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영세무장중립/중견국가의 지표

천원주택의 신박한 마법 : 투룸 쓰리룸 월세 3만원

twinkoreas studycamp 2025. 3. 16. 15:16

 

하루 천원, 한 달 3만원, 연간 40만원도 안되는 임대료를 내면 거주할 수 있는 신혼부부 및 예비부부 대상 임대아파트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인천광역시(시장 유정복)가 저출생 극복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신혼부부 주거정책인 천원주택을 젊은 부부들이 줄지어 신청하고 있다.

 

36~14일에 진행된 예비입주자 500명 공모에 3681명이 접수하여 경쟁률이 7.36 1로 나타났다.

 

이번에 준비한 천원주택 500가구는 신축 다세대주택을 인천도시공사(iH)가 매입하여 (예비)신혼부부와 신생아가구 등에게 최초 2년에서 두 번 연장으로 6년까지 거주할 수 있도록 한 2~3룸으로 구성됐다.

 

입주조건은 신생아를 둔 가구가 1순위, 자녀가 있는 신혼부부가 2순위,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가 3순위 등으로 아이들 둔 가구와 신혼부부에 우선권을 부여했다.

 

 

(인천시)

 

 

인천시는 매입방식 외에도 인천도시공사가 전세계약을 맺은 주택에 입주자가 하루 천원에 거주할 수 있는 전세형 천원주택도 4월부터 공모에 들어간다.

 

천원주택은 지방재정의 극히 일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저출생 극복에 기여하려는 창의적 모델로 평가된다. 향후 정책평가를 통해 더 많은 공급으로 더 많은 젊은층들에게 기회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천원주택의 진정한 의미는 역대 중앙정부가 폭등하는 강남 등지의 아파트가격을 붙잡으려 씨름하다가 온갖 부작용을 초래하고 저출생을 부채질했던 정책오류에 대한 반면교사에 있다.

 

시장경제에서 나타나는 시장의 자율과 정부의 규제를 둘러싼 주거비 논란은 세계적 공통이지만, 특히 국내의 사정이 심해서 저출생을 조장하는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평등과 균일을 강조했던 과거 사회주의권도 주택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고 한다. 루마니아의 영구무료 임대주택은 실수입이 빈약한 입주자들이 증가하면서 주택의 관리가 허술해지면서 슬럼가로 전락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공짜로 주거했지만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 팔 수 없었기 때문에 주택을 성실하게 관리하지 않는 도덕적 해이가 만연했던 것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분명한 정책목표 아래 한정된 대상과 기간을 설정한 천원주택은 변화하는 현실에 시의적절하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중앙정부는 이러한 지방정부의 창의적 시도에 대해 적절한 권한이양과 재정권을 부여하고, 다른 지방정부도 지역의 실정에 맞게 젊은 (예비)부부들의 주거비 부담을 낮추는 다양한 정책이 나오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방의 재량권을 확대하는 헌법개정이나 법률개정도 필요하다.

 

인천시의 천원주택과 같은 주거정책이 전국적으로 다양하게 시도되고 성공한다면, 젊은층을 대상으로 하는 임대주택시장에도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청년세대의 경제적 수입에 비해 터무니없는 주거비를 강요하는 수탈적 주택시장은 미래세대의 잠재적 출생율을 갉아먹었던 역대 정부의 무능과 국가의 실패가 투영돼 있다.

 

젊은층을 상대로 전세사기를 벌여 그들의 디딤돌을 빼내고 갈취하면서 생명마저 앗아간 약탈적 주택시장. 대한민국 정부가 이런 시장의 논리를 내세워 젊은층의 주거비 부담을 방치하면서 세계최저 출생율의 반전을 기대하는 것은 멍청하다 못해 비윤리적인 망상이다.

 

사람들이 삶은 달걀을 세우려고 낑낑대다 포기했을 때, 컬럼부스는 달걀의 한쪽 끝을 깨뜨려 탁자 위에 세웠다. 선구적 발상은 상식에 기초하지만 남들과 다르게 생각한다는 점에서 창의적이다.

 

인구변화의 거센 도전을 맞이한 대한민국은 지방정부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고무하고 독려하는 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