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 26

핵 사다리 치우기(6) : 미국의 핵개발

제2차 세계대전과 볼세비키혁명은 과학자들을 2개, 3개의 진영으로 갈라지게 만들었고, 히틀러에 반대하는 학자들은 독일의 과학자들을 염려하고 의심하게 되었다. 그들은 1938년에 독일의 과학자들이 핵분열을 규명하였고, 나치독일이 우라늄 프로젝트를 가동했을 것으로 우려했다. 1939년 9월 독일이 폴란드를 점령하면서 세계의 물리학계에 독일의 핵개발에 대한 공포가 급격히 확산되었다. 연합국의 과학자들은 양자이론에서 기본파이론(fundamental length theory)을 수립한 하이젠베르크 등이 히틀러에 협력하는 것을 우려했다. 그들은 차라리 나치에 반대하는 연합국에서 먼저 핵개발을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와 미국 정부에 핵폭탄 제조를 위한 연구소의 설치를 건의했고, 양국 수뇌부의..

핵 사다리 치우기(5) : 핵공유협정의 가망성

한국과 미국의 핵공유협정이 가능할 것인가? 한국이 중견국으로 발돋움하면서 미국이 중시하는 동아시아의 맹방으로 자리잡았지만, 미국의 핵전략에서 NATO와 같은 동반자 관계라고 보기 어렵다. 미국과 영연방은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미·영·캐나다·호주·뉴질랜드)와 호주의 핵추진잠수함 프로젝트 등에서 프랑스를 배제하고 있다. 하물며 한국에게 핵공유와 핵잠수함 공급을 지원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한국과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조선(DPRK)은 경제순위 118위의 저소득국가임에도 불구하고 현존하는 사회주의국가에서는 중국과 함께 핵무장 및 ICBM 개발한 유이한 국가가 되었다. 군사분야에서 중국과 조선의 급진전은 동북아와 한반도의 군사적 평형과 세력균형에 커다란 도전이 되고 있다. 최근에 하이튼(J..

핵 사다리 치우기(4) : 핵개발론의 허와 실

2022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야권에서 핵무장론이 부상하고 있다. 2017년 5월 대선 이후 벌어진 조선의 핵무력 완성에 대해서 지난 4년 동안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대응이 주조를 이루었으나, 차기 정부가 이러한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점차 불투명해지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나토(NATO) 방식으로 ‘핵 공유’를 추진하거나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제기했다. 윤석열 예비후보도 핵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확장억제 강화방안으로 미국의 핵무기 전개를 위한 협의절차를 수립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또한 정례적인 핵무기 운용연습을 통해 ‘핵우산’의 신뢰도를 높이고, 유사시에 전술핵 배치와 핵 공유를 미국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미국 대통령과 담판을 해서라도 ‘핵 균형’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밝히..

북핵의 성격(6) 2020년 40기~50기 추정

지난 6월 14일 공개된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연간 보고서, ‘SIPRI Yearbook 2021 : Armaments, Disarmament and International Security’에 따르면 조선(DPRK, North Korea)의 핵탄두가 40기~50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1월 기준 세계의 핵탄두는 9620기(폐기예정 제외), 실전배치 3825기로 전년보다 증가했다. 지난해 COVID-19의 대유행 속에서 핵보유국들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핵무기 경쟁을 벌이면서 실전배치를 늘렸다. 세계인들의 눈이 코로나사태로 인한 인명피해와 백신개발에 쏠려 있는 틈에 미국을 비롯한 9개 핵보유국들은 거침 없이 핵개발과 추가배치를 감행한 것이다. 특히 중국의..

핵 사다리 치우기(3) : 저위력 핵무기의 음울한 탄생

“모든 유형의 위협에 맞게 억지할 수 있는 만능 사이즈는 없다.”(There is no one size fits all for deterrence). 아무리 급해도 모기 잡는데 소 잡는 칼을 휘두를 수는 없다. 핵무기에 의한 전쟁 억지력은 전후 70년이 넘게 장기평화를 가능하게 했지만, 전략핵과 전술핵은 국지적이고 미묘한 전쟁에서 쓸모가 없었다. 일찍이 키신저(Henry A. Kissinger)는 상호파괴의 비합리성과 도덕적 부담으로 인해 핵보유국 간의 확증파괴 위협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employable)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비판하고, 미국 전략핵의 대적 위협능력을 의심하였다. 실제로 미국은 한국전쟁, 양안위기(대만해협 분쟁), 베트남전쟁에서 핵 위협을 가했지만 실제로 사용하지는 않았다. 그럼에..

