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10

비상입법기구(헌법 76조 긴급재정입법권)와 '구성의 오류'

서부지법 당직판사의 유일한 질문, “비상입법기구란?” 2월 18일 서부지법의 구속영장실질심사에 피의자 윤석열은 예상을 깨고 출두했다. 당시 심사과정에서 차은경 부장판사는 피의자에게 단 한번의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비상입법기구가 구체적으로 무엇입니까?” 이에 대해 피의자는 “김 전 장관(김용현 국방장관)이 쓴 것인지 내가 쓴 것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종의 동문서답인 셈이다. 이로 인해 다수 언론에서 피의자가 국회를 대체하는 입법기구를 설치하려고 했을 것이라는 추정과 이에 따라 내란 혹은 친위쿠데타의 핵심적 의도로 간주하는 논조가 나타났다. 지금의 언론은 구체적 팩트의 확인과 검증보다는 ‘내란 우두머리’라는 프레임에 사실관계를 주조(molding)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재명, 선거법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 파문

비상계엄사태 이후 지지율이 폭등하던 민주당이 최근 국민의힘의 지지율에 역전되자 이재명 대표는 원인을 파악하라고 지시하는 한편 설연휴를 앞둔 2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른바 '카톡검열'은 허위사실 유포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 대표가 1심에서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받은 선거법위반 사건(허위사실 유포)의 항소심을 앞두고, 돌연 공직선거법 250조 1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서를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 형사6-2부(최은정 이예슬 정재오 부장판사)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서울고법 재판부는 이사부재, 폐문 등 수취인 불명으로 서류 송달이 지연되자 남부지법에 인편전달을 촉탁해 국회 대표실에서 숨쉰 채 발견된 피고인에게 송달했고, 또한 변호인 선임계를 계속 미루자 재판부가 국선변..

최상목 대행, 'KBS 수신료 통합징수' 거부권 : 민주당의 입법난동

민주당과 조국당 등 군소야당들이 KBS 수신료를 다시 전기요금 청구서에 강제통합시키는 방송법 개정안을 처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최상목 대통령권한대행(부총리)이 이러한 내용을 담은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다고 밝히면서 야당의 독단적 행태가 드러난 것이다. 최 대행은 21일 “수신료를 효과적으로 징수하고 안정적인 재원을 마련해 공영방송의 공적 책무를 실현하고자 하는 입법 취지는 이해하지만, 다시 수신료 결합징수를 강제하게 된다면 국민들의 선택권을 저해하고 소중한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거부권 행사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민주당의 입법난동 공영방송 KBS은 주요 정치적 사건에 대해 ‘싸구려 패널들’을 투입하여 저질논평을 양산하고 비용절감을 위한 자구노력을 게을리하면서 전국민..

서부지법사태 대법관회의와 ‘사법의 정치화’

현직 대통령 구속에 대한 외신의 반응은 한국 민주주의와 법치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높은 편이다. 현직 대통령의 구속은 이 나라에서 국회의장, 대법원장, 선관위원장, 헌법재판소장도 성역이 아니라는 것을 환기시킴과 동시에 여야의 대표도 구속의 예외가 아니라는 청신호로 풀이된다. 한편, 구속영장 발부로 인해 발생한 서부지법 난동사태는 헌법기관인 법원의 위신과 국격을 실추시키는 폭력행위로 지탄을 받는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법치주의에 대한 전면 부정’으로 규정하면서 “시시비비는 사법절차에 따라 이뤄져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검경은 전원구속 등 엄벌에 나섰다.20일 대법관 긴급대책회의 입장문에는 사법부의 신뢰회복을 위한 진지한 검토가 결여됨으로써 이번 사태에 내포된 심각성을 자각하지 못한 것으..

윤석열의 '예상 도주로'에 투영된 대통령제의 종말

국회에서 확인이 쉽지 않은 '윤석열 도피설'이 나도는가 하면, 2차 체포영장 집행시 예상되는 '윤석열 예상 도주로'까지 등장했다. 도주로에는 국가 주요안보시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헌법기관인 국회의 책임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법관은 고의성과 같은 범행의 동기를 중시하지만, 정치인은 동기보다 결과를 더욱 무겁게 여겨야 한다. 비상계엄사태가 초래된 근본적 원인도 동기를 앞세우는 신조와 신념의 윤리가 결과와 파장을 헤아리려는 책임의 윤리를 억압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독 안의 쥐' 같은 조건에 놓인 현직 대통령의 '체포 놀이'도 책임의 사유가 마비되고 신조의 언행만 난무한다.  20년 동안 세계를 세차례 놀라게 한 'K-탄핵'은  한국민주주의 탄력성과 복원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장차관 가릴 ..

