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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여자복싱, XY염색체의 ‘의문의 기권승’

twinkoreas studycamp 2024. 8. 2. 11:10

 
파리 올림픽 여자복싱에서 이탈리아 대표 안젤라 카리니(25)가 경기 시작 40여초만에 트랜스젠더선수의 주먹을 맞고 기권했다.
 
눈물을 흘리며 경기를 중단한 카리니는 “상대의 주먹이 코에 적중하는 순간에 큰 충격을 느껴 더 이상 경기를 진행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칼리프(XY염색체)의 기권승 : 올림픽 역사상 가장 기괴한 장면의 하나로 기록될 만하다.

 
 
 
여자복싱 66㎏급 16강전에서 카리니를 상대한 알제리 대표 이마네 칼리프(26)는 완연한 남성의 풍모에서 XY 염색체의 유전적 특징을 전형적으로 드러냈다.
 
트랜스젠더의 주먹은 ‘그놈의 주먹’과 아무런 차이가 없는 반면에 상대 편에 선 여자선수들은 후천적 단련으로 극복할 수 없는 XX염색체의 고유한 특징들을 지니고 있다. 남녀 복싱대회가 따로 열리는 까닭이다.

국제복싱협회(IBA)는 이러한 차이를 인정하여 남성으로 살다 성전환한 사람이 여자복싱에 참가하는 것을 공정하지 못한 처사로 간주하고, 남성 염색체(XY)를 지닌 칼리프와 대만 대표 린위팅(28) 등을 세계여자복싱대회에서 실격처리한 바 있다.
 
그러나 국제복싱협회의 경기관장권을 박탈한 국제올림픽위원회가 파리올림픽에서 제한을 없앰으로써 논란과 반발을 초래했다.

특히 이탈리아 수상과 체육부장관은 이를 여자선수의 안전과 공정한 경쟁을 해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고, 여성 명사들도 사실상의 남성과 여성의 격투기는 심각한 부상 등 생명을 위협하는 광기라고 질타하고 있다.
 
여자복싱 54kg에 출전해 국내 여자복싱 사상 최초로 동메달 이상을 확보한 임애지 선수는 체중의 근소한 차이로 트랜스젠더 선수가 출전한 체급을 피했다. 대만의 린위팅이 57kg급에 출전한 것이다.

임 선수로서는 체중관리를 잘해서 체급을 올리는 일이 없도록 주의가 필요하거니와 동급에 트랜스젠더 선수가 등장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시대흐름은 염색체를 불문하고 트랜스젠더를 포용하는 등 다양성과 소수자의 보호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여자복싱은 단련된 주먹질을 주고 받는 격투기로서 다소 유별난 특징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만약 트랜스젠더 여자선수들이 마라톤을 비롯한 육상, 역도, 수영 등에 출전했다면, 아마도 약물복용 논란보다 더한 스캔들로 부각됐을 가능성이 높다.


스포츠 논문 중(재인용 SBS)



실제로 국제육상연맹, 여자럭비협회 등은 트랜스젠더의 배제 혹은 일정 연령 이하 성전환수술이나, 주요 호르몬(테스토스테론)의 일정 수치 이하 등을 여자선수들 간의 경쟁 요건으로 도입했다.
 
하물며 선수들의 몸이 부딪히는 구기종목(축구, 농구, 핸드볼 등)이나 손과 발 등으로 물리력을 가하는 격투기(복싱, 유도, 태권도 등)에 대해서, 국제올림픽위원회가 XY염색체와 XX염색체의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겠다고 나선 것은 그로테스크한 발상이다.

이 또한 XY염색체가 다수를 차지하고, 주요 결정권을  쥔 IOC의 '남초 거버넌스'에서 비롯된 일이다.

 

 

여장 남자의 스토리


 

IOC의 반격 : “여권(Passport) 기준으로 판단”
 
IOC는 트랜스젠더 권투선수 2명이 학대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모든 사람은 차별 없이 운동할 권리가 있다.”는 동문서답을 내놓았다. 문제의 핵심은 남녀의 유전적 요인과 골격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불공정성인데, 세계의 비판여론이 트랜스젠더의 정당한 권리를 억압하는 것인양 호도하고 있다.
 
IOC는 2천번이 넘는 경기에서 여권 기준으로 남녀를 구분하여 참가자격을 주었으나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며, 논란이 된 두 복싱선수는 국제권투연맹의 자의적 결정에 의한 피해자라고 강변했다.
 
