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영세무장중립/국내(South Korea)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 도입 필요성

twinkoreas studycamp 2023. 5. 4. 21:23

 

 

음주운전은 부주의나 과실이 아니다. 음주운전은 고의적 범죄다. 우리 사회는 음주운전자를 범죄자로 규정하고, 그렇게 불러야 한다.

 

54일 경기도 광주시의 아파트 앞 도로에서 음주운전자의 역주행으로 택시운전자가 숨지고 승객이 중상을 입었다. 이 범죄자는 경찰의 검문에 불응하고 도주하다가 역주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하고도 치명적인 범법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이에 앞서 51일에는 오후 4시경에 전북 완주군에서 음주운전자가 부부를 치어서 부인은 사망하고 남편은 중상을 입었다. 대낮에 술에 취해 운전하다가 사람을 치어 죽이는 행위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간주해도 지나치지 않다.

 

내가 술 조금 먹었으니 운전해도 괜찮다?” “술 좀 먹었다고 다른 차와 충돌하지는 않는다?” “술 취해다고 해서 사람을 치지는 않는다?” 이렇게 타인의 안전과 생명에 대해 무신경하고 무례하고 무도한 생각을 담은 말들을 개소리라고 한다.

 

이런 개소리를 머리에 떠올리며 운전대를 잡는 음주운전자는 자신을 기만하고 타인을 기만하다가 자신과 타인에게 커다란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대낮에 낮술을 하고 뻔뻔하게 운전대를 잡는 사람들은 이미 사이코패스적, 소시오패스 성향이 내재한 경우로 간주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런 사람들로 인해 어린이들이 숨지는 사고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 사례

 

더 큰 문제는 음주운전의 상습성이다. 지난달 대전에서 음주운전으로 인도를 돌진해 배승아양(초등 4년생)을 숨지게 한 운전자는 과거에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적이 있었다.

 

흔히 유명인들의 상습 음주운전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지만, 일반인들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치명적인 사고가 나기 전에 평소에 얼마나 음주운전을 해 왔는지 알 도리가 없다.

 

 

국내 교통사고는 악명이 높다. 수십년에 걸친 노력으로 개선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OECD 회원국 중에서 낙제 수준이다. 하루 평균 8명씩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있다.

 

지난 2019년 기준 229천여건이 발생해서 사망자가 3300여명이었고, 2020년에도 사망자가 3천명이 넘었다. 2021년에 2900대로 줄었지만 매년 엄청난 인명이 교통사고로 숨지고 있다.

 

이 가운데 음주운전에 의한 교통사고는 연평균 15천여건이고, 사망자수는 200명이 넘는다. 근래에 감소추세라고는 하지만 십수년 동안의 장기 평균으로 보면 음주운전으로 인해 하루에 1명꼴로 숨지는 셈이다. 음주운전의 치명성과 반사회성을 증명하는 통계적 근거가 아닐 수 없다.

 

 

 

해외사례 : 사후약방문보다 사전예방이 우선

 

해외 여러 나라에서 장기 징역형, 면허박탈, 신상 및 차량정보 공개, 차량 재등록 금지, 동승자 불이익.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IID·Ignition Interlocking Device) 등으로 음주운전 사망사고 예방에 힘쓰고 있다.

 

미국 워싱턴주는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1급살인으로 간주하여 최장 징역 50년형에 처하고, 오스트레일리아는 신상을 지역신문에 공개한다. 옆나라 뉴질랜드는 음주운전 차량을 강제매각하여 벌금을 제한 나머지 금액을 돌려주고 1년간 차량등록을 금지시킨다. 노르웨이는 2회 적발시 영구적으로 면허를 박탈한다.

 

 

 

동남아국가들은 정신심리적 제재를 실시한다. 말레이시아는 음주운전자의 즉시 수감과 동시에 배우자도 수감시킨다. 부인들에게 평소에 남편의 음주운전을 예방하라는 뜻이기도 하고, 음주운전자들에게 부인이 도망갈 짓을 그만두라는 경고이기도 하다. 타이에서는 영안실에서 시신관리 등 봉사형을 하도록 강제한다. 음주운전으로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을 두 눈으로 보라는 것이다.

 

자율주행시대가 오면 음주운전 개념이 사라질까? 레벨 5가 아니라 레벨 울트라 퍼펙트가 된다고 해도 음주운전은 사고원인 및 법적 처벌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자동차가 제 정신이 아닌 운전자를 완전히 대신하여 교통안전을 지켜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자동차와 도로의 패러다임이 혁명적으로 바뀌기 전까지 과학적으로, 사회적으로 망상이다.  제 정신이 아닌 사람이 우주선을 탄 들 안전한 항해를 장담할 수 있을까?

 

교통전문가들은 음주운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연평균 1조원 안팎으로 추정한다. 미국은 다수의 주에서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를 도입하여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 음주운전 적발건수 및 알콜농도,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양태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시동잠금장치를 설치하도록 강제하는 기준을 수립하고 입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