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영세무장중립/중견국가의 지표

홍승봉 교수 중재안, 10년간 매년 1004명씩 증원

twinkoreas studycamp 2024. 3. 20. 00:21

의대증원에 관한 정부와 의사집단 사이의 조율이 전혀 이뤄지지 못하는 가운데 319일 홍승봉 성균관대 의대교수협의회장 겸 대한뇌전증센터학회장이 "10년 동안 연간 1004명씩 증원하면서 5년 후에 필수의료와 지방의료 상황을 재평가해 증원규모를 조정해나가자는 중재안을 제기했다.

 

홍승봉 성균관대 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천사(angel)를 연상케 하는 1004명이란 수치는 임의로 정한 것이 아니라 미국, 일본, 대만의 의대정원 평균값이라고 한다.

 

홍 회장은 1004명 증원으로 정원 50명 미만의 미니의대 17개의 50% 증원(372), 비수도권 의과대학의 증원(632)에 의한 지방의료 강화를 제안했다.

 

또한 정부가 우려하는 의사의 절대부족과 고령화에 대해서 앞으로 10년 동안 65세 이상 교수들의 정년 이후 5년 연장근무제 및 타병원 파트타임 근무제 등을 도입하여 보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홍 회장은 "뇌전증(간질) 수술은 비수도권 국립대병원들도 하지 못하고, 2차 병원에서 꿈도 꾸지 못한다"면서 너무 큰 폭의 증원은 학생, 전공의, 교수들을 공황상태에 빠지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중증환자들과 의대생, 전공의를 위해 용기를 내어 중재안을 제안한다고 술회했다.

 

 

국민 여론은 상당한 규모의 의대증원 지지

 

보건의료노조 설문조사 결과(2023.12)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성인 1002명을 조사한 결과, ‘정부안대로 2000명 증원해야 한다는 응답이 4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증원 규모와 시기를 조정한 중재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응답도 41%를 차지함으로써 정부의 보다 유연한 해결능력을 촉구하고 있다반면에 의사협회 등의 주장처럼 정원을 확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은 6%에 불과했다.

 

이번 사태의 전개와 관련해서 정부의 대응에 대한 평가는 잘못하고 있다’(49%)잘하고 있다’(38%)보다 10% 이상 높다.

결론적으로, 의대정원에 대한 국민의 공감도는 높은 편이지만 정부의 보다 유연한 문제해결 능력에 대한 요구가 높다.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 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이다. 응답률은 14.7%로 미국 갤럽의 전통적인 유효기준(15%)을 사실상 충족했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보건의료노조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서던포스트에 의뢰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3.4%필수진료과 의사들이 부족한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을 지지했고, 89.3%의대정원 확대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코리아리서치가 39~10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의대증원에 대해 2000명이 적절하다는 응답이 35%에 달했고, 2000명보다 더 늘려야 한다는 응답도 23%로 나타났다. 반면에 2000명보다 적게 늘려야 한다는 응답이 31%에 그쳤고, 증원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은 6%에 불과했다.

 

병원과 의사들이 수도권으로 몰리는 이유? : 면적 대비 인구의 과잉편재 (지방의료 위기의 인구학적 측면)

 

전국적으로 의대증원에 대한 여론이 높고, 정부의 2000명 증원안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의사협회가 자초한 일이기도 하다. 과거에 사법시험 합격자를 늘리거나 로스쿨을 도입할 때도 변호사협회 등이 반발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현재 의협과 같은 방식은 아니었다. 하필이면 의협 대변인(홍보위원장)이 불과 몇 년 전에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낸 가해자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생명존중과 인술의 당사자가 음주운전 살인사건의 범죄자였다는 사실에 대한 자각과 경계심이 희박하다는 것 자체가 의사협회의 현주소다의협은 어느 시점에서부터 노총이나 산별노조(연맹)를 흉내내면서 마치 투쟁기구처럼 과장된 몸짓으로 국민에게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정원이 늘어나 변호사가 많아지니 경쟁이 심해지고 변호사들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말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회가 더 나빠졌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마찬가지로 의대정원이 늘어나면 의사가 많아져서 경쟁이 심해지고 다소 질적인 하락이 있을 수 있지만, 사회가 더 나빠질 것이란 말은 국민들에게 설득력이 없다.

