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 국군의날에 즈음하여 한국전쟁 당시 소총 하나 만들 수 없었던 한국의 방위산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했다는 조사가 나왔다.
전경련이 발표한 ‘한국 방위산업 경쟁력 변화 비교’에 따르면, 한국은 방위산업 수출에서 세계 9위권에 진입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세계 100대 방산업체’에 포함된 한국 방산업체의 총매출액은 2018년 기준 52억 달러(약 6조 1,700억원)에 달한다.
국내 방산업체의 총매출액은 2001년만 해도 3조7013억원이었지만, 2019년에는 14조원에 달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방위산업 물자 거래에서 한국산 무기가 차지하는 점유율이 2.7%으로 늘어났다.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비롯한 UN 안보리 상임이사국(미중러영프)과 독일·일본이 무기수출 분야를 과점한 상태에서 한국은 최상위권과 큰 격차를 두고 세계 10위권에 진입한 것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국방과학분야 기술력도 세계 최고인 미국의 80% 수준까지 추격해서 글로벌 TOP 10에 진입했다. 한국은 K-9 자주포, 지대공유도무기 등 주로 화력 분야에서 우위를 보이면서 소화기 수출에서 중·일을 앞서기도 했다.
또한 개도국들이 상대적으로 저가로 구입하기를 원하는 일반적인 군함과 항공기가 방산업체의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이다. 반면에 ICBM·항공모함·핵잠수함·스텔스 등 상위 5개국이 과점한 전략자산 부문에서 한국의 자립성은 아직 저조하다.
이에 따라 국제 무기거래 시장에서 한국은 막대한 비용을 들어 첨단무기를 사들이는 ‘손이 큰 고객’으로 통한다. 실제로 한국의 국방비는 한국전쟁 이후 70년 동안 244배 가량 폭증하여 세계 10위권에 속한다.
최근 영국은 한국의 경항모 개발계획에 눈독을 들이고 있고, 미국에 차인 프랑스는 핵잠수함 개발에 한국과의 협력을 원하고 있다. 과거에도 프랑스는 미국이 핵개발 기술이전을 거절하자 독일, 이스라엘 등과 협력하여 독자적인 핵개발을 추진한 적이 있다.
한국의 군사력은 '종합 6위'라는 고무적인 평가도 있지만(2021 Global Firepower), 방위산업을 비롯한 기타 중요한 요인들을 고려하면 글로벌 TOP 10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적어도 지난 100년 동안 지정학적으로 허약한 완충국가의 운명을 벗어나지 못했던 한국이 무위(armed suasion)를 강화하여 전쟁과 외침을 억제하는 것은 한반도의 국가이성(raison d'état)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이 동북아의 안정을 유지하고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중견국가로서 제 역할을 하려면 국방 분야에 대한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접근과 투자가 전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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