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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연방(РФ) : 양아치 출신 뿌찐

김태항(정치학 박사) 블라지미르 블라지미라비치 뿌찐(Владимир Владимирович Путин) 1 3년 7개월의 기적 카오스적인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단호한 결정력과 재빠른 실천력을 보여준 블라지미르 뿌찐은 러시아인들에게 질서를 확립·유지하면서, 옐찐 시대에 상처받은 국가적 자존심을 되살려주는 인물로 각인되었다. 이러한 기대감과 인기를 바탕으로 대선의 전초전이라고 할 수 있는 1999년 12월 국가 두마 선거에서 뿌찐은 가뿐하게 승리를 이뤄낼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과제는 대권을 거머쥐는 것이었다. 뿌찐의 최고의 적수는 러시아 연방 공산당 당수인 겐나지 쥬가노프보다 오히려 폭넓은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던 쁘리마꼬프 전 총리였다. 그러나 뿌찐은 까게베 출신답게 이미 사전 정지작업을 마친 상태였다. ..

중견국가(6) 한국 평화지수 57위, 조선 151위

한국이 베트남이나 쿠바보다 평화지수가 훨씬 나쁘다는 것은 ‘허약한 완충국가’의 운명을 극복하기 위해서 무위를 강화해야 하는 국가의 불편한 진실이다. 국제경제평화연구소(IEP)의 ‘2021 세계평화지수(GPI)’에 따르면 한국(South Korea)의 평화지수는 1877점으로 세계 57위, 조선(North Korea)은 2923점으로 세계 151위를 기록했다. 가상적으로 남북을 합친 한반도 국가(One Korea)의 평균은 2400점으로 이집트(2397점․126위)에 뒤지고 필리핀(2427점․127위)보다 앞선다. 즉 한반도 국가의 평화지수는 세계 127위 정도로 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산술은 엉터리다. 평화체제가 안착된 한반도는 질적으로 달라진 조건에서 평가를 받을 것이기 때문에 전혀 다른 수준의 지..

김여정의 ‘한 개 국가’ 발언에 대한 톺아보기

김병규(트윈 코리아 저자) 해군 잠수함에서 잠수함발사미사일(SLBM)의 수중발사에 성공하자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도발에 대한 억지력’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 김여정 조선로동당 부부장이 발끈했다. 곧이어 북에서 철도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중국은 궤도로 이동하는 열차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시스템을 광범하게 구축하고 있는데, 양측의 기술협력이 이뤄졌을 개연성이 있다. 두 가지 사건에 대해서 남과 북의 무기경쟁이 군사긴장을 격화시킬 수 있다는 관점을 뛰어넘어 새로운 접근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첫째, 군사적 맥락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양측이 미사일의 은폐성과 생존력을 증진하여 선제 및 보복능력을 일층 강화하는 경쟁을 가속화함으로써 쌍방의 군사적 균형이 좀더 촘촘하게 구체화되면, 양측으로..

러시아 연방(РФ) : 뿌찐의 등장

김태항(정치학 박사) 바리쓰 니꼴라이비치 옐찐(Борис Николаевич Ельцин) 6 뿌찐의 급부상 1998년 12월 러시아 연방 검찰청은 “나라 전체에 만연한 부패가 국가 기강을 위태롭게 할 정도로 심각하다.”라고 밝혔다. 유리 스꾸라또프(Ю. И. Скуратов) 검찰총장은 지난 1년간 적발된 경제범죄의 규모가 180억 루블(약 9억 달러)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사실 스꾸라또프 검찰총장은 옐찐에게는 눈엣가시였다. 옐찐의 핵심 이너 써클인 씨미야(가족)는 일개 검찰총장인 스꾸라또프가 자신들의 부패 혐의를 계속 파헤치는 것에 대해 심기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옐찐에게는 연방보안국(ФСБ) 장관인 뿌찐이라는 든든한 방어막이 있었다. 1999년 2월 초, 옐찐은 검찰총장의 건강을 이유로 그의 해임..

인구변화와 신체제로의 이행 필요성

9월 중순 세계 코로나백신 접종횟수가 총 57억회를 넘어섰다. 인류의 역사에서 이렇게 단시일 안에 57억회 분량의 백신이 인체에 주사된 것은 처음이다. 지구 전체가 거대한 임상실험실이 된 것이다. 1800년의 세계인구는 대략 10억명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후 200년 동안 7.5배 증가해서 75억명으로 불어났다. 가파른 인구증가는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여러 가지 난제를 초래한 이유의 하나로 지목되는데, 2100년 세계인구는 108억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구의 적정인구는 몇 명인가? 33클럽 초유의 합계출산율 0.7명대 예고 세계인구 급증에 반비례하여 한국인구는 가파르게 줄어들 운명이다. 지난 해 출생아수는 통계작성 이후 최초로 20만명대를 기록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0년 출생아수는..

