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국가(World Politics)/미얀마(Myanmar)

울지 마, 미얀마! Don't Cry, Myanmar!

twinkoreas studycamp 2021. 3. 21. 23:49

 

미얀마사태가 비극적 양상으로 악화되고 있다. 지난 2월에 발생한 군부의 쿠데타에 대한 시민들의 저항이 1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지만, 군부는 폭력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하 인용 사진은 Phyu Hnin Pwit를 비롯한 미얀마 젊은이들이 SNS를 통해서 세계의 시민들에게 알린 현장들이다.)

 

 

 

울지 마, 미얀마!

 

 

UN의 압력이나 개입은 중국·러시아·인도 등의 반대로 무력화되고, EU와 미국은 구체적인 수단을 찾지 못하고 규탄성명에 그치고 있다. 오랜 군사독재와 광주학살을 겪은 한국 사회는 국회, 지방의회, 지방자치단체장, 각종 시민단체에서 미얀마의 군사쿠데타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였다. 국회는 군사쿠데타에 대한 규탄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정부의 조치는 현실적으로 현지 교민과 진출기업의 보호에 그치고 있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 규탄 및 민주주의 회복과 구금자 석방 촉구 결의안

 

2021년 2월 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고 미얀마 ‘민주화 상징’인 아웅산 수찌 국가고문을 감금하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미얀마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을 무력으로 진압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50년 동안 무력을 앞세워 민주화 세력을 탄압하며 권력을 유지해왔고 이 과정에서 미얀마인들의 희생이 뒤따랐다. 1988년 민주화항쟁과 2007년 샤프란 항쟁 당시에는 무차별적인 학살 만행을 저질러 전 세계를 경악케 한 사실도 있다.

 

2015년 민주 정부를 이룬 오늘의 미얀마는 민주화를 향한 수많은 시민들의 숭고한 희생으로 싹을 틔우고, 2020년 총선에서의 압도적인 지지와 선택을 받은 민주정부를 통해 또 한번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미얀마의 군부는 바로 이 중차대한 시기에 또다시 무력으로써 민주화의 열망을 꺾고, 국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며 지난 50년의 역경 끝에 만개하게 될 민주주의의 결실을 짓밟아버렸다.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

 

이에 대한민국 국회는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자행을 규탄하며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1. 대한민국 국회는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를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행위로 규정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

 

2. 대한민국 국회는 아웅산 수찌 국가고문을 비롯하여 미얀마 군부 쿠데타 과정에서 구금된 정치인 및 관계자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한다.

 

3. 대한민국 국회는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로 인해 현지 체류 중인 우리 교민 3,500여명의 생명과 자유가 위협받고 있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미얀마 측에 우리 교민 안전보호를 촉구한다.

 

4. 대한민국 국회는 인간의 존엄성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는 민주주의를 적극 지지하며,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노력해온 미얀마 국민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한다.

 

5. 대한민국 국회는 미얀마 군부가 표현의 자유와 신체의 자유 등 기본적 인권을 준수하고, 무고한 시민들에 대한 무력 사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6. 대한민국 국회는 대한민국 정부가 UN 등 국제사회와 함께 미얀마 민주주의 질서 회복을 위해 국제적 의지를 다지고 실행할 것을 촉구한다.

 

 

 

 

 

 

 

희생자의 유품

 

 

 

쿠데타에 반대하는 미얀마 시민들은 외부로부터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언론 및 인터넷 통제, 예비검속, 현장검거 및 구금, 무차별 폭행 및 총격으로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양곤, 바간, 만델레이, 네피도 등 미얀마 전역에서 시민들의 저항이 계속되고 있다.

 

 

미얀마사태의 뿌리에는 국가와 국가주의의 문제가 가로 놓여 있다. 중국계 화교 출신의 혈통으로 알려진 네윈(Ne Win)은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이후 은둔과 절제에 기초한 자급자족 공동체로서 ‘불교사회주의국가’를 지향하였으나, 결국은 과거 파시스트 국가들보다는 다소 연성의 ‘국가사회주의’를 구축하였다.

 

쿠데타로 집권한 군사정부(junta)는 50여년에 걸쳐 정치와 경제를 독점하면서 미얀마를 동남아에서 유별난 통제와 폐쇄의 국가로 만들었다. 미얀마는 국가권력을 장악한 일부 세력이 자기목적화하여 국가주의를 통해서 국민을 어떻게 통제하고 국민의 의식을 마비시키는가를 보여주는 현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에서 외부로 전파된 현장사진들은 은둔의 나라였던 미얀마가 더 이상 1980년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정보화시대와 해외 교류협력을 경험한 젊은 세대들은 다양한 수단과 언어로 통해서 국제적 관심과 성원을 이끌어내고 있다. 한국어를 배운 학생들과 한국에 취업한 적이 있는 젊은이들은 국내 SNS에 현지 소식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미얀마사태는 국민을 헌법제정권자로서가 아니라 무력에 의해 억압적으로 통제하는 국가주의의 폐해를 보여준다. 모든 국가는 각자의 유형으로 국가주의적 성격을 갖지 마련이지만, 미얀마처럼 총칼로 민의를 굴복시키는 야만적 본색을 드러낼 때는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을 부르게 된다. 지금 미얀마가 그러하다.

미얀마 젊은이들은 군벌 일족들의 특권을 폭로하고 처벌하는 운동을 시작했다.

미얀마의 새로운 세대는 쉐보르스키(Adam Przeworski)가 말했던 ‘전환의 계곡’(Valley of Transition)을 견디고 나아갈 수 있을까?

저개발·저소득 국가의 어린이들을 살리기 위한 세계적 캠페인과 엄청난 규모의 공적 원조(ODA)를 진행했던 국제사회는 정작 미얀마인들의 정당한 주장을 외면하고 그들의 희생을 지켜만 볼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