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8일 성균관유도회총본부에서 과거의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현대의 실정에 맞는 ‘새로운 장례문화’의 진작을 위한 가이드를 제시했다.
2025년에 국내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이 총인구의 20%에 도달함에 따라 한국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베이붐세대의 자연사가 본격화되면 연간 장례수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21C의 1/4이 경과하는 시점에도 19C~20C의 전근대적 장례유습이 여전하여 여러가지 폐단이 드러나도 관혼상제를 중시하는 유교적 유풍에 따라 별다른 개선이 이뤄지지 못했다.
따라서 국내 유교 및 유학의 총본산이라고 할만한 성균관유도회총본부에서 새로운 장례문화를 위한 가이드를 제시한 것은 혁신적이고 시의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미리 준비하는 존엄하고 준비된 신 장례문화”(가이드)에서는 고인이 사전장례의향서로 사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후손과 주변의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한다.
사전장례의향서에 따라 고인에 대한 추억을 나눌 수 있는 사진이나 영상을 준비하여 고인이 주인이 되는 의례가 되도록 하고, 허례허식이나 불필요한 지출을 삼가는 새로운 미풍양속이 확립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사전장례의향서로는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경우를 들 수 있다. 위고는 자신의 장례에 마차를 동원해서 화려한 행렬을 하지 말고 그 비용을 아껴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는 프랑스인들을 위해 쓸 것을 당부했다. 중국 현대화의 설계자 덩샤오핑은 자신의 유해를 대만해협에 뿌릴 것을 유언했다. 이에 따라 그가 점지한 차세대 후계자 후진타오가 비행기에서 그의 유해를 바다에 뿌렸다. 중국의 혁명 1세대인 덩샤오핑과 저우언라이는 무덤이 없다.
가이드에서는 지나치게 상업화된 장례의 문제점을 알려 국민의 불편함과 비용부담을 줄여야 하고, 평소에 자신의 장례에 대한 의사를 반영한 사전장례의향서를 가족과 공유하며 사후 존엄성을 지켜야 하고, 부의금은 추모와 상주를 위로하는 마음의 중요함을 강조하며 현행 최고액권인 5만 원이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오늘날 결혼식과 장례식에서 식사 및 화환(조화) 비용이 지나치게 팽창한 것은 기존 부조문화의 대표적 폐단으로 지목된다. 이렇다보니 장례식이 고인에 대한 추모가 아니라 보여주고 답례하는 이벤트처럼 돼 버렸다. 이에 따라 성균관유도회는 장례식에서 조화를 꾸미는데 과도한 비용을 치르는 관성에서 벗어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세 끼를 챙겨먹기 힘들었던 시기에 어르신의 장례라는 마을의 ‘축제’(이청준 작가)에서 먹고 마시는 것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히 크고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중시하는 오늘날. 이런 '식객 문화'를 장례식장에서 상업적 방식으로 지속하는 것은 유교의 정신에도 별로 부합하지 않는다. 최근에 작은 장례식이나 '무빈소 가족장' 둥 새로운 장례양식이 확산되고 있다.
성균관유도회 가이드 : 혼동하기 쉬운 조문 예법을 알기 쉽게 만화로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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