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의 종합적인 군사력 순위를 발표하는 글로벌 파이어파워(Global firepower)의 2021 Military Strength Ranking(글로벌파이어)에 따르면, 한국(ROK)의 군사력은 6위로 나타났다. 반면에 핵개발에 성공한 조선(DPRK)은 몇 년 간 지속적으로 하락해서 28위를 기록했다.
남과 북의 비교에서는 전반적으로 한국이 우세했으나 로켓․탱크․잠수함 등에서 쌍방의 비대칭이 두드러졌다. 가상적인 남과 북의 공동 혹은 통합 전력은 세계 5위권으로 추정할 수 있지만, 상위 4개국은 핵과 함께 항모를 보유하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각국의 순위에서 미국의 세계전략이 투영된 인도, 일본, 파키스탄, 터키,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이스라엘, 대만 등이 모두 20위권 안팎에 포함되었다. (* 핵 보유, ⁍ 항모 보유 혹은 경험)
동아시아에서는 중국, 일본, 한반도 국가 외에도 인도네시아, 대만, 베트남, 태국, 미얀마, 싱가폴이 40위권에 포함돼 역내의 군사적 충혈이 가중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1위 미국 * ⁍
2위 러시아 * ⁍
3위 중국 * ⁍
4위 인도 * ⁍
5위 일본
6위 한국
7위 프랑스 * ⁍
8위 영국 * ⁍
9위 브라질 ⁍(가동중지)
10위 파키스탄 *
11위 터키
12위 이탈리아 ⁍
13위 이집트
14위 이란 ⁍(경항모)
15위 독일
16위 인도네시아
17위 사우디아라비아
18위 스페인 ⁍
19위 호주 ⁍
20위 이스라엘 *
21위 캐나다
22위 대만
23위 폴란드
24위 베트남
25위 우크라이나
26위 태국 ⁍(경항모)
27위 알제리
28위 조선(DPRK) *
29위 그리스
30위 스위스(영세중립국)
31위 스웨덴(중립노선)
32위 남아공
33위 노르웨이(중립노선)
34위 체코
35위 나이제리아
36위 UAE
37위 네덜란드
38위 미얀마
39위 콜롬비아
40위 싱가폴(도시국가)
.
59위 오스트리아(영세중립국)
.
.
139위 코소보
140위 부탄
영세무장중립국을 대표하는 스위스(30위), 중립노선 및 노르딕 밸런스의 스웨덴(31위)과 노르웨이(33위)도 140개국 중에서 상위 20% 수준으로 나타났다.
스웨덴은 전후에 독자적인 무기체계 개발을 추진하였다. 특히 공군력 강화를 위하여 전투기의 자력생산에 나섰고, 1937년에 설립된 사브(SAAB)가 중심적 역할을 맡았다.
1961년 스웨덴 정부는 구체적 계획을 세우고, 1967년 비겐(Saab JA 37 Viggen)의 시험비행을 실시하기에 이르렀다. 이어서 개발된 드라켄(Saab J 35 Draken)은 스웨덴에 520대 정도를 배치하였고, 노르딕 밸런스를 형성하는 덴마크와 핀란드에도 50여대씩 공급하였다. 영세중립국인 오스트리아에도 20여대가 판매되었다.
최종적으로 1980년대에 그리펜(Saab JAS 39 Gripen)을 개발했는데, 이 기종은 전투기(Jakt), 공격(Attack), 정찰(Spaning)의 이니셜을 딴 다목적 전투기로서 사브(Saab)와 에릭슨․볼보, 그리고 방산업체 셀시우스가 합작하여 개발하였다. 주로 체코, 헝가리, 남아공, 태국 등으로 수출되었다.
스웨덴 정부는 항공산업의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재고 전투기를 중고로 구매하여 해당 기업들의 유지 및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만약에 남과 북이 영세무장중립을 추진한다면, 공동의 중립수호를 위한 자위적 능력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인가?
“김경원 전 주미대사는 한국의 안전보장이 절실한 이유를 한반도의 지정학적 조건에 내재하는 본질적인 도전에서 기인한다고 보고, 주변국과의 숙명적인 힘의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떤 주변국의 침략행위도 손익계산을 불합리하게 만들 수 있는 군사력과 주변의 안정된 세력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한반도 국가는 100년 전의 허약한 완충국가는 아니다. 조선은 세계에서 9번째로 핵무기를 보유하였고, 세계에서 6번째로 ICBM을 개발하였다. 한국은 세계에서 10번째로 독자적인 군사위성(아나시스 2호)을 보유하였다.
