 이뤄진 셈이다. 운크타드의 회원국 195개국 중에서 팔레스타인과 바티칸시국은 옵저버 국가(observer states)로 분류하고, 나중에 합류한..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 미중갈등, 조중동맹

중국공산당은 7월 1일 창당 100주년(1921.7.1~2021.7.1) 기념행사를 성대하게 치렀다.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와 김정은 조선로동당 총비서는 한 목소리로 중국에 대한 압박을 경고했다. 이에 앞서 바이든 미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바이든은 3월 25일 첫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강경노선을 이어갈 것을 예고하였다. 미국의 한반도정책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의 협조를 받아야 하는 측면과 중국과 경쟁해야 하는 측면이 충돌하는 내적 모순에 빠져 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중국과의 경쟁이 최우선 과제로 부상한다면, 북핵문제는 실질적으로 진척될 가능성이 희박해질 것이다. 1. 중국에 대한 적대적 인식 확산 시진핑 주석 중심의 중국체제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와 바이..

미중 패권경쟁 2021.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