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경찰이 프린스그룹 총책 천즈를 체포했으나 중국으로 보냈다.

(8일 중국 공안은 중국으로 압송한 천즈의 사진을 공개했다. 중국 언론은 '중대 초국적범죄집단 두목 천즈(중국 국적)'라고 설명했다.)
중국당국이 천즈를 수배하고 캄보디아와 수사공조를 했다고 하지만, 천즈는 캄보디아국적과 영국국적을 가진 이중국적자로서 체포 직전에 캄보디아국적이 박탈된 중국계 영국인(빈센트)이다.
또한 미국과 영국도 천즈를 수사하고 있다. 한국 경찰은 한-아세안협력기금으로 태국 등 동남아 경찰의 공조를 지원하면서 천즈를 비롯한 보이스캠 범죄조직들을 추적해 왔다.
캄보디아는 각국의 합동수사가 용이한 선택이 아니라 한국의 범죄인 인도요청도 불응하는 중국을 선택함으로써 의문을 촉발한다.
"한·중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된 이후 중국이 단 한 건도 저희의 범죄인 인도 청구에 응한 적이 없다."(정성호 법무장관, 2026.1.7.)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는 사건에서 범죄총책을 체포하는 개가를 올린 캄보디아경찰이 국내외 언론의 카메라를 외면하고 비밀리에 천즈를 중국에 보낸 후에 이를 공지한 것은 국제공조에 반한다는 힐난이 나온다.
마두로 같은 일국의 대통령도 압송과정이 모두 공개됐는데, 범죄인 신병을 비공개로 국외처리한 것은 정상국가의 면모가 아니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캄보디아가 초국적 범죄자 천즈를 서둘러 중국으로 보낸 것은 훈센 일가 등 정권핵심부와 천즈의 부패커넥션을 의식한 일종의 거래라는 의심을 초래한다. 미국의 마두로 압송을 보고 놀라 천즈를 미국이 아닌 중국으로 허겁지겁 보냈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 공안도 천즈의 중국 부패커넥션을 규명할 필요성이 크지만, 천즈의 성장과정과 인맥에 비추어 은폐의 소지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국의 천즈 재산 몰수 확산
이에 앞서 싱가폴 경찰은 천즈(陳志) 및 태자그룹(Prince Group)의 부동산 등 1천6백억원에 달하는 자산을 압류했다.
압류된 자산은 건물 등 부동산 6채와 현금, 은행·증권 계좌 등 금융자산, 호화요트 및 자동차 11대 등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영국에서도 태자그룹 및 천즈와 관련해 230억원 상당의 저택과 1천9백억원 상당의 건물 및 아파트 17채를 자산동결했다.
또한 싱가폴 국적의 3인, 탕(Nigel Tang), 여성 천(Chen Xiuling). 여(Alan Yeo)이 천즈와 관련된 범죄혐의로 미 당국에 의해 차단 및 동결 둥 제재를 받았다. 니겔과 천은 천즈의 요트와 연관되었고, 알랜은 천즈의 재정 및 재산 관리자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싱가폴 회사인 쿤그룹(Khoon Group)도 천즈와 연관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23년 기준으로 천즈는 이 그룹의 지분 55%를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프린스커넥션 : 천즈와 훈 마네트 총리, 사르 소카 부총리
캄보디아 범죄단지 웬치(园区)의 온상으로 의심을 받는 프린스홀딩그룹(Prince Holding Group)의 천즈 회장이 훈 센 전 총리와 그의 아들 훈 마넷(마네트) 현 총리의 개인자문으로 알려져 범죄소굴을 소탕하라는 각국의 요구가 공허해지고 있다.
