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s on Twin Koreas/두 국가

여성 60%, "북한을 별개의 국가로 인정해야" .. 반대 30%

twinkoreas studycamp 2024. 9. 28. 18:19

 
최근 공론화된 '두 국가'에 대해 국민의 긍정적 시각이 부정적 시각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스탯리서치 등이 23일~25일 전국 성인남녀 1005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남북이 우선 평화 분위기를 조성한 뒤 다음 세대가 통일 논의를 시작하자'며 '두 국가론'을 공론화한 것과 관련해 북한을 별개 국가로 인정해야 한다는 응답이 54%, 별개의 국가로 인정해서는 안된다는 응답이 37%로 나타났다.
 
 
두 국가론에 대한 수긍 여론 
 

[남북 관계 및 통일 인식] 문9. 선생님께서는 남북 관계와 통일에 관한 다음의 두 가지 주장 중 어느 쪽에 더 동의하십니까? (보기 1-2 Rotation)
 
1. 가까운 시일 내에 통일이 어려운 만큼 북한을 별개의 국가로 인정해야 한다 : 54%
 
2. 한반도 전체가 헌법상 우리 영토인 만큼 북한을 별개의 국가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 : 37%
 
9. (읽지 마시오) 모름/무응답
 
"한반도의 미래는 여성에게 달려있다?" 
교차분석 결과, 성별로는 여성들의 답변(인정 60% 대 부인 30%)이 두드러진다. 이번 조사결과의 향방은 사실상 한국의 여
성들이 결정한 셈이다. 극히 일부를 제외한 모든 세대, 지역, 계층에서 여성 응답자들이 '북한의 별개 국가 인정'을 압도적으
로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성은 47% 대 45%로 인정론이 근소하게 우세했다.   
 
<교차분석 결과 >
- 여성의 압도적 인정론, 40대 등 중추세대에서 인정론 강세, 영남권도 인정론 우세
- 보수층과 국민의힘 지지자, 찬반 팽팽

 

30세~59세의 중추세대 중에서도 특히 40대에서 북을 별개의 국가로 인정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강하게 드러났다.
40대의 인정론은 부인론보다 35%나 많았다. 이는 20대(26% 격차)와 30대(26% 격차)보다 10% 가량 높은 것이다. 
지역별로는 대북 적대의식이나 보수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대구경북, 부울경남과 다른 지역의 차이가 거의 없거나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권에서도 인정론이 평균 55% 수준으로 우세했다.

 

학력별로는 대재 이상, 직업별로는 화이트칼라와 불루칼라에서 인정론이 좀더 강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보수층과 국민의

힘 지지층도 인정론과 부정론이 팽팽하게 맞섰다. 

 

 

(케이스탯리서치)
 

이 조사는 무선전화를 통한 전화면접으로 이뤄졌다. 응답율은 15.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 조사개요 >

 

 
이러한 조사결과는 김정은 위원장의 이른바 '적대적 두 국가' 선언 이전에 실시된 민주평통 국민인식 조사와 맥락을 같이 한다. 당시 응답자의 다수가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 적대적인 현상유지나 비현실적인 통일 시도보다 남북이 서로 국가로서 자유롭게 왕래하는 방안을 지목한 바 있다. 
 
 
왕래 가능한 ‘두 개의 국가' 지지 52%
 
민주평통(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남과 북이 단일국가(28.5%)나 1국가 2체제, 즉 연방국가(9.8%)로 통일하는 것보다 자유롭게 왕래하는 두 개의 국가로 존립하는 것을 바람직한 미래로 생각했다. 즉 다수 국민이 남북의 '비적대적 혹은 우호적 관계'가 구축된 현상유지를 바란다는 것이다.
 