 

지방의 인구 30만명 이하 소도시에는 이비인후과 등 일부 진료과목이 사실상 1~2곳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멀쩡한 종합병원에도 필수 진료과목이 이빨 빠진 것처럼 듬성 듬성 빠진 경우가 많다. 돈이 안 되고, 의사를 구하기도 어려우니 해당 환자들이 딴 데를 알아보라는 식이다.

 

세계적으로 상당한 수준의 의료선진국이지만 의사협회로 대변되는 닥터들의 세계가 일부 썩고 있다는 사회적 비난이 커지고 있다. 투자한 만큼이 아니라 그 이상 훨씬 많이 반대급부를 기대하는 닥터들의 정서를 국민들이 모르는 바가 아니지만, 증원결정 자체를 철회해야 정부와 대화하겠다는 태도를 국민들이 지지할 수는 없다.

 

또한 전공의를 포함한 의사들이 의대증원 규모를 놓고 환자외 보호자를 인질로 삼는 듯한 태도는 불가피하더라도 장기화될수록 국내외를 막론하고 세계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

 

의사들이 항변하듯이 정부가 그런 심리를 악용한다고 하더라도 환자를 외면하는 것은 의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그것은 의사의 숙명이다. 의사를 그만둘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의사들이 일종의 파업 및 철시(撤市)로 병원을 떠나고 환자를 받지 않겠다면, 앞으로 국민의 보이콧 대상이 된 병원들은 공황을 맞이할 수 있다. 의료계의 건강한 발전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이런 극단적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방과 소도시의 주민들은 미용의료의 과도한 비중과 돈 되는 진료의 쏠림에 건강권 및 의료서비스에 심각한 불편을 겪고 있다. 이들의 입장에서는 의대증원을 지지하는 것이야말로 자신과 가족의 생존권 및 건강권을 수호하는 방어권의 행사다.

 

의대증원에 반대하여 전공의에 이어 교수들까지 사표를 내려는 마당에 중증 및 난치성 환자를 다루는 일부 의사들이 끝까지 현장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초기대응이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필수의료의 대표적 진료과목인 뇌혈관 분야의 전문의들이다.

 

 

현재 의료 상황에 대한 대한 뇌혈관내치료의학회 및 대한 뇌혈관외과학회의 성명서

 

대한민국 의료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필수의료 유지를 위한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1일 윤석열 정부가 의대 2000명 증원을 중심으로 한 필수 의료 패키지를 발표한 이후, 전공의들의 사직과 이에 대한 정부의 탄압, 이를 지켜보다 못한 의대 교수들의 저항이 이어지는 악화일로의 상황에서도 대한 뇌혈관외과학회와 대한 뇌혈관내 치료의학회 회원들은 필수의료의 최전방에서 환자 곁을 묵묵히 지켜왔습니다.

 

정책 자체의 좋고 나쁨, 혹은 옳고 그름을 따지기에 앞서, 필수 중증 응급의료가 전공의 중심으로 유지되고 있었던 대한민국의 의료 현실에서 지금의 갑작스러운 전공의 사직에 의한 의료 공백은 국민의 생명권과 직결되는 사태로 정부도 의료 계도 한발 물러서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에 급박한 작금의 상황에서 우리의 의견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먼저 우리의 요구를 말하기 전 국민 여러분께 말씀 올립니다.

죄송합니다. 국민 여러분께는 이 말 밖에 할 수 없습니다.

 

의사들의 주장이 아무리 미래의 국민 건강을 위해서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의 문제는 현실입니다. 그러기에 조속하고 합리적 해결이 될 때까지 저희는 병원을 지키고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 자리를 빌어 우리 학회 구성원들이 국민 여러분께 올리는 진심 어린 의견에 넓은 아량으로 귀 기울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미래 필수의료 수행의 당사자들인 학생, 전공의들에게 스승이자 선배로서 이 말을 하고 싶습니다.

 

미안합니다.

 

한참 배우고 공부해야 할 시점에 과거와 어른들의 잘못 때문에 미래가 위험해진 것에 진심으로 미안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보다 악순환의 서막이 열리는 위중한 상황이 명백한 바, 여러분께 미안한 마음과 함께 양 학회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하는 바입니다.

