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유정복 인천시장(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19일 MBC 백분토론에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진행중인 12개 범죄혐의에 대한 재판이 모두 정지된다는 것이 다수학설이라고 주장한 것을 질타했다.
16개 시도지사가 참여하는 광역단체장협의회장인 유 시장은 지방분권형 개헌을 주창하고 있는데, 이 대표가 백분토론에서 “개헌논의는 블랙홀이고 빨간 넥타이 매신 분들이 좋아할 일이어서 안된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맹공했다.
유 시장은 긴급성명에서 그동안 우원식 국회의장, 정대철 헌정회장을 비롯한 원로들을 만나 지금이 개헌의 적기이고 국회(야당)가 동의하면 한달 이내에도 개헌이 가능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또한 정세균 이낙연 김부겸 전 총리 등도 개헌에 동의하고, 민주당 소속 5개 시도지사도 대부분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대표를 겨냥해 “이런 분들이 빨간 넥타이냐”고 꾸짖고, 특히 한쪽 생각만 하는 사람을 사이코라고 지칭하면서 개헌을 주장하는 국민들을 환자로 매도한 것은 국민을 모독하는 막말 대잔치라고 질책했다. 또한 그는 국민을 빨간넥타이, 범죄집단, 사이코라고 모독하는 것에 대해 국민에게 사죄할 것을 요구했다.
이재명 대표가 백분토론에서 제기한 ‘임기 중 재판중지 다수설’은 헌법 84조에 대한 학계 일부의 주장을 다수설로 둔갑시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공직선거법의 허위사실유포죄가 세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다는 주장에 이어 개소리 연발라는 힐난이 나온다.
헌법 84조는 “대통령은 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정가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대선(궐위대선)이 치러져 이 대표가 당선되면, 현재 12개 혐의로 8건의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가 면책특권으로 재판중단이나 사법부의 정치적 판단(무죄 선고 등)으로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도는 까닭이다.
하지만 헌법 84조의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는 임기 중에 내란 및 외환(外患)을 제외한 다른 범죄로 형사상 기소되지 않는다는 뜻이지, 임기 전에 기소돼 이미 진행중인 재판이 임기 5년 동안 중단된다는 뜻이 아니다. 또한 임기 중이라도 형사상의 소추만 안되는 것이므로 민사소송은 가능하다는 뜻이다. 대통령이라도 타인에게 손해를 끼치면 그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의 피고가 될 수 있으며, 재판결과에 따라 배상의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의 전과 4건과 '재판 8124'
과거의 이재명은 4개의 전과기록이 있다. 2003년 무고(공무원자격사칭) 벌금 150만원, 2004년 7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벌금 150만원, 2004년 8월 특수공무집행방해(공용물건손상) 벌금 500만원, 2010년 공직선거법 위반 벌금 50만원 등이다.
현재의 이재명은 8건의 형사사건으로 기소돼 12건의 혐의에 대해 4개의 재판부에서 피고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른바 '8124'는 기소건수, 범죄혐의, 재판정의 숫자를 나열하여 붙인 것이다.
8건의 사건은 위증교사사건, 공직선거법위반사건, 대장동개발사건, 위례신도시개발사건, 백현동개발사건, 대북송금사건, 성남FC후원금사건, 경기도법인카드유용사건 등이다. 이 가운데 위증교사사건은 1심에서 무죄선고를 받았지만, 선거법위반사건은 1심에서 의원직 및 피선거권 박탈형인 유죄선고(징역 1년 집유 2년)를 받았다.
또한 12개의 혐의를 받고 있다. 형법상 위증교사,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배임 2건(대장동/백현동), 이해충돌방지법위반, 부패방지법위반, 범죄수익은닉, 제3자뇌물 2건(대북송금, 성남FC후원금) 외국환거래법위반, 남북교류협력법위반, 업무상 배임(경기도 법인카드 및 관용차 사적사용) 등이다.
지난해 말에 기소된 경기도 법인카드 및 관용차 사적유용(업무상 배임)은 관용차 사적 사용(총 1억5869만원), 과일대금 예산유용(총 2791만원), 샌드위치대금 예산유용(총 685만원), 세탁비 예산유용(총 270만원),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유용(총 889만원)의 혐의를 받고 있다. 총액 2억 4235만원은 도지사(이재명) 1억653만원, 도지사 비서실장 8843만원, 도지사 비서관 1억3739만원으로 책임이 나눠져 있으나 사건의 성격상 모두 도지사의 권한 안에서 이뤄진 일들이다.
