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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결정문에 투영된 정치의 실패

대한민국은 대통령 파면을 위기의 종결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것인지, 아니면 심리적 내전상태가 악화돼 새로운 위기로 나갈 것인지를 놓고 갈림길에 섰다. 헌재의 탄핵심판 결정문에 나오는 양당체제의 폐해에 대한 지적은 비상계엄 및 탄핵 사태로 인한 갈등이 양당의 퇴행에서 비롯된 것을 시사한다. 이는 대한민국이 조기대선에서 새로운 국가 리더십을 어떤 방향으로 구축해야 하는가를 국민에게 묻는 것이다. 헌재가 피청구인으로 표현한 대목은 윤석열 1인이 아니라 정부 및 여당을 지칭하고, 국회는 정확하게 보자면 민주당 등 야당을 지칭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여기서 정부라 함은 대통령실과 총리실을 비롯한 전 부처를 망라하는 것이다. 헌재는 윤석열이 국민의 신임을 배신하여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한 위헌·위법을 저..

발 킬머 별세 : 툼스톤, 히트, 세인트

미국 영화배우 발 킬머(Val Kilmer)가 4월 1일 65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후두암 투병 이후 폐렴 등 합병증으로 알려졌다. 발 킬머는 1990년대에 독특한 이름과 외모로 여러 인상적인 작품에 출연해 세계적 이목을 끌었다.   킬머의 증조할머니가 미국 인디언의 대표적 부족의 하나였던 체로키족이었다. 그의 독특한 외모에는 인디언의 DNA가 작용한 듯하다. 실제로 미국의 영화계 인사 중에서 체로키의 피가 섞인 엘비스 프레슬리(가수), 캐머런 디아즈, 케빈 코스트너, 쿠엔틴 타란티노(감독), 조니 뎁. 척 노리스, 버트 레이놀즈 등은 전형적인 백인에 비해 다소 이색적인 풍모를 보여준다.       킬머의 출연작으로는 도어즈(짐 모리슨 역), 탑건, 베트맨 포레버 등이 유명하지만, 인상적인 배역 및 연기..

카테고리 없음 2025.04.02

수기안토의 F-2 : 지방소멸시대의 다문화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가 영덕군 할머니를 업어서 방파제로 대피시킨 공로로 법무부의 장기거주비자(F-2)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주노동자 수기안토(31)는 영덕군에서 선원으로 일하며 살고 있었는데, 산불이 영덕의 해안 마을까지 덮치자 마을이장, 어촌계장, 인도네시아 동료 레오와 함께 집집마다 찾아가 노인들을 깨우고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들을 등에 엎어 바닷가 방파제 쪽으로 이동시켰다. “자 ~ 아니모 다 죽었다.” 생존한 노인들의 증언이다. 강풍으로 화마가 산골의 도로까지 휘감아 탈출하던 가족 일행의 차량이 전소될 정도로 유례없는 산불재해가 발생했지만, 경북 영양-영덕 등 상당수 군은 30대 이하 젊은이들이 드문 ‘지방소멸’의 예고지역이다. 이런 지역의 다문화를 구성하는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은 ..

헌재 탄핵심판 선고 4월 4일 : 폴리마켓 예측 적중?

한덕수 총리(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 기각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인용을 위한 안전판 등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견해가 있다. 헌재의 한 총리 탄핵 기각은 과연 윤 대통령 탄핵 인용(파면)의 예고편이었는가? 헌재는 방송통신위원장 기각(4 대 4)이 진보-보수 진영대결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불편한 진실을 의식한 듯 최근 감사원장, 검사 등의 탄핵심판에서 만장일치 기각으로 선회함으로써 '한덕수 만장일치 기각 - 윤석열 만장일치 인용'의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퍼졌다. 그러나 3월 24일 헌재의 한 총리 탄핵 기각은 예상과 조금 달랐다. 기각 5 - 각하 2 - 인용 1로 '소신 판결'이 나타났고, 소수의견도 소상히 밝혔다. 내용적으로는 '파면 1 대 직무복귀 7'이지만 헌재의 다양한 시각을 하나로 뭉뚱그리지 않고..

이재명 풍자 사진·그림, ‘조작 논란’ 후폭풍 :

3월 30일 이재명 페이스북은 방송카메라의 앵글에 비친 장면과 전체 장면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뀌어 보이는 풍자적(satirical) 사진을 게재하고 “조작인가, 아닌가, 국민의힘은 부디 진실을 직시하라.”고 적었다. 이 사진은 TV시대의 방송사 편집의 편향성이나 횡포를 풍자한 것이다.     ※ 선거법 재판 1심(서울중앙지법), 이 변호인단의 '확대사진 조작' 주장 배척 : 이기인 전 성남시의원 전언 "재판장님도 곧바로 수긍을 하시면서 또 한편으로 이재명 측 변호인을 혼내시더라고요. 왜 자꾸 본질과 벗어나는 질문을 하느냐. 그러면서 곧바로 배척당했거든요." (2024.11.20. YTN) 확대사진을 조작으로 풍자한 것에 대해 네티즌들은 “풍자인가, 개소리인가.”라고 되묻는다. 그동안 민주당은 확대사진..

