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패권경쟁/미 대선

미 연방대법원, 트럼프 전 대통령 면책특권 파문

twinkoreas studycamp 2024. 7. 2. 03:47

 

'6 대 3' 미 연방대법원

 
 
 
미 연방대법원의 토사곽란(vomiting and diarrhea) : 전직 대통령 면책특권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트럼프가 대선승복을 거부하고 비합법적 수단(의사당 점거 등)에 의한 전복(뒤집기)을 시도 및 사주했다고 기소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전직 대통령의 면책특권을 주장했고, 연방대법원은 이를 인용하는  그로테스크(eccentric) 판결을 내렸다.
 
이에 앞서 트럼프 전대통령은 재임 중에 연방대법관 구성의 변화에 공을 들였고, 종신제를 보장하는 대법관의 구성이 '친공화당(Conservatives) 6 대 친민주당(Liberals) 3'으로 확립됐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막무가내로 미 법무부와 사법부를 쥐고 흔드는 행태는 기업활동 과정에서 파산 등 여러 재판에서 겪은 좌절과 그 과정에서 터득한 법원의 생리에 관한 독특한 깨달음에서 연유할 지 모른다.
 
아닌게 아니라 트럼프가 1심, 2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사안을 연방대법원에 “전직이라도 재임 중 공적으로 한 행위는 면책대상인지 따져달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 'C6:L3'의 미 대법원이 다수의견 6인으로 ‘면책대상이 맞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워싱턴D.C. 연방항소(2심 재판부)는 1심 유죄판결에 불복한 트럼프에 대해 대통령의 면책특권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시민 트럼프’로 규정하고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그런데 연방대법원이 전직 대통령의 면책에 관한 신법을 제정하는 수준의 해석으로 '법치주의(rule by law)'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연방대법원은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공적(official) 행위는 면책특권이 있고, 사적(unofficial) 행위는 없다고 판시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전직 대통령이라도 재임 중 공적 행동에 대한 형사기소에 관해 일부 면책특권을 갖는다”고 밝혔다.
 
이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결과 불복 및 전복(顚覆) 시도 관련 4개 혐의 중 당시 법무부 당국자들과 논의한 내용들은 면책이 적용됐다.

하지만 당시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대선결과 인증을 거부할 것을 압박한 혐의, 가짜 ‘트럼프지지’ 선거인단 구성 관련 역할, 2021년 1월 6일 미 의사당 폭동에 관한 사주 및 방조에 관한 문제는 하급 법원이 판단하도록 했다.
 
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숨통을 끊을만한 사안이 모두 제거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11월 대선 이전에 하급 법원의 판결과 대법원의 최종심이 모두 완결될 가능성이 희박하고, 만약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이러한 과정들을 포함한 미국 삼권분립이 형해화되는 제2의 의사당 폭동과 같은 역겨운 도전을 맞이할 개연성이 높다.
 
이에 따라 미 언론들은 ‘6:3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트럼프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사실상 면죄부로 바라보고 있다. 

연방 대법원의 논리는 1990년대 초에 한국 검찰이 내세운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궤변보다 더 해괴한 '실패한 선거불복 쿠데타 시도라도 처벌할 수 없다'는 개소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당선된다면, 아마도 법무부에 지시해서 공소 취하(특검 해산)를 지시하고도 남을 인물이다.

미국  민주주의체제는 더 이상 세계의 표준(standards)을 자부하기 어렵다.

'화이트 내부의 유럽적 분열'과 18세기 후반 독립 당시 평균수명 40세 미만의 시기에 도입한 '대법관 종신제'를 21세기에도 자랑스럽게 유지하는 관행은 자국이 민주주의를 가르치려고 했던  아시아 등 많은 대륙에 '기괴한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다. 
 
2021년 1월 미 의사당 폭동사건은 근본적으로 미국 리버럴과 컨저버티브의 합작품이고, 2024년 대선의 기괴한 풍경들도 마찬가지다.
 
 

BBC

 
 
노쇠함 대 선거불복 : 크레이지 아메리카 양상
 
바이든 트럼프의 리턴매치의 서막이 오른 CNN TV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노쇠함이 부각돼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런데 이번 토론회에서 여성 진행자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세 차례에 걸쳐 선거승복 의향을 물었으나 사실상 거부됐다. 처음 질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외교안보 분야에서 밀린 답변을 하는 듯하면서 계속 딴소리를 하자, 진행자는 자신의 질문이 선거승복 의향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재차 답변을 요구했다. 
 
트럼프는 이번에도 다른 소리를 하다가 넘어갔다. 그러자 진행자가 다시 질문내용을 환기시키고 'YES or No'로 답변하라고 다그치기에 이르렀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트럼프는 "공정한 선거라면 100% 승복한다"고 밝히면서, 다시 선거부정의 심각성을 주장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트럼프 자신이 공정한 선거로 생각하지 않으면 승복할 수 없다는 맥락이었다. 