이재명에 관한 재판은 3개 법원의 4개 재판부(형사합의부)에서 진행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선거법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형사3부(위증교사 항소심),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대장동 등 4개 사건), 수원지법 형사11부(대북송금, 경기도 업무상배임) 등이다.
일반적으로 평생에 걸쳐 1개의 사건으로 기소돼 1개의 혐의로 1곳의 재판정에서 판결을 받는 일도 드물다. 전과가 4범인데다가 8건의 사건에 12개의 혐의로 4곳의 재판정에서 동시다발로 재판을 받는 것을 검찰의 조작수사라고 주장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맨 나중에 추가된 경기도 관용차 및 법인카드 유용(업무상배임)의 경우는 내부고발로 세상에 알려진 공직비리 사건이다. .이 사건에 대해 경기도청 공무원 수십명이 검찰에서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재판을 받는 중에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정당이나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재판이 중지되므로 국정수행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후보자는 역대 정당과 대선 후보에서 찾아보기 힘들고 세계적으로도 희박한 일이다.
< 유정복 시장 회견문 >(전문)
안녕하십니까?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장을 맡고있는 인천시장 유정복입니다.
저는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서 일찍이 개헌 필요성을 제기하고, 개헌 문제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오고 있습니다.
개헌안까지 다 마련해놓고 곧 발표할 계획이며, 국회 대토론회도 엽니다.
이제 대한민국의 정치인, 전문가, 그리고 국민들이 개헌에 다 같이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개헌논의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위치에 있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개헌 반대 발언에 대해 심각한 문제를 느끼며,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한 저의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MBC 백분토론에 출연해 자신들의 기본작전이라면서 개헌논의는 빨간 넥타이 매신 분들이 좋아할 일이라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국가와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국가적 대사인 개헌도 작전으로 표현하는, 오직 권력 쟁취에만 몰두하고 있는 정치인의 발언 아닙니까?
이재명 대표는 빨간 넥타이를 맨 분들만 좋아할 일이라고 했는데, 저는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서 개헌의 화두를 들고 우원식 국회의장, 정대철 헌정회장을 비롯한 국가 원로분들을 만났습니다.
한결같이 지금이 개헌의 적기이고 국회만 동의한다면 한달 이내에도 개헌이 가능하는 데 의견을 함께 했습니다. 또 시도지사협의회에서 준비하고 있는 3월 7일 국회 대토론회에도 참석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이외에도 정세균 이낙연 김부겸 등 전 총리들께서도 적극적으로 개헌을 주장하고 계십니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정대철 헌정회장, 그리고 민주당 출신 전직 총리와 당대표를 지내신 이분들이 빨간 넥타이입니까?
많은 민주당 소속 시도지사들도 개헌에 동의하고 나섰습니다.
이분들도 빨간 넥타이입니까?
이재명 대표의 발언은 민주당 원로와 주요 인사들에 대한 모독이며, 개헌을 준비하는 전문가들에 대한 명예훼손 아닙니까?
더욱이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줄곧 4년 대통령 중임제와 분권형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제와서 자신의 주장마저 부정하는 것은 나라를 망칠 권력욕밖에 없다는 말 말고는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이재명 대표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현재 진행 중인 12개의 범죄혐의와 관련된 5개의 재판이 정지된다는 것이 다수설이라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고, 오히려 국민의 힘이 범죄집단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비아냥댔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듣는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시겠습니까?
국민들께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범죄에 대해 이야기해서는 안되는 사람이 범죄집단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이날 토론회에서 이재명 대표는 한쪽 생각만 하는 사람을 사이코라고 얘기했습니다.
국민들은 그 사이코가 누구인지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이재명 대표에게 다시 한번 제안합니다.
국민을 빨간넥타이와, 범죄집단, 사이코라고 갈라치기 하고 모독하는 정치인은 대선 후보 자격이 없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합니다.
,
이재명 대표에게 다시 한번 제안합니다.
진정 국민과 나라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궤변으로 개헌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개헌 논의에 동참하여 지금의 정국 불안을 해소하고, 미래의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정계 원로와 학자들 그리고 국민의 뜻을 따라 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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