이번 사건에 대한 비판들은 두 선수가 자신의 정체성으로나 법적으로나 여성이란 것을 부정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복싱과 같은 일부 종목에서 여자로 태어난 선수들이 근본적으로 불공정하고 위험한 조건에 놓인다는 것을 환기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다.  
 
IOC는 출전자격에 대해 과학적 근거와 적법한 절차에 따라 규정변경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외양 및 골격의 차이와 염색체, 호르몬, 성전환시점 등을 고려하여 특정 종목에서의 참가 적절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복잡한 문제라고 할 수 없다.  
 
또한 IOC는 각국에서 새로운 국제복싱연맹을 창설하지 않으면 다음 올림픽(2028 LA 올림픽)에서 복싱 종목을 제외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국제복싱기구의 부패사건은 지탄받을 일이지만, IOC의 부패스캔들은 아마도 더 고색창연한 역사를 갖고 있을 것이다. 
 
UN이 심심찮게 이상한 결정으로 세계의 바람직한 질서에 반하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IOC도 이번 논란에 대해 차분하게 숙고하기 보다는 경직되고 권위적인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격투기 종목인 여자복싱에서 불거진 'XY염색체 논란'은 옳고 그름이나 좋고 나쁨의 이분법적 논리가 아니라, 참가선수 다수가 생각하는 적절성에 대한 상식적 판단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올림픽정신에 반하는 풍자(satire)?
 

 
여자복싱 66kg8강전에서 칼리프와 만나게 된 헝가리 대표 안나 루카 하모리는 알렉스 바긴이란 네티즌이 만든 것으로 보이는 패러디를 자신의 SNS에 인용했다.
 
미녀와 야수’를 연상케 하는 이미지는 로맨스와 거리가 있다. 일부에서 상대선수를 뿔이 있는 괴물로 묘사한 것은 올림픽정신에 반한다고 꾸짖는다. 풍자란 무엇인가?
 
모리는 앞서 16강전에서 기권한 이탈리아 선수를 의식한 듯 진실이 뭔지 모르지만, 가능하면 끝까지 싸워보겠다.”고 다짐했다. 이 말은 상대가 설혹 남자라고 해도 가능한 싸워보겠다는 각오로 보인다.
 
또한 이 말 속에는 염색체(XY) 및 테스토스테론 수치(높음)에서 검증된 사실을 반박하기 위해 칼리프가 여자로 태어나 성발달장애(Disorders of Sexual Development, DSD)를 겪었으며 트랜스젠더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한 냉소를 담고 있다. 또한 칼리프가 트랜스젠더가 아니라는 일각의 주장은 더 근본적인 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이른바 간성(인터섹스) 혹은 간인(반남반녀)의 엘리트 스포츠 국제경기 경쟁의 공정성 문제다.
 
한편, 상대적으로 경량급인 57kg8강전에서 린위팅과 만나게 된 불가리아 대표 스베틀라나 카메노바 스타네바도 이런 상황은 여자복싱에 좋지 않다는 소회를 밝혔다.
 
하지만 알제리에서는 금메달이 유력한 칼리프를 영웅시하는 분위기가 나타나는가 하면, 올림픽 주최국인 프랑스도 과거에 알제리를 식민통치했던 특수한 관계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또한 IOC가 임시로 파리에 설치한 복싱조직에서 남녀복싱 종목을 관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헝가리복싱협회는 칼리프의 출전을 반대한다는 견해를 밝혔고, 헝가리올림픽위원회도 IOC에 논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가리아 복싱협회는 모든 선수가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우회적 표현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여자복싱 66kg급 결승전까지 칼리프와 맞설 선수는 8강전의 하모리를 비롯해 세 명이 남았다. 역설적으로 세 명의 선수는 메달경쟁과는 별개로 세기적 대결의 주인공으로 관심을 모으게 됐다
 

8강전에서 포효하는 칼리프

 
칼리프는 8강전에서 하모리(헝가리)에 5 대 0으로 판정승을 거두고 준결승전에 진출하여 동메달을 확보했다. 칼리프가 준결승전에서 만날 태국 대표 잔자엠 수완나펭도 최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 대 0으로 이긴 적이 있다. 칼리프는 여자복싱 참가의 부적절 논란에도 불구하고 결승 진출 및 금메달 획득이 유력하다. 
 
 

< 올림픽 여자복싱 66kg급 일정 >(현지 시각)
준결승전 : 86() 오후 1030
결승전 : 89() 오후 1050

 
 
 

"... 아닌 건 아닌 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