미국을 혼란에 빠지게 한 의사당폭동으로 인해 중대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 중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민주당 후보는 'Sleepy Jo'라는 별명이 붙었던 81세 바이든의 노쇠함이 드러났고, 공화당 후보는 사법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선거승복을 부정하는 반민주성이 드러났다. 또한 토론회에서 70대 말과 80대 초의 노인들이 상대방의 건강을 물고 늘어지는 것은 '크레이지 어메리카'의 양상이다. 트럼프는 자신이 골프를 잘 친다고 하면서 바이든은 골프를 칠 건강상태가 아닐 것이라는 뉘앙스를 남겼고, 바이든은 자신이 운전면허증이 있다고 자랑했다.
 
미국 대선이 뭔가 코메디의 경지에 오른 듯하다. 너무 오래 고인물이 돼버린 탓일까? 미국 양당정치로 인한 정치적 무능 및 타락이 국가적 쇠퇴를 초래하는 양상이다.    
 
 
78세 vs 81세 : 결국은 80대 대통령 
 
바이든과 트럼프 중에서 누구든 당선되면 임기를 ‘80대 대통령’으로 채우게 된다는 점에서 미국 대통령의 고령화는 피할 수 없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에서 임기 중 최고령은 바이든(81세), 레이건(77세), 트럼프(74세) 순이다. 바이든과 트럼프 중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던지 임기 중에 최고령 기록경신(82세~85세)이 이뤄진다.
 
78세 트럼프가 81세 바이든을 고령이라고 조롱하자, 바이든도 트럼프의 나이와 정신건강을 거론하고 있다. 80대 어르신들이 서로 상대의 심신건강과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고 비난하면서 자신은 멀쩡하다고 강변하는 모습에서 ‘크레이지 아메리카’의 우스꽝스러운 미래가 엿보인다.
 
대선을 둘러싼 미국사회의 내적 분열과 ‘마가(MAGA)’를 비롯한 이상기류는 세계의 신뢰를 잃어가는 초강대국의 퇴행을 예고하는 듯하다. 미국은 소비에트도빈 라덴도 없는 시대에 동맹과의 권태기(the stage of ennui)에 빠진 것인가적어도 트럼프는 그렇다.
 
 
< 2024 미국 대통령 선거 주요 일정 >
6월 28일 CNN 주최 바이든-트럼프 전현직 대통령 토론 
7월 15~18일 공화당 전당대회 : 정·부통령 후보 확정
8월 19~22일 민주당 전당대회 : 정·부통령 후보 확정
9월 16일 : 1차 TV토론(텍사스주 산마르코스)
10월 1일 : 2차 TV토론(버지니아주 피터스버그)
10월 9일 : 3차 TV토론(유타주 솔트레이크)
11월 5일 : 주별 선거인단 투표(사실상 당선자 결정)
12월 17일 : 연방 선거인단 투표
 
 
중도하차 헤일리의 '마가(MAGA)'에 대한 경고
 
자신을 UN대사로 임명했던 트럼프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니키 헤일리 공화당 경선후보는 사퇴하면서 의미심장한 여운을 남겼다.
 
그녀는 대선 경선을 그만두더라도 미국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고립주의를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미 의회를 겨냥해 “지도자는 없고 추종자로 가득하다. 당선 횟수를 제한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리면서, 미국인들이 혐오와 분열의 어둠을 배척할 것을 호소했다.
 
이번 경선에서 헤일리는 공화당이 ‘마가'(MAGA)’에 충성맹세를 하지 않은 당원과 지지자들을 괴롭히는 협소한 정당이 됐다고 비판하면서, 트럼프 시대의 리턴은 혼란과 무질서의 리턴을 뜻한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슬로건에서 아메리카를 유독 강조하는 것은 전통적인 아메리카와 이질성을 드러내는 역설을 담고 있다. : America First(2016) - Keep America Great(2020) - Make America Great Again(2024) : 트럼프는 최근에 조사한 아메리카 역대 대통령 평가(현직 포함 45명)에서 최하위(45위)를 기록했다. 그가 내세우는 아메리카의 역설이다.

 
 
트럼프는 첫 대선에서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세웠고, 이번엔 ‘마가(Make America Great Again)’로 돌아왔다. 그런데 마가(MAGA)는 트럼프의 각종 리스크를 외면한 맹목적 충성을 상징하는 말처럼 돼버렸다. 미국 공화당에 마가 낀 것인가?
 