캄보디아 범죄단지 및 온라인 사기범죄는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적 문제임에 분명하다. 캄보디아 온라인사기 대응위원회(위원장 훈 마네트 총리)는 올해 7월 27일부터 10월 14일까지 합동단속으로 프놈펜과 18개 지역의 92개 거점에서 20개국 출신 3천455명을 체포하여 대부분을 추방했는데, 범죄자들의 국적은 중국, 대만,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방글라데시, 한국, 파키스탄, 네팔, 말레이시아, 일본, 미얀마, 필리핀, 라오스, 카메룬, 나이지리아, 우간다, 시에라리온, 몽골, 러시아 등으로 다양하다.
캄보디아와 접경한 태국은 국경지대의 범죄단속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가 한국 정부의 적극적 대응을 주목하고 있다. 방콕포스트는 ‘국경을 넘는 사기꾼에 대해 군사적 행동을 할 수 있다는 한국의 최근 경고’, ‘해당지역의 사기꾼들을 소탕하기 위해 군대를 배치하겠다는 서울의 위협’ 등의 제목으로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부각시켰다.
프린스(태자) 커넥션
중국은 수년 전부터 캄보디아 신흥재벌로 부상한 천즈 일당을 온라인 불법도박 및 돈세탁 범죄조직으로 규정하여 전담수사팀까지 만들었고, 최근 미국과 영국은 20조원 가량의 비트코인을 압류하는 등 본격 제재에 나서 프린스홀딩그룹과 진베이 그룹, 골든 포춘 리조트 월드, 바이엑스 익스체인지 등이 제재를 받게 됐다.
하지만 세계의 사각지대로 남아있는 ‘라오스~캄보디아~미얀마 벨트’에 암약하는 초국적 범죄조직의 수괴들은 지역의 정관계는 물론이고 정권 핵심부와 밀착하여 번성하고 있다.

올해 37세의 천즈(Chen Zhi·Vincent)는 1987년에 중국에서 태어났고, 2011년 쯤에 삼촌에게서 200만 달러를 받아 캄보디아에 Heng Xin Real Estate Investment를 설립했다. 또한 그는 2014년에 달러를 내고 캄보디아 국적을 취득하는 등 이중·삼중 국적자로 세계 각지에 근거지를 마련했다.

캄보디아 신흥재벌로 부상한 프린스홀딩그룹은 카지노, 온라인 도박, 부동산개발, 은행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훈 센 집안과 밀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즈는 킬링필드(Killing Field) 이후 장기집권한 훈센 전 총리의 개인자문을 맡은데 이어 훈 전 총리의 아들이자 현 총리인 훈 마네트의 개인자문을 맡고 있다. 마네트는 자문역을 100명 넘게 임명한 것으로 알려져 부패커넥션 의혹을 자초했다.
프린스홀딩그룹은 천즈와 함께 Edward Lee(프린스부동산그룹 CEO), Honn Sorachna(프린스뱅크 총재), Gabriel Tan(프린스홀딩그룹 대변인), Michael Chiam(프린스홀딩그룹 재무이사) 등이 주요 인물로 활동하고 있다.
해외 언론보도에 따르면 적어도 2개 이상의 프린스그룹 관련 자산(건물 등)이 인신매매와 사이버스캠에 연루되었다.