러시아 연방(РФ) : 러시아 모라토리엄

김태항(정치학 박사) 바리쓰 니꼴라이비치 옐찐(Борис Николаевич Ельцин) 5 알리가르히(Олигархи; oligarchs)란 누구인가? 1996년 대선에서 당선 가능성이 희박했던 옐찐은 알리가르히들의 도움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가 있었다. 냉혹한 현실주의 정치판에서 옐찐 당선의 일등 공신들인 알리가르히들에게 반대급부 지급은 불문가지일 것이다. 문제는 탐욕적이며 기회주의의 전형으로 평가받는 알리가르히들이 마치 똥개들에게 뼈다귀를 던져주면 서로 으르렁거리며 싸우듯이, 커다란 먹이(이권)를 두고 첨예한 대립을 하다가 1998년 8월 터지게 되는 러시아의 금융위기에 일조했다는 것이다. 알리가르히란 용어는 보통 과두재벌로 번역되지만, 소련 붕괴 이후 급속한 자본주의로의 이행과정에서 법률과 절차에..

러시아 연방(РФ) : 1차 체첸전쟁

김태항(정치학 박사) 바리쓰 니꼴라이비치 옐찐(Борис Николаевич Ельцин) 4 1차 체첸전쟁(1994~1996) 1993년 12월에 실시된 총선에서 여당이자 가이다르가 이끄는 러시아의 선택(Выбор России)이 76석으로 선전했지만, 당명과 노선이 일치하지 않는 극우 민족주의자 블라지미르 쥐리놉스끼(В. В. Жириновский)의 자유민주당(ЛДПР)이 63석, 러시아 농업당(Аграрная Партия) 55석, 겐나지 쥬가노프(Г. А. Зюганов)의 러시아 연방 공산당(КПРФ) 45석 등 민족주의 및 공산계 등 보수세력이 다수를 차지하게 되었다. 1994년 1월 제1부총리 겸 경제장관 가이다르의 사임을 시작으로 연초에 개혁파 다수가 퇴진했다. 가이다르의 후임으로 알렉산..

체제선택의 문제(3) 합칠 필요가 없는 발트 3국

“내전은 전쟁이 아니라 병이다. 적이 내 안에 있고, 사람들은 자기 자신과 싸운다.” (생떽쥐베리) 역사적으로 유럽의 지정학적 완충국과 소국은 작은 영토와 적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독립국으로 존립하면서 인접한 소국과 횡적으로 연대하면서 중립노선을 추구하는 국제체제를 발전키려고 했다. 국제연맹(LN)과 국제연합(UN)의 기원도 이러한 유럽의 경험과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다. 여러 소국이 각자 독립국으로 존재하면서 전체로서 하나의 힘을 추구하는 유럽의 사례는 한반도 국가의 존재양식 및 공동안보체제에 대한 논의에서 참고할 점이 있다.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노르딕 5국(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 베네룩스 3국(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과거 동유럽 사회주의 이웃국가들..

러시아 연방(РФ) : 의사당 포격 사건

김태항(정치학 박사) 바리쓰 니꼴라이비치 옐찐(Борис Николаевич Ельцин) 3 노멘끌라뚜라 자본주의 충격요법에 따른 경제 자유화 정책은 러시아 인민들에게 심각한 도덕적 파괴를 초래했다. 알코올 중독자들이 급증했고, 남성의 기대수명은 57세로 하락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충격요법의 열매를 따 먹을 수 있는 사람은 한정적이었다. 미국의 정치학자인 로버트 달(Robert A. Dahl)의 지적처럼 모든 사람이 같은 출발선에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구 공산당 관료들이나, 까게베 출신들, 정부 관료들이나 국영기업에 연줄을 가진 사람들처럼 정치적 자원(political resources)을 많이 보유한 사람들이 앞서 나갈 수 있었다. 러시아에서 사유화 또는 민영화란 국영 자산의 재분배였다. 연줄에 ..

미군의 아프간 20년 주둔은 대국민 사기극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한 미 해병대 퇴역장교가 미국이 아프간에서 20년 동안 주둔하면서 미국인들을 체계적으로 속였다고 질타했다. 루카스 쿤스(Lucas Kunce)는 지난 8월23일 캔사스시티스타(Kansas city star)에 실린 ‘I served in Afghanistan as a US Marine, twice. Here’s the truth in two sentences’ 제하의 기고문에서 미국은 2002년이나 2003년에 아프간에서 나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시 행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으로 2001년에 아프간을 침공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군이 1~2년 안에 현지에서 철수했어야 했는데 막대한 달러와 인명을 바쳐 가면서 18~19년을 더 머물렀다는 것이다. 그가 주장하는 요지는 이렇다.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