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영세무장중립/국내(South Korea) 48

금리·통신요금의 흑역사

바가지는 발음이 바스킷(basket)과 비슷하지만 주로 액체를 담는 둥그런 그릇을 뜻하지만,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이나 요금을 비난할 때 잘 쓰이는 말이다. 여름철 휴가지에서 겪는 바가지 요금은 일회적이지만 평생에 걸쳐 주기적으로 납부하는 대출금 이자·통신요금·보험료 바가지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은행의 바가지 이자는 만만한 신용대출을 넘어 주택담보대출까지 고금리로 비상했고, 은행의 이러한 행태는 캐피탈·카드·저축은행의 고금리를 부추겼다. 지난해 주요 저축은행의 평균금리가 16%에 달해서 고리대금이 판치는 사회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통신요금은 정보통신기술와 일상적 소통문화의 변화를 반영하지 않고 음성통화를 무제한으로 허용하는 대신에 데이터 사용량에서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사용할 수 없..

'삶의 질' 보고서에 투영된 불편한 진실

정부가 2월 20일 발간한 (통계청)에는 경제선진국의 도약한 대한민국의 불편한 현주소가 잘 드러난다. 삶의 만족도가 세계 평균보다 높지만 OECD 회원국 중에서 최하위권이고, 노인 등의 자살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 사회적 양극화로 인해서 저소득층일수록 삶의 만족도가 낮고 사회적 좌절감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더나은삶지수 (BLI) 세계행복보고서 (WHR) 인간개발지수 (HDI) 세계 평균 - 5.55 0.73 OECD - 6.67 0.90 한국 - 5.94 0.93 한국 순위 세계 - 59/146 19/188 OECD 32/41 36/38 16/38 주: 1) BLI는 OECD 회원국 38개국 이외에 러시아, 브라질,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포함하며, 이를 제외해..

제2경인 방음터널 화재참사의 재구성

경기남부경찰청 제2경인고속도로 화재사고 수사본부의 진상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2시경 과천시 갈현동에서 발생한 ‘제2경인 방음터널 화재참사’는 원인제공자와 고속도로 관리센터 책임자의 부실하고 무책임한 대처로 인한 인재(人災)로 드러났다. 터널화재로 인한 인명피해(5명 사망)는 최초에 화재가 발생한 폐기물운반용 5톤 집게트럭이 진입하려던 성남방향이 아니라 반대편의 안양방향에서 발생했다. 화재가 난 쪽은 후속차량들이 사고를 쉽게 인지할 수 있기 때문에 진입을 멈추지만, 반대쪽에서는 인지하지 못하거나 건너편의 문제로 착각하기 쉽다. 설혹 선행차량이 심각성을 인지해도 후속차량의 진입을 제동할 수 있는 방법이 여의치 않다. 따라서 터널과 같은 특수한 공간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관제센터는 주행..

여성가족부 존속, 재외동포청 신설, 국가보훈부 격상 유력

교각살우는 금물이다. 전임정부의 좋은 정책은 발전시키고, 부족한 정책은 보완하거나 개선하는 것이 ‘후발 선진국’ 대한민국이 가야할 방향이다. 정말 로 나쁜 정책이라면 바로잡아야 하지만, 과거의 경험에 따르면 그런 경우조차도 신중할수록 정치적 미덕이 빛을 발하기 마련이다. 적어도 87년 민주화 이후의 역사적 교훈에 따르면 말이다. 예컨대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이 그러하다. 여성가족부 폐지논란은 지난 세월 동안 여성가족부의 고위결정권자들이 미투 논란 등에서 정파적 편협성을 드러내면서 불거진 탓이 크다. 그럼에도 성평등 문화가 태부족한 사회에서 여성가족부의 역할은 제대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았다. 그동안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정부조직법 개정에 평행선을 긋다가 최근 여성가족부..

국유재산인 관사의 남용과 폐지 논란

장관 등 고위공직자의 관사(관저)와 광역단체장 및 교육감 등의 관사에 대한 철저한 실태조사를 통하여 불요불급한 관사를 폐지하고, 방만한 운영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대통령 당선자가 청와대 및 관저를 나와 일반적인 건물에서 집무하는 시대를 맞이하여 자기 집을 놔두고 굳이 국민혈세로 관저를 이용하는 관행을 청산해야 할 때가 왔다. 국유재산을 사적으로 오남용하는 것은 공직자의 도리가 아니다.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가 도지사 관저에서 나와 자택에서 출퇴근하면서 관저를 리모델링해서 도민의 결혼식 등 행사공간으로 변화시킨 적이 있고, 오세훈 서울시장도 전임시장이 사용하던 관저에 입주하지 않고 자택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반면에 도민에게 돌려준 관저 건물을 다시 고쳐 내부설비를 보충해서 사용한 도지사가 있는가..

한국의 소득 불평등 : 프랑스의 2배

세계불평등연구소(World Inequality Lab)의 ‘WORLD INEQUALITY REPORT 2022’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적 부는 선진국 수준이지만 내적인 불평등과 격차가 커서 서유럽의 선진국과는 다른 모습을 드러냈다. 이 보고서는 대륙, 국가로 나누어 불평등 문제를 조망했는데, 구체적으로 소득·부·젠더·탄소배출을 척도로 삼았다. 한국인의 평균소득 및 부는 서유럽권에 근접하고 아시아에서 최상위권이지만 하위 50%의 소득은 전체 소득의 1/5에 크게 못미칠 정도로 낮다. 선진국에서 살지만 상대적 박탈감이 큰 국민이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셈이다. 한국에서 평등 이슈가 위력을 발휘하는 까닭이다.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20여년의 양극화와 최근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하여 내적 분화가 더욱 구조화되었다. ..

인구변화와 신체제로의 이행 필요성

9월 중순 세계 코로나백신 접종횟수가 총 57억회를 넘어섰다. 인류의 역사에서 이렇게 단시일 안에 57억회 분량의 백신이 인체에 주사된 것은 처음이다. 지구 전체가 거대한 임상실험실이 된 것이다. 1800년의 세계인구는 대략 10억명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후 200년 동안 7.5배 증가해서 75억명으로 불어났다. 가파른 인구증가는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여러 가지 난제를 초래한 이유의 하나로 지목되는데, 2100년 세계인구는 108억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구의 적정인구는 몇 명인가? 33클럽 초유의 합계출산율 0.7명대 예고 세계인구 급증에 반비례하여 한국인구는 가파르게 줄어들 운명이다. 지난 해 출생아수는 통계작성 이후 최초로 20만명대를 기록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0년 출생아수는..

최장집 교수의 ‘촛불혁명론’ 비판

지난 5월 7일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촛불집회를 ‘촛불혁명’으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서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역사적으로 해외에서는 벨벳처럼 부드럽게 성공했다는 의미로 붙여진 벨벳혁명(1989년 체코), 야당후보 유센코의 상징색에서 유래한 오렌지혁명(2004년 우크라이나), 나라 꽃의 이름을 딴 재스민혁명(2010년 튀니지), 로제타스톤에서 이름을 딴 로제타혁명(2011년 이집트) 등이 통용되었다. 그렇다면 2016년~2017년에 시민들이 촛불을 들어 대통령을 권좌에서 내려오게 하고 사법처리로 이끈 사건을 촛불혁명이라고 부르는 것이 어떤 문제가 있을까? 최 교수의 문제제기는 촛불집회 혹은 촛불시위 자체가 아니라, 그 사건 이후 집권한 세력 및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