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영세무장중립/국내(South Korea)

코박홍 사진의 과공비례 : 홍준표 의문의 1패

twinkoreas studycamp 2024. 7. 8. 21:00

 
 
홍준표 대구시장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관련해서 연일 한동훈 당대표후보를 공격하다 느닷없이 유승민 전의원의 ‘코박홍’ 일격에 의문의 1패를 당했다.
 
홍 시장은 한 후보가 성공하면(당대표 당선) 윤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게 되는 반면에 실패하면(당대표 낙선)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는 저주성 발언을 하면서 배신의 정치를 거론하며 유 전의원을 끌어들였다.
 
심심찮게 ‘배신의 아이콘’처럼 동네북이 된 유 전의원이 발끈해서 페이스북에 두 장의 사진을 올렸다. 이른바 ‘코박홍’의 진상이다. 현직 광역단체장이 대통령에게 코가 땅에 박히도록 90도 큰 절을 하는 보기 드문 장면을 담은 사진이다.
 
유 전의원은 홍 시장의 도발을 언제든지 받아들이겠다면서 홍 시장이야말로 윤 대통령이 힘이 빠지면 등에 칼을 꽂을 기회주의자라고 직격했다.
 
 

유승민 전의원 SNS

 
 
과공비례(過恭非禮) : 저주성 발언 및 기회주의자 논란과 동전의 양면
 
광역단체장은 주민에 의해 선출되어 주민을 대표하는 공인으로서 미국의 주지사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상당히 독립적인 권한과 이미지를 갖는다.
 
또한 홍 시장은 대통령의 검찰선배이자 정당선배이고, 소속정당의 주요한 지역기반의 광역단체장으로서 굳이 이런 장면을 연출했는지 그 까닭을 알 수 없지만, 과공비례(過恭非禮)를 떠올리게 한다.
 
또한 광역단체장이 정무직이지만 지방자치의 취지에 비추어 단체장의 과다한 정치발언은 일종의 일탈이다. 과거에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그러했고, 조국 전 서울대 교수도 그러했다. 국록을 먹으면서 SNS 등을 활용해 제 멋대로 처신하는 것은 바람직한 공직자상이 아니다.
 
자치단체장도 정치적 발언을 할 수 있지만, 비서진 몇 명을 둔 국회의원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자신이 지휘하는 수백~수천의 공무원들이 정치적 중립의무를 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립대 교수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가르치는 수많은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과 대학 전체의 이미지를 고려해야 한다.
 
물론 오세훈 서울시장이나 김동현 경기도지사 등 다른 단체장도 정치현안에 대해 의견을 밝히기는 하지만 홍 시장처럼 사사건건 고압적인 언사로 특정인사들을 원색적으로 공격하는 경우는 드물다.
 
고액의 국록을 받아 생활하고 막대한 예산을 집행하는 단체장이 날이면 날마다 시시콜콜한 정치이슈를 생산하는 것은 뭔가 에너지의 낭비가 아닐 수 없다.

다른 단체장들이나 국립대교수들이 SNS에 화끈한 개소리를 발화할 머리와 담력이 없어서 침묵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수오지심이 있기 때문이다. 시쳇말로 쪽팔린 일을 삼가하는 것이다. 그런 분들이 계셔서 그나마 나라꼴이 완전히 맛이 가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여길 일이다.

 
 
두 곳 광역단체장 기록 세운 정치원로의 자업자득
 
홍 시장은 당 대표를 그만두고 경남도지사를 지낸 적이 있다. 그동안 지역을 달리하는 두 곳에서 광역단체장을 지낸 정치인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인지 당내의 미묘한 사안들에 대해 단언하는 모양새들이 자신을 영남권의 지역맹주(盟主)로 여기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광역단체장이 본업을 벗어나 정당정치의 이슈메이커로 부각되는 것은 사회적 책임과 책임행정의 소명에 반한다. 당 대표, 대통령후보, 두 곳의 단체장이라는 드문 기록을 세운 사람이 그에 걸맞는 신뢰와 존경을 받는 것이 아니라 ‘코박홍’이라는 역풍을 초래한 것은 지나친 저주성 발언으로 인한 자업자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