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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 해태제과의 전설

영화 ‘서울의 봄’이 누적 관객수 1,300만명을 넘어 장기흥행에 성공하면서 1979년~1980년의 사회상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실제로 유신체제의 붕괴로 인한 정치적 해빙은 12.12 군사반란에도 불구하고 척박한 노동현장에 변화를 가져왔다. “3월 2일부터 8시간 노동제를 시행한다.” 1980년 2월 마지막 날에 해태제과 현장관리자들이 각 파트의 작업자들에게 공지한 내용이다. 이로써 해태제과 노동자들은 1976년부터 요구했던 8시간 노동제를 마침내 실현했다. 그 여파로 롯데, 오리온 등 동종업계의 주요 기업들도 8시간 노동제로 돌아섰다. 장시간 노동의 대표적 업종이었던 제과업계에도 ‘서울의 봄’이 온 것이다. 해태제과 여성노동자들은 ‘봄의 전령사’였던 셈인데, 하지만 그들이 봄을 알리는 과정은 험난하..

TBS, 김어준 신장식 무기한 출연금지

서울 미디어재단 TBS가 정치편향 논란이 일었던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 김어준과 신장식의 출연을 무기한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TBS는 1월 31일 제1차 방송출연제한심사위원회에서 두 방송인에게 최고 수위의 제재인 '무기한 출연정지'를 의결했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의 영상물은 보도물을 제외한 모든 콘텐츠의 사용이 금지된다. TBS 서울미디어재단의 예고된 종말 지난 세월 동안 TBS는 일부 방송인의 편파성, 부적격성, 저질논란에도 불구하고 청취율이 높다는 이유로 공영 및 시영(市營) 방송의 사명을 저버리고, 특정 정파에 유리할 법한 방송들을 지속했다. 상식적이고 중도적인 서울시민들은 TBS가 공영방송으로 제 자리를 잡기를 기다렸지만, 민주당이 90%를 차지한 서울시의회에서 서울시예산을 결정하는데 TBS가 이..

중견국 시대(The Age of Middle Powers)의 도래

다극화되는 세계에서 중견국의 점증하는 역할로 인하여 글로벌 주요국들은 유연하고 포괄적인 전략이 필요하고, 특히 미국은 지역의 주요한 중견국과 협력하는 좀더 미묘한 전략적 변화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존스홉킨스대학에서 유라시아의 경제와 안보에 관한 국제학을 연구하는 마마도프(Ali Mammadov)는 최근 ‘중견국의 시대가 도래했다(The Age of Middle Powers Has Arrived)’는 제목의 글에서 중견국가들의 역할 증대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국들에게 도전이자 기회라고 주장했다. ‘중견국 시대의 도래’에 관한 논지는 다음과 같다. 다극체제가 진전되는 세계에서 중견국가의 역할 확대는 국제적으로 도전과 기회가 되고 있다. 세계의 지정학적 조망은 브릭스(BRICS)의 변동적 시프트..

서울시의회, 아동수당 18세까지 확대 추진

2022년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0.59명으로, 2024년 시내 공립 초등학교 (총 565개교) 중에서 입학생이 100명 이하인 곳이 60% 이상(352개교)이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더 낮아졌기 때문에 시내 학령아동의 수는 감소 추세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서울시의회 다수당인 국민의힘은 저출생 대책의 일환으로 신혼부부의 소득기준에 따른 지원제한을 전면 폐지하고, 아동수당 지급연령을 현행 8세에서 18세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시의회 의장은 23일 기자회견에서 공공임대주택 입주, 전월세 보증금 이자 지원, 아이돌봄비 지원 등에서 상대적으로 소득이 많은 맞벌이 부부에 대한 배제를 철폐하고, 고교생(18세)까지 모든 미성년자에게 매월 아동수당 10만원을 지급하는 추진방안을 밝..

글로벌 파이어 파워 2024 : 한국 세계 5강 약진

“전쟁은 누가 옳은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누가 살아남는가를 결정하는 것이다.(War does not determine who is right - only who is left.)" - 러셀(Bertrand Russell) ‘글로벌 파이어 파워(GFP) 2024'에서 한국이 영국을 제치고 세계 5위로 약진했다. 병력, 무기 및 군비, 재정, 자원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군사적 파워에서 영국과 일본, 프랑스 등을 제치고 세계 5강에 든 것이다. 슈퍼 파워 미국과 군사적 초강대국 역사를 지닌 러시아, 인구와 영토 등에서 '넘사벽'인 중국, 인도를 제외한 주요 중견국가(Middle Powers) 중에서 대한민국이 최상위를 기록한 것은 한국전쟁 이후 군사적 지표에서 정점에 달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의..