책소개/개소리 2025.03.31

한강 작가, 대통령 파면 촉구 한 줄 성명

국내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는 3월 25일 한 줄 성명으로 헌재에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했다. “훼손되지 말아야 할 생명, 자유, 평화의 가치를 믿습니다. 파면은 보편적 가치를 지키는 일입니다.”(한강 작가)        한 작가를 비롯해 시·소설·평론·아동청소년·극작·만화 부문을 망라한 문학계 414명은 ‘윤석열의 즉각적 파면’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피소추인 윤석열의 대통령직 파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가 이유 없이 지연되고 있다. 2024년 12월3일 불법 비상계엄 이후 100일이 넘는 동안 시민의 일상은 무너지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위기를 맞고 있다”며 “피소추인 윤석열의 대통령직 파면은 당연한 일이다. 더는 지체되어서는 안 되며 파면 외 다른 결정은 있을 수..

책소개/한강 2025.03.25

이재명 대통령 돼도 재판계속 54.7%

공직선거법·위증교사·대장동 등 8개 사건의 12개 혐의로 5개 재판이 진행되는 이재명 피고인이 헌재에서 윤석열 피청구인의 파면이 결정되어 치러지는 조기대선에서 당선되더라도 5개 재판을 계속해야 한다는 여론이 54.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공정(주)이 미디어디펜스의 의뢰로 3월 19~20일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형사사건 기소 재판중인 피고인이 대통령이 되면 재판진행 여부’에 관해 물은 결과에서 ‘계속 재판 받아야 한다’는 응답이 54.3%, ‘재판을 중단해야 한다’는 응답이 38.1%로 나타났다. 특히 호남권에서도 58.3%가 ‘재판 계속’이라고 응답했고, 전 지역과 세대에서 전반적으로 ‘재판 계속’ 의견이 우세했다. 반면에 민주당 지지자의 62.1%는 재판을 중단해야 한다고 ..

백혜련 계란투척에 담긴 '승복의 시간'

백혜련 민주당 의원이 헌재 정문에서 민주당 관계자들과 윤석열의 조속한 파면을 촉구하다얼굴에 계란을 맞았다. 만약 계란이 아니라 단단한 물체였다면 큰 부상을 입을 뻔했다. 무방비 상태의 중년여성의 안면을 향해 물체를 투척하는 행위는 단순히 봉변이 아니라 명백한 폭력행위다. 현장에는 계란과 함께 바나나도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단단하지 않은 음식물이라도 안면에 부딪치면 눈 등에 예기치 못한 부상과 정신적 충격을 초래할 수 있다.    지금은 헌재에 대한 압박과 서로에 대한 겁박의 시간인가? 민주당 대표가 방탄복을 입는가 하면, 거꾸로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행(부총리)에게 몸조심하라고 공언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양당의 행태는 헌재에 대해 서로 기각(각하)과 인용(파면)을 촉구하는 수준을 넘어 압박하고..

기타 지정국 이유가 원자로 소프트웨어 밀반출?

미 에너지부가 한국을 민감국가 리스트에 올린 것은 바이든의 뒷끝작렬인가? 바이든은 비상계엄에 대해 사전에 일언반구도 듣지 못했던 것을 뒷통수를 맞았다고 생각하여 보복한 것인가? 미 에너지부의 정보방첩국은 한국의 정보라인과 아무런 상의도 하지 않고 한국을 기타 지정국가(Other Designated Countries)로 선정했다. 계엄과 탄핵의 와중에 외교부·국정원 등이 리더십 공백에 빠졌을 때 생긴 일이다. 에너지부의 정보방첩국은 17개 정보기관과 국가핵안보청(NNSA)과 협력하여 민감국가(Sensitive) 목록을 지정 및 관리한다. 정보방첩국은 국가안보·핵확산·경제안보·테러지원·지역불안 등에 따라 정책적으로 특별한 고려가 필요한 국가들을 민감국 및 기타 지정국 목록에 넣어서 관리하고 있다. 현..

임경수 정읍 고부보건지소장, 시니어 공중보건의 활성화 촉구

서울아산병원 전문의 출신 임경수 고부보건지소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가 공중보건시스템 개선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시니어 의사들이 ‘공중보건의’로 지방에서 활약하는 시대로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임 소장은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한양대 의학석사, 고려대 의학박사를 거쳐 국내 응급의학을 정립한 1세대로 평가된다. 울산대 의대 응급의학교실 교수,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장,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 대한외상학회장. 국제재난학회장, 대한체육회 의무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공보의(공중보건의)는 거의 전부가 일반의사 자격증을 갖춘 의대 졸업생이 군복무를 대체하는 방식으로 충원되고 있다. 최근 의대증원 논란으로 기존 공보의 충원체제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반면에 기성세대의 의사들은 고령화시대를 맞이하여 은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