영세무장중립에 대한 논의에서 한국과 조선의 군사력에 대한 관점은 “상반된 것은 보완적이다”(contraria sunt complementa)는 각도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조선은 서울까지 닿을 수 있는 170mm 자주포, 240mm 방사포를 350문 이상 보유하고 있고, 한반도 중남부까지 타격할 수 있는 신형 단거리미사일과 장거리방사포를 개발하고 있다. 한국은 천무·현무 등 미사일과 장사정포를 보강하고, 방벽파괴용 공대지미사일 KEPD 350(TAURUS)을 비축하고 있다.
남·북의 전력과 가상의 통합전력은 세계적 수준에 달하고, 조선은 핵무기를 제외한 재래식 무기와 병력만으로도 중립수호에 필요한 수준을 충족한다.
2016년 기준으로 한국은 육군 49만명, 해병대(2.9만명)를 포함한 해군 7만명, 공군 6.5만명으로 총 62.5만명에 달한다. 조선은 육군 110만명, 해군 6만여명, 공군 11만여명, 전략군 1만여명으로 총 128만여명에 달해서 한국의 2배에 달한다.
남과 북의 병력을 합치면 육군 159만명을 비롯해서 도합 190.5만명에 달한다. 중립화가 되면 이러한 규모를 유지해야 할 필요도 없고, 대외적 명분도 없기 때문에 중립수호에 필요한 최적규모로 조정해야 한다. 스위스는 인구 829만명 기준으로 상비군 2만여명과 예비군 20만명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주요전력은 육군 43개 사단(해병대 포함), 전차 2,400여대(해병대 포함), 전투함 110여척, 잠수함 10여척, 전투기 410여대, 헬기 60여대에 달한다. 조선은 육군 82개 사단, 전차 4,300여대, 전투함 430여척, 잠수함 70여척, 전투기 810여대, 헬기 2,900여대에 달한다. 여기에 한국의 예비병력 310만명과 조선의 예비병력 760만명을 합치면 한반도 국가의 예비병력은 1천만명이 넘어서 세계 최상위 수준이다.
글로벌 파이어 파워(Global fire power)의 ‘2019 Military Strength Ranking’에서 한국(7위)과 조선(18위)은 137개국 중에서 상위권과 중상위권으로 분류되었는데, 한국의 첨단무기와 조선의 핵무기 체계를 고려하면 전체로서 한반도 국가의 잠재적 군사력은 세계 5위권에 근접할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조선은 인구수·GNP·국방예산·석유자원 등 55개 요소를 종합한 순위에서 18위로 나타났지만, 로켓 프로젝트(1위)를 비롯해서 육군과 공군의 순위는 10위권에 속하였다. 항공기(aircraft)에서도 한국(5위)과 조선(11위)은 상위권이다.
육군 병력수와 항공기 등 주요 전력에서 남·북의 잠재적 통합전력은 미·중·러·영·프와 함께 세계 5위권으로 볼 수 있다. 2020년 순위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프랑스를 제치고 6위, 5위로 한 단계씩 상승하였다. 양국의 2020년 국방예산은 각각 60조원, 50조원에 달한다.
조선은 GDP 대비 국방예산의 비중이 높지만 총체적인 전쟁수행 능력이 하락하여 순위가 25위로 나타났다. 남과 북의 통합전력은 일본이 본격적인 재무장을 추진하지 않는 조건이라면 어느 정도 대등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한반도 국가는 영세중립을 수호할 수 있는 군사적 역량을 갖추었으며, 중립화 이후에는 단계적으로 감축하여 남과 북이 최적화된 균형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 군사력의 최저 수준은 남과 북의 일방이 스스로 영세중립을 파기하는 경우까지 고려하여 신중한 관점에서 설정해야 하는 장기목표이다.
군축은 국가자원의 효율적 재분배를 통해서 경제성장과 복지증진에 기여할 수 있지만, 직업군인과 방위산업 및 협력업체 등을 고려하고 중립화에 대한 내부적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중립화는 한국의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하는 결정적 동기를 제공할 것이지만, 조선의 징병제는 상당한 기간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병력의 비대칭에 대해서는 남과 북이 장기적으로 동일한 수준의 병력을 지향하지만, 중단기적으로는 체제의 특성과 차이를 존중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동북아는 중국, 한국, 조선, 일본, 대만, 베트남의 군사적 충혈로 인하여 잠재적 위기가 고조되는 지역으로서 한반도 국가의 영세중립을 통한 군사적 냉각은 역내 긴장완화와 군축의 촉진제가 될 수 있다.
일차적으로 일본의 재무장 기도를 차단하는 국제적 명분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한반도 국가의 중립수호에 투입되는 군사비용을 감소시키는 선순환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또한 허약한 완충국가들이 몰려 있는 동남아 일대에 영감을 불어 넣을 것이다.”(트윈 코리아 : 한반도의 지정학적 재탄생, 333~3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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