 

우리 대한 뇌혈관내 치료의학회와 대한 뇌혈관외과학회의 구성원들은 뇌혈관 질환의 최일선의 치료 주체로서 나아가 중증 응급 뇌혈관 질환의 최종 치료자로서 개인의 영달보다는 환자 치료를 위하여 일년 365일 병원을 지켜온 필수 의료의 첨단에 서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 해왔다.

 

정부가 말하는 필수 의료가 곧 양 학회 구성원이 하고 있는 의료이며, 지난 시간 동안 잘못된 의료 시스템의 폐해를 그대로 받아왔던 당사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응급실과 중환자실 그리고 수술실을 벗어날 수 없는 숙명을 받아드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양 학회 구성원들의 대부분이 각자의 병원을 지키고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환자 곁을 지키기 위하여 시류에 무관심했던 결과 작 금의 사태가 벌어진 것에 책임을 느끼며 현재 상황의 타개를 구하고자 다음의 사항을 요구한다.

 

1. 윤석열 정부는 폭력적 법집행을 내세워 의사단체를 범죄집단화하는 것을 즉시 중단하라.

 

2. 윤석열 정부는 이번 의료 정책으로 야기된 혼란에 일차적 책임을 지고 당사자들과 협의와 합의를 통하여 이번 정책의 모든 부분을 상의할 수 있음을 인정하라.

 

3. 의협 및 전공의협의회는 정부가 성실한 자세로 협의를 제안하면 책임감을 가지고 협의와 합의에 응하라.

 

4. 현재 휴학중인 의대생들은 정부와 의협, 그리고 전공의단체가 협상을 개시하면 즉시 학업에 복귀하길 바란다.

 

5. 윤석열 정부는 향후 의료정책의 수립에 있어서, 일방적 통보가 아닌 전문가 집단과 소통하여 당사자들의 합의하에 정책을 수립 하라.

 

6. 현재 대한민국 의료의 가장 큰 문제인 지역의료 소실과 필수의료 부족은 지금 당장의 문제로 합리적 제도 개선과 기존 비용의 적절한 재분배로 빠른 시간 내에 해결함을 촉구한다.

 

7. 미래 대한민국 의료의 가장 큰 문제인 의료비용 증가에 대한 적절한 해법을 위하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당사자들은 논의하 여야 한다.

 

8. 무엇보다 이 모든 일의 끝에는 국민 건강이라는 대의가 있음을 명심하라

 

대한민국 의료의 최전선에서 암울한 현실과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며 보낸 우리들 의 의견에 귀 기울여 주길 바라며 후방의 총성이 멎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24. 3.15

 

대한 뇌혈관외과학회 및 대한 뇌혈관내 치료의학회 일동

 

 

성균관대 의대교수 75%, 의대증원 찬성

 
홍승봉 성균관대 의대 교수협의회장(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전문의)은 지난 2월 26일 이번 갈등의 피해는 중증·난치성 환자에 돌아갈 것이라면서 양측의 대승적 양보를 촉구했다.
 
홍 회장은 3월부터 새로운 인턴과 레지던트가 들어오지 않으면 법적·행정적으로 제재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대학병원의 진료가 마비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홍 회장은 23일부터 24일까지 성균관대 의대교수 201명을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는데, 이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에서 50명(24.9%)은 의대정원 증원을 반대했지만, 42명(20.9%)은 의약분업 이전 수준인 350명 증원에 찬성했다.
 
또한 50명(24.9%)은 500명 증원, 10명(5%)은 1000명, 8명(4%)은 2000명 증원에 찬성했다. 나머지는 원칙적으로 증원에 찬성한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의대정원 증원을 반대하는 비율은 25%이었고, 찬성하는 비율이 55%로 더 높았다는 것이다. 다만 증원규모를 350∼500명 수준으로 보는 견해가 대다수였다.
 