반면에 현재처럼 군사적으로 대립하면서 자유왕래가 불가능한 2국가에 대한 선호는 7.9%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국민들은 현재의 '적대적 현상유지'를 타파하는 현상유지 플러스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평통

 
이 조사는 2023년 6월 9~11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설문조사 방식(휴대전화 80%)으로 진행됐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헌법 영토조항의 효력중지(abeyance) 
 
 

 
 
헌법학계에서도 고 권영성 서울대 교수 등이 국제법상 국가의 정의에 비추어 국내 헌법의 영토조항이 부적절하다는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헌법학의 권위자 중에서 고 권 교수는 좀더 보수적인 고 김철수 교수와 좀더 진보적인 허영 교수에 비해 다소 중도적인 관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성 교수는 대표저서인 '헌법학원론'에서 "국제법상의 일반원칙에 따르면 일국의 영역은 국가권력이 미치는 공간적 범위에 한정... 대한민국의 국가권력은 군사분계선 남방지역에서만 실효적으로... (헌법의 규정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토조항과 관련해서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정치학)는 한반도에 실재하는 복수의 국가(separated two states : 1민족 2국가)가 3층으로 이뤄졌다고 보았다. 1층은 구조적으로 2국체제가 공고하게 구축되었고, 그 위의 2층은 지정학적 현실과 한국전쟁의 영향, 이에 따른 남북의 인식차이가 작용한다.
 
이렇게 1,2층에 걸쳐 중층적으로 구조화된 조건에서 3층은 1,2층과 괴리된 헌법(영토조항)이 최상위 규범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로써 3층은 변화된 한반도 국가의 구조 및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남과 북이 38선을 경계로 이남과 이북을 실효적으로 지배해 왔고, 1991년 UN 동시가입으로 국제법상 별개의 독립적인 주권국가로 인정되었다는 점에서 영토와 통일에 대한 한국의 헌법과 조선의 헌법 및 로동당 규약은 효력중지(abeyance)의 상태에 있다.
 
이러한 효력중지가 10~20년도 아니고 70년이 넘었고, 가까운 장래에 효력이 실질화될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점에서 헌법의 영토규정은 현실적 변화에 대한 침묵, 즉 ‘헌법의 침묵’으로 간주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조사결과는 헌법의 침묵에 대한 헌법제정권자로서 국민의 현실감각과 역사적 통찰이 투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통일, 하지 맙시다."는 부적절하다는 여론 
 
한편, 여론조사공정㈜이 9월 23~24일에 전국 성인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RS 조사에서는 임 전 비서실장의 ‘통일하지 말자’는 발언에 대해 부적절하다(49.5%)는 응답이 적절하다(33.4%)는 응답보다 지역과 세대를 불문하고 더 많았다.
 
그러나 서울(부적절 44.3% : 적절 38.8%), 광주·전남북(부적절 44.1% : 적절 38.4%), 20대 이하(부적절 47.6% : 적절 36.4%)에서는 그 차이가 크지 않았다.
 
또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들은 적절하다(41.2%)는 견해가 부적절하다(40.1%)는 견해보다 미세하게 더 많았다.
 
정당지지층에서도 민주당 지지층(적절 42.6% : 부적절 37.6%), 조국혁신당 지지층(적절 45.2% : 부적절 37%), 개혁신당 지지층(적절 42.3% : 부적절 41.5%)에서는 적절하다는 견해가 더 많았다.
 
이 조사는 무선 100% RDD방식 ARS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2.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헌법제정권자에 대한 존중과 건설적 공론화 필요
 
헌법은 헌법제정권력자(주권재민)의 총의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근본적 원칙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 두 여론조사 결과를 고려하여 두 국가론에 대한 논의를 반헌법적 발상으로 치부하거나 종북 이데올로기로 색칠하는 구시대적 공세는 부적절하다.
 
또한 남북이 서로 국가로 인정하는 가운데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하는 다수의 국민을 '반헌법적 세력'으로 몰아가는 것은 보수든 진보든 장기적으로 자충수가 될 수 있다.
 
두 조사결과는 언뜻 보면 상충하지만, 현재적으로 두 국가로 존립하는 것을 인정하되 미래에 통일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버리지 말자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다. 
 
정부, 국회, 정당, 언론은 문제가 생긴 3층(헌법)을 내세워 국민을 가르치려 들지 말고, '두 국가'에 대한 관제 프레임을 거부하는 국민 상당수의 '실사구시'를 대한민국의 이익에 반하는 것으로 단정하여 반헌법적 생각이라고 윽박지르지 말아야 한다.

정부, 국회, 정당, 언론은 진지한 공론화를 통해 날로 악화되는 남북관계와 한반도 군사적 대립을 개선하는 진일보를 모색할 때다.
 
 

"남북관계에 관한 한 임기는 짧고 평가는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