윤석열 2차 체포영장 발부 및 집행의 양면성

서울서부지법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의 2차 체포영장 청구를 인용함에 따라 2차 체포시도로 인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1차 시도처럼 진입과 퇴로가 차단되는 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대통령 경호처는 2차 시도에 대비해 방어벽을 더욱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영장집행에 헬기 동원 등이 거론될 정도로 양측의 충돌 양상이 영화를 빰치는 수준으로 비화하면서 국내 정국이 점차 ‘오징어게임’의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는 자조와 개탄이 확산되고 있다. 영화의 출연자들이 현 국면을 영화 오징어게임과 닮은 꼴이라고 지적하고, 해외 언론들도 그렇개 풍자한다.  이런 와중에 국회 법사위원장 겸 탄핵소추위원장인 정청래 의원이 7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윤석열은 법원에서 내란죄로..

보수논객 조갑제·정규재가 국민의힘과 손절한 까닭

해외에 사실상 친위쿠데타로 알려진 계엄사태에 대한 법적 절차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지연전술로 일관하면서 정국의 불확실성이 조속히 정리되지 못함에 따라 국내의 경제에 심각한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명분으로 군대를 동원한 자가 자신의 무책임한 처신으로 국가경제의 지속가능 성장 및 발전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대표적인 골수보수 혹은 보수논객 중에서 지만원은 5.18 북한군 개입설(명예훼손) 등으로 수감된 상태이고, 조갑제·정규재·전원책 등이 개인매체와 SNS에서 계엄사태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박정희시대에 청년기를 보낸 조갑제·정규재(언론계)는 비상계엄을 명백한 내란으로 규정하고 철저한 단죄를 주문하는 반면에 전원책(법조계)은 내란죄가 성립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

윤석열과 이재명의 지연전술, '쓰레기차 분뇨차' 논란

수취인 불명 등 재판태업과 '빨리 빨리' 문화 윤석열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통지서를 받지 않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법원의 통지서(선거법 2심)를 받지 않으면서 대북송금 재판부 기피신청을 냄으로써 사법부의 시계를 붙잡아두려 한다. 바야흐로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 및 조기대선을 앞당기려는 쪽과 이를 미루고 이재명 대표의 대법원 확정판결과 의원직 및 피선거권 박탈을 앞당기려는 쪽이 수싸움을 벌이는 통에 사법부 통지문은 '수취인 불명'의 문전박대를 당하고 있다. 사법부는 이러한 '의문의 1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심기일전하여 '법대로' 처리하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여당은 대통령권한대행(총리)이 공석인 헌법재판관 3명을 임명할 권한이 없다고 하면서 재의요구권은 행사할 수..

최민식 배우가 탄핵봉에 미안한 까닭

제25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시상식(13일 부산)에서 영화 ‘파묘’로 남자연기자상을 수상한 최민식 배우가 ‘탄핵봉’에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최 배우는 수상 소감 말미에 요즘 울화통이 치민다고 하면서 “땅바닥에 패대기쳐진, 이런 좌절과 고통 속에서도 그 많은 젊은 친구들이 휘둘러대는, 흔들어대는 그 응원봉, ‘탄핵봉’을 보면서 정말 미안했다”고 토로했다. 그가 미안한 까닭은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세상을 그들에게 또 이렇게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그 젊은 친구들이 그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응원봉을 흔드는 모습을 볼 때 정말 미안했다. 이 자리를 빌려서 정말 미안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미안합니다”고 술회하며 고개를 숙였다. 국격 떨..

12.3 계엄령은 2차 계엄령의 예행연습 논란

이상한 계엄령은 국회의 계엄해제 결의로 '순삭'(순식간에 삭제)이 되었지만, 국민의힘의 반대로 12월 7일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가 무산되면  2차 계엄령의 개연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어리숙한 12.3 비상계엄은 진짜 비상계엄을 위한 모의시험이자 예행연습이란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기헌 민주당 의원은 7일 오후 보도자료에서 윤 대통령이 12월 4일 새벽 1시 즈음에 합참 지휘통제실을 방문해 당시 김용현 국방장관에게 정치인을 체포하지 못한 것을 질책하면서 ‘2차 계엄’을 언급했다는 제보를 공개했다. 제보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김 장관에게 “국회의원부터 잡아넣으라고 했는데 왜 못했냐”고 질책하는 자리에서 병력부족이라는 말이 나오자, “그럼 병력을 더 투입하라. 계엄이 해제되면 내가 한번 더 발령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