핵 사다리 치우기(2) : 점진적 전파(gradual spread)

영국과 프랑스의 핵 개발 경위는 소연방(Soviet), 중국,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드러났다. 1946년 베빈(Ernest Bevin) 영국 외무장관은 “내가 당한 것처럼 이 나라의 다른 외무장관이 미 국무장관에 의해 좌우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면서 비용을 불문하고 핵개발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애틀리(Clement R. Attlee) 수상도 핵무기가 없으면 미국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토로하였다. 군 최고지도부에서도 핵 자주권을 배제하여 최고의 무기를 타국에 의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보았다. 1947년 애틀리 내각은 핵개발의 당위성을 간명하게 정리하였다. 핵무기 보유는 강대국의 역할과 영향력을 담보하는 효과적 수단이 될 수 있고, 서유럽..

핵 사다리 치우기(1) : 후발국들의 결기

파키스탄의 핵 개발에 대해서 떠도는 이야기가 있다. 예기치 않았던 핵 확산 징후에 미국은 파키스탄을 겨냥하여 “석기시대로 돌아가게 하겠다”고 협박했다는 것이다. 당시 파키스탄 정부는 “우리 핵을 없애려면 인도의 핵도 없애라”고 항변했지만 미국의 강력한 압박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1965년 알리 부토(Zulfikar Ali Bhutto)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인도가 핵무장을 하면 파키스탄도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을 이렇게 밝혔다. “파키스탄은 천년 동안 싸우고 또 싸웠다. 풀을 뜯어 먹거나 굶더라도 우리는 우리의 것을 가질 것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미국은 나중에 또 석기시대를 거론하였다. 2001년 9.11 사태 이후 미국이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했을 때 파키스탄이..

북핵의 기원(3) 미국의 핵 위협

조선(북한)이 한국전쟁에서 겪은 실제적인 ‘상공의 공포’(air terror)는 대폭격이었지만 더 커다란 가상적 공포는 핵 공격이었다. 한국전쟁에서 나타난 미국의 대북 핵위협은 북핵의 기원에서 결정적 의미를 갖는다. 맥아더 사령관은 전세가 불리해지자 핵폭탄 사용을 요청하였고, 신중한 후임자인 리지웨이(Matthew B. Ridgway) 사령관도 최후수단으로 핵 공격을 고려하였다. 정전협정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아이젠하워 대통령도 핵 불사를 표명하면서 조선과 중국을 압박하였다. 파워(Tomas Power) 미 전략공군 부사령관은 한국전쟁 당시에 상부의 명령으로 원폭투하를 위한 출격대기를 한 적이 있다고 토로했다(Harry Middleton, The Compact History of the Korean War..

북핵의 성격(5) 주요 예상표적

2017년 11월 영국 유럽외교관계위원회(ECFR) 정책 브리프는 향후 북핵의 예상표적을 열거했다. 여기에는 미국 본토와 주요도시, 뉴욕 맨해튼, 워싱턴 백악관,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펜타곤, 미국령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 및 해공군 복합기지, 주일미군의 70%가 주둔하는 오키나와(카네다 공군기지)가 포함되었다. 또한 일본 도쿄와 교토, 오사카와 미군기지(미사와, 나고야, 요코스카, 요코하마), 한미연합사 전구육해공작전지휘소(TANGO, Theater Air Naval Ground Operations), 평택 미공군기지(Osan)와 캠프 험프리스(미8군 본부), 군산 미공군기지, 부산 미군보급창고, 서울(청와대), 계룡시(계룡대)도 예상표적으로 지목되었다. 일반적으로 대가치(countervalue) 표적은 ..

북핵의 성격(4) 조선의 지역강국론

아산정책연구원과 랜드연구소가 공개한 (Countering the Risks of North Korean Nuclear Weapons)에서는 조선(북한)의 궁극적 국가전략이 지역강국으로서 강성대국이라고 규정하였다. 이 보고서는 “김정일은 사망하기 전 유훈으로 김정은에게 ‘조국통일은 우리 일가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김정일은 아들 김정은에게 44개 조항을 담은 유서를 남겼다”면서,그 중에서 특히 중요한 내용을 다음과 같이 요약하였다. “핵,장거리 미싸일,생화학 무기를 끊임없이 발전시키고 충분히 보유하는 것이 조선반도의 평화를 유지하는 길임을 명심하고 조금도 방심하지 말 것. 조국을 통일해야 한다. 조국을 통일하는 문제는 우리 가문의 종국적 목표이다. 정은이 대에 안 되면 그 후대에 가서라도 무조건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