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현장에서 소방대가 설치한 인명구조용 에어매트가 뒤집히는 바람에 2명이나 죽었다는 것은 석연치 않은 일이다. 부천 호텔화재사고에서 119의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남녀 2명이 바닥으로 추락해 사망했다.
에어매트를 인명구조용으로 사용할 때는 4곳의 모서리 중에서 적어도 2곳을 단단히 고정해서 뒤집히지 않도록 하고, 가능한 소방대원 등이 매트를 꽉 잡고 관리해야 한다. 이러한 기본적인 매뉴얼을 소홀히 하는 것은 에어매트를 믿고 고층에서 뛰어내리는 시민에 대한 배신이다.
그런데 에어매트의 반입시기가 2006년으로 밝혀져 18년이 지난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적인 사용기한이 7년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노후방치의 문제가 우려된다.
이번 화재사고에서 두 남녀는 실내로 유입되는 유독가스로 인해 질식할 위기 속에서 7층 아래에 설치된 에어매트를 보고 신속하게 투신했으나 매트가 뒤집히는 바람에 즉사했다.
이에 대해 희생자들이 너무 성급하게(?) 뛰어내렸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일종의 개소리일 개연성이 있으므로 추락사의 직접적 원인에 대한 정확한 공개가 필요하다.
호텔 7층에서 창문으로 탈출을 시도하던 여성은 소방대가 1층 바닥에 매트를 설치한 직후에 뛰어내렸으나, 모서리 부분으로 떨어져 매트가 뒤집히면서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성이 어떤 부분으로 떨어졌는지, 매트 설치의 정상적인 설치 및 고정의 여부, 매트의 안정성 품질 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로 인해 여성이 뛰어 내린 후에 곧바로 따라 뛰었던 남성도 에어매트의 완충을 받지 못하고 바닥에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도 사망경위가 불분명한 점들이 있다.
여성이 모서리에 떨어져 매트가 뒤집히기 직전에 남성이 매트의 모서리에 재차 충격을 가해 완전히 뒤집히면서 두 남녀가 거의 동시에 바닥으로 추락했다는 것인지, 에어매트가 뒤집히는 순간에 남성이 떨어져 바닥과 충돌했다는 것인지, 매트가 뒤집힌 직후에 남성이 다시 모서리 쪽으로 떨어져 튕겨져 나갔다는 것인지...
K-119의 굴욕 : 에어매트 매뉴얼의 부재, 화재시 완강기 사용률 0%?
아파트나 빌딩에서 갑자기 화재에 노출된 시민이 긴급탈출의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내부적으로 완강기고, 외부적으로 에어메트다. 그런데 완강기의 사용법에 대한 시민의 인식은 매우 낮고, 에어메트에 대한 소방대의 매뉴얼은 부재하다.
일반적으로 화재구명용 에어매트에 대해 소방대는 1회에 1인씩 낙하하면서 매트의 원형이 복원된 다음에 낙하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한 매트를 설치할 때 화재를 당한 시민들이 매트의 중앙에 떨어질 수 있도록 낙하지점을 고려해야 하고, 특히 뛰어내리려는 시민과 소통하여 매트의 중앙에 떨어지도록 유도하는 집중관리가 필요하다.
부천 119의 에어매트 설치 및 관리에서는 당시 출동인원의 부족 등 상황적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이런 상식 차원의 암묵적 매뉴얼이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일부의 국지적 문제가 아니라 전국 소방서의 보편적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에어매트? 매뉴얼이 없어요.”
“완강기? 그걸 누가 사용할까요?”
인명구조용 수소드론 개발 필요성
어지간한 아파트도 20층 이상이고, 30층이 넘는 고층빌딩이 즐비한 시대에 에어매트는 화재구명용으로 한계가 분명하고, 그나마 이번 사고처럼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수도 있다.
고층시대의 인명구조를 위해서는 화재진압용 드론과 수상 인명구조용 드론을 개조하여 고층용 인명구조 드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현재 기술수준에 비추어 강력한 출력과 일정한 지속력을 보장하는 인명구조용 드론을 개발할 잠재력이 충분하다. 앞으로 인공지능과 수소 시대를 맞이하여 고층화재에 유용한 인명구조 모빌리티를 개발하는 것은 의지와 시간의 문제일 수 있다.
만약에 이번 화재사고에서 인명구조용 드론이 출동할 수 있었다면, 두 남녀의 생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또한 폭염 속에 화재를 진압하며 분투한 부천 119 대원들도 곤혹스러운 낭패를 당하지 않았을 터이다.
'한반도 영세무장중립 > 중견국가의 지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감증명서 인터넷 발급, 행정혁신의 빛과 그림자 (14) | 2024.09.29 |
---|---|
경실련이 '2025년 의대증원 백지화 요구'를 일축한 까닭 (2) | 2024.09.10 |
플라스틱 배출과 섭취의 딜레마 (28) | 2024.08.13 |
올림픽 선수단 규모 대비 메달수, TOP 10 중 한국 2위 (6) | 2024.08.12 |
아리셀 족벌경영 : 박순관 박중언 부자관계 (21) | 2024.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