이번 조사에서 의대교수들은 필수의료와 지방의료 붕괴에 대한 대안으로 수가인상과 의료전달체계 확립,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보호장치를 강조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개원의가 중심이 되는 의사협회와 달리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하는 의대교수협의회를 비롯해서 각 대학의 의대교수들이 중재적 역할에 나선 것은 전공의 및 재학생과의 관계에서 다소 결이 다른 측면이 있고, 의료인력 육성에 대한 장기적 관점에서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전남은 광역 중 사실상 유일하게 의대가 없다. 전남대는 광주에 있다. (연합뉴스)


 
오래 역사 속에서 의료계는 의사 뿐만 아니라 간호사 등 다양한 구성원들의 협력과 헌신으로 환자와 보호자에게 인술의 존경을 받는 독특한 지위를 유지해 왔다. 특히 2020년~2021년 코로나 대유행 국면에서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계의 헌신에 대한 찬사는 국내를 넘어 세계적 현상이었다.
 
한편, 전국 총파업을 최대 무기로 삼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까지 나서 최근 전공의들의 보이콧과 사직, 그리고 의사협회의 태도를 비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들은 이른바 ‘빅5’에 속하는 아산병원의 간호사가 급성중증질환에 빠졌을 때 소속병원에 해당 의사가 없어 다른 병원을 물색하다가 숨진 사건을 극적인 사례로 제기하고 있다. 이런 일은 우연한 미스매칭도 아니고, 의사협회가 주장하는 ‘수가인상의 문제’도 아니라는 것이다.
 
 
< 의료계 집단행동에 대한 건강보험 가입자단체 공동 입장 >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참여하는 가입자단체 일동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대하는 의료계 집단행동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그간 역대 정부마다 제한된 보건의료자원으로 국민 건강권을 보장하고자 수가 조정과 의료전달체계 개선 등 다양한 정책적 수단을 강구해 왔지만, 필수·지역의료 공백은 갈수록 심화되어 간호사조차 제때 수술받지 못해 사망하거나 응급실 병상 부족과 소아과 오픈런 등 국민의 불편과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 같은 문제의 근본 원인은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의료계 요구로 의대 정원의 축소·동결을 유지해 온 데서 비롯된 절대적인 의사 수 부족에 있다.
 
특히 의사협회는 그간 누적된 의료체계 문제 앞에 보험료 재정이 추가 투입되는 정책적 우회 수단만 내세우며 의대 정원 확대를 통한 의사 수 확충은 철저히 외면해 왔다.
 
급기야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한 이번 집단행동은 코로나 현장을 어렵게 지켜준 데 보내준 국민의 신뢰를 스스로 걷어차는 행위와 다름 없다. 환자 곁을 떠난 의사들의 주장은 그것이 무엇이든 국민들로부터 지지받지 못할 것임은 자명한 바, 집단행동의 즉각적 중단을 촉구한다.
 
정부는 의료계 집단행동에 따른 의료공백 최소화를 위해 만전을 기해 주길 바란다. 사회적 재난에 준한 한시적 건강보험 비상진료 지원방안을 매뉴얼에 따라 신속하고 투명하게 집행하되, 향후 그 책임을 철저하게 물어 국민의 소중한 보험료를 회수할 방안도 함께 모색해야 할 것이다.
 
 
2024년 2월 21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가입자단체 일동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YWCA연합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 의협과 전공의들은 집단 진료거부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 >
 
의대정원 확대 반대를 위한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아무런 정당성도 없다. 윤석열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의대정원 확대를 발표하자 대한의사협회(의협)과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빅5’라 불리는 대형 병원 전공의들이 오는 20일(화) 오전 6시 이후 근무를 중단하겠다고 한다.
 
코로나19 재난 사태를 거치며 의사 부족 문제는 이제 대부분의 국민이 공감하는 의제가 됐다. 그래서 여론조사에서 도 응답자의 76%는 의대 정원 확대에 긍정적 답을 했고, 부정적 답변은 단 16%뿐이었다(한국갤럽, 2.13~15일 전국 성인남녀 1천2명 대상 실시). 압도적으로 의사 수 확대에 찬성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도 이러한 정서를 알기에 총선을 앞두고 이런 정책을 발표한 것이다. 그동안 국민의힘(그 전신들을 포함해)은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한 적이 없다. 그러니 떨어지고 있는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 정부가 진정으로 의사 부족으로 국민들이 겪는 고통을 해결하려 한다면 의대 정원 확대를 이런 식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는 응급, 소아과, 산부인과 등 대표적 의사 수 부족 진료과들과 코로나19 환자의 80%를 담당한 필수 공공병원인 지방의료원의 의사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제시했을 것이다.
 