한반도 전쟁 경고에 담긴 역설 : 갈루치·헤커·프랭크

복잡한 사연을 단순하게 말하면 오해를 초래하기 마련이다. 최근 조선(DPRK)의 대남노선 대전환은 복잡한 사연을 담은 것인데, 이를 어떤 한 측면만 강조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와 민족문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길잡이가 될 수 없다. 국내 언론은 해외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북의 대남전략 변화로 인해 한반도 전쟁 가능성이 비상하게 증가했다고 경고한 점을 집중보도했다. 특히 로버트 칼린과 시그프리드 헤커는 공동기고문에서 “역사는 다른 선택지가 남아있지 않다고 확신하는 이들이 가장 위험한 게임을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한국전쟁 전야의 상황을 환기시켰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전쟁을 억지하고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전쟁에 대한 우려와 경계가 당연히 필요하고 강조될 필요가 있지만, 실제 원문에 담긴 ..

민주당의 똥싼 바지 : 불체포특권, 위성정당 침묵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과거 민주당이었다면 불체포특권 포기, 금고형 이상의 재판 확정시 세비반납 같은 정치개혁에 대해 우리보다 더 과감한 개혁안을 내놓았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 위원장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서도 지난 총선에서 양당이 편법적으로 위성정당을 만들어 의석을 차지하고 합당한 점 등을 들어 차라리 과거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복귀하자는 견해를 밝히며, 이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을 요구했다. 앞의 두 사안은 민주당이 과거에 논의했던 사안으로 한 위원장의 공세에 대해 민주당의 침묵은 궁색할 뿐이다. 반면에 비례대표 문제에 대한 한 위원장의 주장은 퇴행적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이에 대해서도 침묵하고 있다. 앞서 이재명 대표가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있냐”면서 병립형으로 회귀하는 ..

강규태 판사의 '사또' 개소리 : 사법방해 논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4부 재판장 강규태 부장판사(71년생)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에 대한 1심 선고를 앞두고 돌연 사표를 제출해서 거센 비난과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런데 강 판사는 시민들의 의심과 비난에 대해 서강대 법학과 동기들에게 증인이 50명이라 재판이 어렵다는 둥, 자신이 조선시대 사또가 아니라는 둥 넋두리를 늘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동문서답을 하는 것을 개소리라고 한다. 그가 “이젠 자유다.”고 했다니 司法府에 대한 힐난은 私法府라는 조롱을 넘어 死法府라는 탄식을 초래했다. 그의 개소리에는 무책임을 넘어 본질적으로 책임전가를 담고 있다. 영문도 모르고 갑자기 재판장이 된 후임자는 사건을 구재성해야 하고, 원고와 피고의 대리인은 이중으로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가장 중요..

개식용금지법 본회의 통과 : 3년 후 시행

9일 국회에서 개 식용을 전면금지하는 특별법이 제정됐다. 국회 본회의는 재석 210석, 찬성 208표, 반대 0표, 기권 2표로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을 압도적으로 가결했다. 일각에서는 개의 학대 및 식용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해 온 대통령 부인의 선도적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점에서 ‘김건희법’으로 부르기도 한다. 그동안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 등이 개식용 금지 방안을 공약한 바 있고, 문재인 대통령 재임시에도 개식용 금지 방안을 검토한 적이 있다. 이 법안의 공포 후 3년이 지난 시점(2027년 1월 10일)부터 개를 사육·증식하거나 도살하는 행위, 개나 개를 원료로 조리·가공한 식품을 유통·판매하는 행위는 일체 금지되며,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의법처리된다. 이에..

한국 GDP, 2028년~2038년 세계9위 전망

영국 경제경영연구소(CEBR)은 올해(2024년) 한국의 GDP 순위를 세계 13위로 예측했지만, 4년 후에는 세계 9위로 약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부터 12년 후인 2038년까지 장기전망을 담은 ‘세계경제순위표(World Economic League Table 2024)’에 따르면, 한국은 2028년부터 2038년까지 10년 동안 GDP 세계 9위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시각은 최근 이웃 국가들의 ‘피크 코리아’ 논란과는 궤를 달리하지만, 국내에서도 이러한 전망과 다른 견해들이 적지 않다. 특히 저출산고령화, 구조개혁과 산업전략의 미비, 초격차기업의 부족, 미중갈등 및 지정학적 리스크(코리아 디스카운트), 사회적 신뢰와 정치적 타협의 미숙 등으로 인해 성장 잠재력 및 동력의 한계에 봉착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