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 기각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인용을 위한 안전판 등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견해가 있다. 헌재의 한 총리 탄핵 기각은 과연 윤 대통령 탄핵 인용(파면)의 예고편인가?
헌재는 방송통신위원장 기각(4 대 4)이 진보-보수 진영대결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불편한 진실을 의식한 듯 최근 감사원장, 검사 등의 탄핵심판에서 만장일치 기각으로 선회함으로써 '한덕수 만장일치 기각 - 윤석열 만장일치 인용'의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퍼졌다.
그러나 3월 24일 헌재의 한 총리 탄핵 기각은 예상과 조금 달랐다. 기각 5 - 각하 2 - 인용 1로 '소신 판결'이 나타났고, 소수의견도 소상히 밝혔다. 내용적으로는 '파면 1 대 직무복귀 7'이지만 헌재의 다양한 시각을 하나로 뭉뚱그리지 않고 세 가지 선택지를 모두 드러냈다.
이는 윤석열 탄핵에 대해 헌재가 소수의견을 절충하여 가능한 만장일치(인용)로 결론을 낼 것이란 일반적 예측과 다른 경향성을 예고한다. 즉 헌재의 한덕수 탄핵기각은 윤석열 탄핵인용의 사전 정지작업이라고 보기 어렵게 됐고, 실제로 두 사안은 비상계엄사태로 인한 공통점들이 있기는 하지만 별개의 사안이다.
헌재는 윤석열 탄핵심판 선고에서 만장일치(인용)의 방식보다 한 총리의 경우처럼 소수의견을 그대로 드러내는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경우에 인용(파면)이 6명을 충족하지 못하고, 기각 및 각하가 3명 이상이 되면 윤석열은 대통령직에 복귀하게 된다. 그동안 시중에서는 소수의견이 존재해도 '6 대 2' 정도로 인용될 것이란 견해가 우세한 편이었다.
선고기일 : 4월 4일, 15일 유력 ... 문형배, 이미선 18일 임기만료
트럼프 당선을 예측했던 글로벌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polymarket)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가능성이 최저 27%까지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중하순에 최고 84%까지 상승했던 탄핵인용 가능성이 최근에 60% 가량 격감한 것이다.

이에 대해 헌재의 선고일이 다가오면서 일종의 시장교란 현상(작전세력 개입 등)이 나타났다는 의구심이 제기되는가 하면, 실제로 헌재의 평결이 예상과 다르게 나올 여건이 많아진 까닭이라는 해석도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다음 주에 헌재의 선고가 만장일치 인용으로 나올 것이라는 국내 언론의 일반적 예상보다 다양한 시각들이 엿보인다는 점이다.
‘검은 머리 외국인’으로 짐작되는 참여자는 26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항소심에서 무죄선고가 나온 후에 헌재가 28일에 탄핵 인용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대한 대칭적 예측은 26일 항소심 유죄선고와 28일 탄핵 기각일 것이다.
하지만 사법부가 양당의 열성 지지자들이 기대하는 2개의 시나리오 중 하나를 조합할 지는 불확실하다. 그렇다고 해서 양쪽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조합(26일 무죄선고, 28일 탄핵기각)을 선택할 지는 더욱 불확실하다. 어쩌면 소란스런 양쪽의 원심력에 의해 소수로 비쳐지는 '침묵하는 다수'의 양비론(26일 유죄선고, 28일 탄핵인용)이 적중하지 말란 법도 없다. 화투판으로 따지면 '일타쌍피'인 셈이다. 마지막 경우의 수는 26일 유죄선고와 28일 탄핵기각인데, 이는 민주당에게 '의문의 1패'가 될 것이다.
이러한 변수를 의식한 듯 3월 22일 장외집회에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헌재를 향해 25일에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선고하라고 촉구했다. 24일 한덕수 총리에 대한 선고가 예정된 상황에서 다음날 선고가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박 원내대표의 주장은 26일 이재명의 선거법 항소심에 앞서 윤석열을 파면하라는 의도로 읽혀진다.
또한 박 원내대표는 8명의 헌법재판관에게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지킨 헌법재판관으로 기록될지, 대한민국을 파멸로 이끌 재판관으로 기록될지 결단하라”고 압박했고,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도 “헌재가 즉각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재명이 22일 호남지역 보궐선거 지원유세에서 “윤석열이 복귀하면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주장하자, 나경원은 “이재명이 대통령 돼도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되받아쳤다.
헌재 앞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민주당 의원들이 서로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마찰을 빚고 피켓을 들고 수선을 떠는 행태를 되풀이하고 있다. 한국은 경제선진국으로 분류되지만 정치의 질적 수준은 2010년대 이후 십수년 동안 발달장애의 병목현상을 드러내고 있다.
해외의 시각 : 4월 1일(만우절), 4월4일 선고 예측
반면에 외국인으로 여겨지는 참여자들은 한국 기준으로 4월 1일(자국 기준 3월 31일)에 헌재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하거나, 4월 4일(금)을 선고기일로 예상하는 견해도 있다.
헌법재판관 문형배, 이미선의 임기가 4월 18일에 만료되기 때문에 선고기일은 4월 4일(금), 혹은 11일(금)을 넘기기 어렵지만 외국의 관찰자들은 헌재의 선고기일이 4월 초까지 늦춰질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 미국 대선예측에서 폴리마켓은 10월 중순에 트럼프 후보의 당선확률을 62.3%로 예측한 반면에 해리스 후보는 37.5%로 전망했고, 실제 개표가 시작된 날에는 미국 주요 언론의 신중한 예측과 달리 트럼프 당선확률이 90% 이상이라는 확정적 예측을 내놓았다.
다만 폴리마켓에서 헌재 선고일을 앞두고 급격히 예측이 바뀐 것은 참여자들의 선택에 기인한 것이고, 미국 대선이 광범한 빅데이터가 누적된 유권자 투표인 반면에 헌재의 평결은 8명의 헌법재판관에 의해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즉 여기는 미국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란 점에서 글로벌 분산예측 플랫폼의 통계적 예측이 적중할 지 불확실하다. 흔히 예측은 정반대의 결과를 마주하기도 한다. 불확실한 상황일수록 사람들이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까닭이다. 그나저나 좋은 일도 아닌데 외국 베팅사이트까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은 뭔가 한심한 일이다. 사법부가 신뢰를 잃지 않도록 평소에 재판거래 의혹이나 진영논리에 휘들리지 않고 법치의 중심을 세우는 것이 국가적으로 얼마나 중대한 가치인지를 절감하는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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