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 구조와 체제의 이질성에 북핵문제까지 겹쳐 매우 난해한 처지에 놓인 한반도 문제를 바라보는데서 국가란 무엇인가를 성찰하는 것은 기존의 통일지상주의를 탈피하여 새로운 시각을 갖는데서 중요하다. 민족주의(nationalism)에 기초한 통일의 염원은 역설적으로 남과 북이 서로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헌법(대한민국)과 당 규약(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명징하게 드러나는 반국적 국가주의(half country statism)로 귀결되었다. 한반도 국가의 복수화(pluralization)는 분단과 냉전, 자유주의(개인주의)와 사회주의(집단주의)의 대립, 주변 강국의 지정학적 이해 등과 긴밀하게 상호작용한 ‘국가의 문제’에 의한 결과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국가는 평화로운 계약에 의한 성립보다는 전쟁을 통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