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영세무장중립/중견국가의 지표

아리셀 족벌경영 : 박순관 박중언 부자관계

twinkoreas studycamp 2024. 7. 8. 07:49

 
23명이 희생된 아리셀 화재는 여러 면에서 국내 기업인의 이미지를 악화시킨 사건이다. 기업이 대표에 의해서만 운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사건에서 나타난 여러 문제점들은 중간관리자 등 부하 직원들이 알아서 하다가 생긴 일로 보기 어렵다.

더구나 모기업 대표인 박순관이 자회사인 아리셀의 대표를 겸임하고, 친아들 박중언이 아리셀의 총괄본부장을 맡는 '족벌 가족 경영'이 드러났다.

족벌주의(nepotism)가 이번 참사와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견제와 균형이 부재한 가족경영은 안전부실의 근본적 배경일 수 있다.

또한 보상문제 등 사후처리에서도 유족들과 원만한 협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과거에 횡행한 악덕기업의 구성요인 1항이 가족과 친척 중심의 족벌경영이었기 때문이다.

21세기라고 해도 주로 중국국적의 재중동포(조선족) 여성들을 불법파견 고용했다는 의심을 받는 기업이 과거의 구태와 얼마나 다를 수 있을까?
 

CCTV에서 확인된 초기 화재진압 장면은 비상경보 발동 및 대피경로 등에 관한 여러 의문을 증폭시킨다.

 
 
 

백 아무개 씨의 증언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연합뉴스, 6.29)


1. 회사와 근로자의 관계 : 불법파견 의혹
근로계약서를 쓴 적이 없다. 인터넷 구인공고를 통해 몇 시까지 모이라는 말을 듣고 출근했다. 지정된 버스에 타고 회사에 가면 관리자의 지시에 따르면 된다고 들었다. 용역업체 메이셀을 통해서 아리셀에 투입됐고, 작업 지시는 아리셀 관계자들이 했다.


2. 안전교육 미비 : 산업안전법,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소지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고 비상구가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다. 폭발할 수 있으니 배터리를 땅에 떨어뜨리지 말라는 정도의 설명만 아침에 들었다.

 
 
 
 
 
화재 발생 3개월 전에 화성소방서의 자료조사가 있었고, 3주 전에는 남양119의 현장방문 및 화재안전컨설팅이 있었다. 또한 사건발생 이틀 전에 화재가 발생해 자체 진화한 후에 아무런 신고도 하지 않았다.



박순관 박중언 부자관계 경영진이 피할 수 있었던 대형참사를 초래한 것은 아닌지 반문해야 한다.
 
또한 화재발생 초동대응과 관련해서 공장의 특성을 반영한 매뉴얼과 최소한의 대피훈련을 결여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다.

아리셀의 하청용역업체인 메이셀은 “근로자들에게 통근버스 사진만 알려주고 서로 얼굴도 모르는 상태이며, 우린 공장에 갈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작업자의 다수가 중국인 등 해외 국적자라는 점에서 불법파견 논란과 함께 이들에 대한 산업안전을 경시했을 것이란 의심을 초래한다.
 

                                                                  < 리튬 건전지 폭발 및 화재시 기본 매뉴얼 >


리튬 건전지 여러 개(박스 단위)를 보관하는 공장 등에서 폭발음 발생시
우선 대피 및 경보음 발동 - 건물내 근로자 등 입주자에 대한 탈출로 등 대피 안내 - 119신고 및 대피 완료 후 외부에서 진화 지원
* 사람이 우선이다. 생명이 우선이다.

 
 
올해부터 50인(50억)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도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됨에 따라 중소기업과 영세한 기업들의 산업안전관리에 빨간 불이 켜졌다.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 발생시에 대표자는 물론이고 실제 소유자에게 징역형 등 무거운 처벌이 내려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노동계는 중대재해처벌법 도입을 계기로 산업현장의 사망사고가 감소하기를 고대했고, 실제로 지난 몇 년 동안 미세하나마 사망사고의 감소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30명 이상 사망한 이천화재사고와 20명 이상 사망한 아리셀화재사고가 발생하면, 한 번의 사건으로 그 해의 중대재해사망사고 건수가 전년보다 증가하게 된다. 중대재해처벌법의 도입 취지가 무색해지는 셈이다.
 
각종 사고에서 한 명씩 줄여서 연간 사망사고수를 조금씩 줄여가는 판에 한꺼번에 수십명씩 숨지는 대형참사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한 중대재해 사망사고로 인한 한국 기업 및 기업인들에 관한 악명은 개선되기 어렵고, 국내 제조업 생태계의 특성상 소기업의 화재참사는 중견기업을 거쳐 글로벌기업까지 소환한다.
 
아리셀의 지분 96%를 차지한 에스코넥(모기업)은 지난해 매출이 2700억원을 넘은 중견기업이자 코스닥 상장사로서 스마트폰의 금속부품 등을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협력업체로 알려졌고, 중국과 베트남 등지에 현지공장을 둔 수출기업이다.
 
아리셀은 외국인 고용허가 사업장도 아니고, 특례고용허가를 받은 사업장도 아니다. 그럼에도 사망한 중국인 근로자들은 합법적 비자 외에 다양한 비자로 취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법인등기상 에스코넥 안산사업장의 주소지와 용역업체로 추정되는 한신다이아의 주소지가 동일하다는 점과 아리셀 화성사업장의 주소지와 용역업체인 메이셀의 주소지가 동일하다는 것은 저임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편법적 기업운영의 정황으로 의심을 받고 있다.
 
2000년에 설립된 에스코넥의 본사는 경기도 광주에 있고, 자회사(종속법인)로 2차전지(리튬전지)를 생산하는 아리셀(96%)을 비롯해 중국의 동관삼영전자유한공사(100%), 베트남의 S-Connect BG VINA(100%), 이산화탄소저감장치 에코하이테크(87.72%)를 두고 있다.
 
이 정도의 규모라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면할 길이 없다. 에스코넥 대표와 아리셀 대표를 겸직한 박순관 대표의 책임이 무겁다. 또한 아리셀화재사고에 투영된 국내 기업인의 몰골은 경제선진국을 자부하는 한국의 대내외적 이미지에도 부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