| 20대 중국 여성의 사례 2018년 중국 뤄양(낙양)에 살던 28세 여성 궈(Guo Caina)는 프린스그룹(태자그룹)에 입사하기 위해 캄보디아에 입국했다. 궈는 고객관리와 출납업무를 맡기로 들었으나, 도착하자마자 자신의 은행카드(계좌)들을 개당 140 달러씩 넘기고 다음날 중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해 4월 말에 도박자금 1,950만 달러가 그녀의 은행계좌를 통해 이동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녀는 불법행위의 공범으로 기소돼 집행유예와 4,200 달러의 벌금이 선고되었다. |
| 30대 한국 남성의 사례 30대 한국 남성은 신원미상 총책의 지휘를 받는 중국인 모집책의 유인에 호응하여 2024년 5월~7월 프놈펜 B2B센터에서 보이스피싱을 실행했다. 그는 한국으로 전화를 걸어 K뱅크 영업팀 대리를 사칭하며 20명을 저금리 대출로 유인하여총 3억742만원을 뜯어낸 혐의로 징역형을 받았다. |

(국내 범죄조직의 중국계 하청화 : 한국인 가담자를 국제범죄 소탕의 약한 고리로 활용할 필요성/표=theqoo)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천즈가 부각된 이유
제2의 마카오처럼 번성하던 시아누크빌리가 2019년 캄보디아정부의 온라인 불법도박 단속과 2020년~22년 코로나팬데믹 및 중국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관광객(도박) 급감으로 공동화(空洞化)되자 이곳에 몰려든 중국인 20만명이 도시를 떠났다. 그 중에 수천명은 귀국할 여비도 없이 빈털터리가 되어 주저앉았는데, 이들의 상당수가 범죄단지에 가담하거나 피해자가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변화의 시기에 천즈 일당은 오히려 새로운 활로를 열었다. 그들은 유관 경쟁업체들의 급격한 몰락을 기회로 삼아 정권세력과 밀착했다. 이 과정에서 시아누크빌리의 공동화된 건물들이 범죄단지로 탈바꿈하면서 오늘날 국제적 지탄을 초래하게 됐다.
천즈는 격변기에 앞서 2018년에 전 내무장관의 개인자문이 되었고, 2020년에는 훈 센 총리의 개인자문을 맡아 권력과의 유착관계를 강화했다. 2019년에 캄보디아 정부가 온라인 불법도박을 단속하면서 비게 된 건물들을 범죄조직들이 인수하여 납치감금한 사람들에게 온라인사기를 강요했다.

변경지역을 중심으로 중국계 초국적 범죄조직들이 번성하면서 동남아와 한국 등 표적국가의 출신들을 하수인으로 고용해 각종 범죄를 일삼았다. 이 과정에서 리광호를 비롯한 중국 조선족들이 가담했고, 이들은 한국의 젊은이들을 유인납치 및 감금학대하면서 각종 온라인사기를 사주하다 잔혹하게 살해했다.
이처럼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끔찍한 인간사냥이 자행되는 동안 캄보디아 공권력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는 국제적 비난이 거세지만, 천즈와 같은 유착세력이 건재한 조건에서 현지 수사기관들이 범죄조직의 배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2022년 11월 당시 훈 센 총리는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담에서 대표들에게 선물한 25개 한정판 손목시계를 찼는데, 이 시계에는 프린스 호롤로지(천즈의 회사)라는 마크가 새겨져 있었다. 천즈는 훈센의 쿠바방문 수행단에 포함돼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등과 기념촬영을 할 정도로 캄보디아 유력인사로 자리잡았다.
또한 천즈는 헹삼린(Heng Samrin) 국회주석, 사르 켕(Sar Kheng) 내무장관의 개인자문도 맡은 바 있다. 헹삼린은 폴 포트. 훈 센 등과 함께 크메르 루주의 중심인물로 폴 포트 정권을 전복하려다 실패하자 베트남으로 도주하여 1979년 베트남군의 캄보디아 침공을 계기로 캄보디아 인민혁명당 총비서로 재기했다.
외부에 폴포트, 키우삼판, 이엥사리, 헹삼린, 훈센 등이 널리 알려진 것은 캄보디아 현대사의 비참한 사건들 때문이다.
천즈는 2017년에 사르 켕(Sar Kheng)의 자문이 된 직후에 그의 아들 사르 소카(Sar Sokha)와 동업을 시작했다.
| 사르 소카(군) | 사르 소카(경찰) | 사르 소카(부총리) |
![]() | ![]() | ![]() |
그런데 사르 소카는 캄보디아 군과 경찰의 핵심적 인물이었고, 나중에 부총리가 되었다. 캄보디아의 총리는 훈 센의 아들, 부총리는 사르 켕의 아들이 나란히 차지한 것이다. 프린스(왕자, 태자)라는 사명과 왕관(크라운)은 우연히 생긴 것이 아니었다. 한때 중국에서도 태자당(太子党, Crown Prince Party)이란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혁명 1,2세대의 자녀 및 손자녀들을 중심으로 당정군재계에 걸쳐 4천여명이 요직에 포진해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생긴 말이었다.