헤일리의 고립은 공화당 내부의 중도적, 합리적 기반의 약화와 공화당의 전통적 대외노선 퇴조를 보여주며, 트럼프의 귀환으로 '폭탄발언 시즌 2'가 시작되면 NATO와 한반도 등에 새로운 도전이자, 우크라이나에 위태로운 국면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트럼프의 재등장은 조선(DPRK)의 ‘두 개의 국가’와 맞물려 한국의 대북정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압박하는 외적 충격을 가져올 것이다.
 

미 의사당 폭동

 
 

미 의사당 폭동과 트럼프의 사법리스크
 

Guilty(뉴욕타임스 헤드라인)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2021년 1월 미 의회 폭동사건과 관련해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사기’를 주장하며 의회난입을 선동한 혐의를 헌법(14조 3항)을 위반한 반란행위로 규정하고, 콜로라도주의 공화당후보 경선투표(지)에서 그의 이름을 삭제하라고 판결했다.
 
콜로라도주 공화당은 이러한 결정에 불복해서 트럼프의 임기 중에 다수의 대법관을 임명해 트럼프와 공화당에 우호적인 연방대법원에 상소했고, 아니나 다를까 연방대법원은 지난 4일 경선일정이 집중된 슈퍼화요일 이전에 트럼프의 대선 출마 자격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 미 헌법 14조 3항 : Disqualification from Holding Office >

 
No person shall be a Senator or Representative in Congress, or elector of President and Vice-President, or hold any office, civil or military, under the United States, or under any State, who, having previously taken an oath, as a member of Congress, or as an officer of the United States, or as a member of any State legislature, or as an executive or judicial officer of any State, to support the Constitution of the United States, shall have engaged in insurrection or rebellion against the same, or given aid or comfort to the enemies thereof. But Congress may by a vote of two-thirds of each House, remove such disability.
 

2021년 1월 미 의사당 난입사태

 
연방대법원은 미국 헌법이 개별적 주(대법원)에 대선후보의 자격을 박탈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지 않았다고 판시하면서도 "이러한 권한은 미 의회에 귀속된다"고 덧붙였다. 연방대법원은 트럼프의 귀환에 날개를 달아주면서 뜻밖의 족쇄를 덤으로 넘겨준 셈이다. 
 
이를 놓칠세라 민주당의 제이미 래스킨 하원의원 등은 헌법 14조 3항에 따라 반란에 가담한 공직자의 피선거권을 박탈하는 절차법을 추진하고 있다.
 
미 헌법 14조 3항은 공직자가 모반 및 반란에 가담하면 연방의 상·하원 의원이나 대통령·부통령에 대한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금지하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 절차를 규정한 법령이 부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콜로라도주 대법원과 연방 대법원의 상이한 판단은 헌법조항에 대한 입법의 미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만약 미 의회에서 트럼프 퇴출에 대한 법적 근거가 보완되거나, 현재 진행중인 재판에서 트럼프의 유죄가 확정될 경우에는 공화당은 물론이고 미국 전체가 지난 대선에 이어 또 다시 심각한 혼란에 빠지게 된다.
 

미 의사당 폭동

 
 
트럼프는 현재 4개의 사건에서 90개가 넘는 혐의로 기소됐고,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유죄확정이나 자격박탈의 경우에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응답이 다수이기 때문에 트럼프와 공화당은 법원과 의회에 대해 필사적으로 대항하는 과정에서 미국은 다시 2021년 1월의 ‘크레이지 아메리카’로 재진입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의 가계사는 조부의 이민으로 미국사에 편입된 독일계 이민자들의 역정이다. 독일의 한적한 마을에 살았던 트럼프 집안은 미국으로 이민한 다음에 3대째인 도널드 트럼프에 이르러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트럼프는 사업가로 성장하면서 1987년 이전까지 민주당을 지지하며 후원하다가 공화당으로 선회했고, 1999년에는 개혁당을 지지하기도 했다. 2001년에는 다시 민주당 지지로 돌아왔다가 2011년에는 독립당을 후원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정당귀속감이 뚜렷하지 않았고 사업적 필요 등에 의해 지지정당을 바꾸었다. 그러다가 2012년에 공화당으로 돌아와 정치를 본격화했다.
 


 
독일 혈통의 트럼프는 정치적으로 이방인, 아웃사이더의 행적이 나타나고, 인종과 젠더에 관한 수많은 문제발언을 양산했다. 대통령 재임 중에 유럽과 아시아 등의 동맹관계에서 해체주의적 경향을 드러내 기존 질서의 파괴자라는 의심을 받기도 했지만, 새로운 질서를 위한 대안이 뚜렷하지도 않았다. 조선과의 파격적인 정상회담의 경우도 실제적인 성과는 모호하거나 공허했다.
 
독일계 트럼프는 WASP(White Anglo Saxon Protestants·Puritans)에 대한 이질감이나 적대감,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 히틀러를 연상시키는 인종주의자 등으로 의심을 받고 있다.
 

표 = 한겨레신문(2019.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