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영세무장중립/국내(South Korea)

허은아, 조국 9찍 패러디 : 구찌 대신 구치소

twinkoreas studycamp 2024. 3. 28. 07:47

정치풍자와 패러디는 힘 없는(?) 유권자들의 것인데, 선거판에서는 경쟁상대를 조롱하고 비방하는 수단으로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그래도 터무니 없는 개소리나 야비한 험담 및 욕설보다는 낫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최대 수혜자는 이 제도를 통해 다당제의 단초를 마련하려던 제3당들이 아니라 총선을 앞두고 급조된 조국혁신당이 유력해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비례대표 투표의 제1당으로 떠올랐다.
 
분위기를 타기 시작한 조국 대표는 “윤석열정권은 좌파도 우파도 아닌 대파 때문에 망할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현직 대통령의 광대짓으로 촉발된 ‘대파 875원’ 논란을 풍자한 것이다.
 
이어서 ‘국힘당이 대파될 것’, ‘4월10일에 대파산될 것’ 등으로 대파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다.
 
 

9찍 마케팅에 대한 패러디

 
기세가 오른 조 대표는 자신의 SNS에 ‘디올 대신 9찍’이라는 이미지 홍보물을 게시했다. 대통령 부인의 디올 가방 논란을 풍자하는 동시에 구찌를 연상하는 당 기호 9번을 홍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번에는 예기치 않은 역공을 초래했다. 이미지 컨설턴트 출신 여성후보가 이 홍보물에 대해 ‘구찌가 아니라 구치소가 어울리는 분’이라고 역풍자했다.
 
허은아 개혁신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조 대표가 9자 마케팅을 하는 것을 겨냥하여 대법원 확정판결을 앞둔 2년 징역형을 연상케 하는 ‘구치소’로 되치기를 한 것이다.
 
그런데 9와 별개로 치소(嗤笑)라는 단어는 ‘빈정거리며 웃는다’는 뜻이 있으니, ‘9치소’는 구치소(prison)일 수도 있지만 ‘9를 빈정거리며 웃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허 위원장은 대법원 확정판결만 남은 조 대표에 대해 “구치소에 계셔야 하는 분이 버젓이 활개치며 대한민국 정치·사법 질서를 뒤흔들고 있는 현실에 위기감과 무력감마저 느낀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선거는 9번 찍는 것 말리는 ‘구만리 선거’가 돼야 한다”고 다시 되치기했다.
 
한편, 조 대표는 교육부 소청을 통해 서울대의 파면결정을 최근 해임으로 낮춰 퇴직금 전액을 받게 됐고, 교원 재임용 제한도 3년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조 대표 변호인은 해임도 수용할 수 없으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유죄판결과 별개로 서울대 교수 재직 중에 SNS에 남긴 ‘파리 싹싹’ 등 수많은 풍자적 언사들이 부메랑으로 돌아와 되치기 쓰나미를 당했다. 22대 총선은 ‘조국 시즌 2’의 서막인가?
 
자신은 명언으로 생각하지만 남들은 망언으로 여길만한 풍자를 한 내로남불(我是他非)은 조국인가, 허은아인가? 대파 논란으로 촉발된 선거판 풍자의 화살이 누구에게 어떤 이슈로 집중될 것인가는 ‘회고 선거’에서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