우리는 이를 위해 공공의과대학 설립과 부족한 의사를 정부가 책임지고 육성해 부족한 곳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제도를 요구해 왔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민주당이 집권 시절 추진했던 소규모 공공의과대학 설립안조차도 없다. 그저 40개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대정원 확대 수요 조사 결과(2151~2847명)에 가까운 의대정원 2천 명 확대만 달랑 발표했을 뿐이다. 윤석열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가 총선용 포퓰리즘이라고 비난받는 이유다.
 
그러나 이를 반대한다는 의사들의 투쟁도 명분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그들은 의사를 공공적으로 늘리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라, 의대증원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이 의사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의협은 이조차 부정하고 있다.
 
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이나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 런’ 같은 비극들은 의협의 관심사가 아니다. 의협은 그저 수가만 높게 인상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란 얘기만 반복한다.
 
의협은 이러한 비극조차 수가 인상에 이용하려는 냉혹한 시장주의자들이다. 한국의 의사 평균 연봉이 OECD 최상위 수준으로 노동자 평균 임금의 6배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공감능력 부족과 탐욕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의협 비대위가 “때리는 대로 맞고 인내한 의사의 고통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며 피해자 코스프레하는 것은 위선 그 자체다. “무기한 (파업·휴업) 내지는 마지막 행동”, “2000년도 의약분업 투쟁 때는 전공의들이 여름에 나와서 겨울에 들어갔다”며 이번에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의협이 협박하는 대상은 그들이 지지해 온 윤석열 정부가 아니다. 바로 평범한 국민들이다.
 
2000년 당시에도 집단 진료거부로 수차례의 수가 대폭 인상을 얻어내 건강보험 재정을 거덜내는 바람에, 보험료 인상의 대가를 치른 것은 노동자·서민들이었다. 의협의 집단 진료 중단은 아무런 정당성이 없다.
 
대학병원 전공의들의 의대정원 확대 반대도 정당성이 없는 요구다. 고강도 장시간의 노동을 하는 전공의들이 더욱 질 좋은 의료 서비스를 환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요구해야 할 것은 노동조건 개선과 의사와 간호 인력 확충이어야 한다.
 
자신들이 겪는 고통을 후배들에게 이어지게 하지 않기 위해서도 노동조건 개선과 의사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 이런 요구로 병원 경영진과 정부를 상대로 싸운다면 지지받을 것이다. 그러나 장차 자신들이 개원할 때를 대비해 경쟁자를 줄여 더 많은 수익을 보장받기 위해 의대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것은 지지받기 어렵다.
 
상급종합병원 의사 인력의 30~40%를 차지해 진료 거부 시 강력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힘을 환자들에게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용하지 않고,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나 환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에 사용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전공의들은 지금이라도 의대정원 확대 반대 집단 진료 거부가 아니라 필수·공공 의사 인력 확대를 요구하는 것이 옳다. 의대생들의 20일 의대정원 확대 동맹(집단)휴학 계획도 마찬가지로 정당성이 없고 철회해야 한다.
 
우리는 ‘필수의료’와 지방 의료를 살리기 위한 공공의사 인력 확충을 일관되게 요구해 왔다. 윤석열 정부가 공공의사 인력 확충 정책만 의식적으로 제외하고 의대정원 확대를 발표한 것은 의료 공공성 확대에는 치를 떤다는 점에서는 의협과 완전히 같은 입장에 서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윤석열 정부가 ‘강경한’ 입장으로 의협과 대치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꼭 필요한 공공의료기관 확충과 의사의 공공적 양성과 배치라는 본질적인 해결책을 두고 대립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윤석열 정부는 의협 등과 강경하게 대치하는 듯하다가도 그들과 타협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가 의협 등의 요구를 수용해 수가를 인상해 주고 그 부담을 노동자·서민들에게 떠넘기는 수작을 부려서는 안 된다.
 
윤석열 정부는 지금이라도 ‘필수의료’와 지방 의료를 살리기 위한 공공 의사 인력 확충 계획을 세워 발표하라.
 
2024. 2. 19.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간호사회, 약사회, 치과의사회 등), 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건강보험하나로시민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노동조합, 전국보건교사노동조합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