천즈 일당처럼 막강한 정치적 배후를 가진 세력의 하부 및 유관 조직이라면 자금과 연줄로 현지 정관계 인사들을 손쉽게 매수할 수 있기 때문에 캄보디아 군경의 범죄단지 급습이나 검경의 추적수사에 의한 발복색원을 기대하기 어렵다.
중국 정부의 딜레마, 한국 정부의 무기력
중국과 접경한 라오스~캄보디아~미얀마는 친중국가들이지만 장기간 고립 속에서 군벌 및 족벌체제가 고착화되면서 정권핵심부의 정치적·경제적 이해관계가 국가와 국민의 보편적 이익을 압도하기 때문에 강대국 등 외부의 압력에 쉽게 굴복하지 않았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캄보디아 정부를 영향권에 두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들여 외교적 관계를 구축했으나, 천즈 일당에 대해 벼르고 있다. 2020년 5월 중국 베이징공안국은 ‘5.27 Special Task Force’를 설치하여 악명높은 캄보디아에서 프린스그룹으로 알려진 ‘초국적 온라인 도박 범죄조직’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중국인들은 해외로 연간 5만 달러 이상을 반출(송금)할 수 없는데, 중국의 범죄조직들이 천즈 일당의 Amiga Entertainment(온라인 도박) 시스템을 이용한 온라인 불법도박으로 거둔 수익의 상당 부분을 천즈 일당에게 보내는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이동 및 돈세탁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국적 거물로 성장한 천즈 일당은 자금력과 연줄을 동원해 중국의 압박도 통하지 않는 언터처블(untouchable)의 경지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다양한 범죄조직들이 중국인, 베트남인, 캄보디아인, 한국인을 가리지 않고 잔혹한 범행을 저지르고, 온라인사기 등으로 미국인이나 유럽인도 예외 없이 피해를 입고 있다.
유엔(UN)은 캄보디아 전역에 10만명 가량이 노예적 상태에서 범죄에 이용당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 유형 중에서 한국인들은 혹사와 학대를 당하다 이용가치가 떨어지면 하급 범죄조직으로 1만 달러 정도에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곳에서도 이용가치가 떨어지면 최근의 사건처럼 잔혹하게 목숨을 잃는 일이 발생한다.
시아누크빌 경제특구의 태자단지 등이 잔혹범죄의 온상이 된 배경에는 천즈 일당과 삼합회 등 중국계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다. 삼합회 계열인 ‘14K’와 ‘선이온’ 등 범죄조직들이 중국에서 밀려나 캄보디아의 카지노와 온라인 사기로 이동하면서 여러 변경지역이 인신매매, 온라인사기, 마약밀매의 소굴이 되었다.
이들은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를 넘어 남미, 아프리카, 중동, 유럽으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잠비아, 앙골라, 나미비아 등 아프리카 국가와 피지, 팔라우, 통가, 동티모르 등 태평양 도서국가들이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한국정부의 한국인 송환 등 협조요청에 대한 캄보디아정부의 미온적 반응은 일반적인 국가들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정부는 캄보디아의 특수성을 고려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며, 국제사회와 공조하여 초국적 범죄에 대한 선제적 대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국제사회는 범죄소굴 소탕에 미온적인 캄보디아정부에 대한 경제적 제재와 유인 및 외교적 압박을 병행하여 보편적 인권보장을 위한 공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중갈등의 국면에서도 미국과 중국 등 책임이 큰 국가들이 국제적 범죄소굴에 대한 협공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한국정부의 외교적 역량 발휘가 요구된다.
'세계의 국가(World Politics) > 캄보디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아세아나폴 스캠범죄 공조 결의와 한-아세안협력기금(AKCF) (1) | 2025.11.06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