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영세무장중립/중견국가의 지표

한국 월드컵 16강 쉽지 않은 이유?

twinkoreas studycamp 2022. 11. 26. 22:26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이 속한 H조의 국가들은 FIFA 순위 뿐만 아니라 국가의 규모와 여러 지표에서 상당한 차이가 난다.

 

한국의 FIFA 순위는 28위로 4개국 중에서 세번째이지만 인구수(5천만명 이상)는 가장 많다. 다음으로 가나(3천만명 이상), 포르투갈(1천만명 이상)이다. 우루과이는 350만명대로 부산(330만명대)과 비슷하다.

 

영토의 크기는 가나가 한국의 2.3배로 가장 넓고, 우루과이도 한국의 1.7배 수준이다. 포르투갈은 한국보다 근소하게 작다.

 

최근 스위스 유학전문기업 EF에듀케이션퍼스트가 111개국, 210만명의 영어능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537점으로 36위를 차지했다. 이 점수는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싱가폴, 필리핀, 말레이시아, 홍콩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 중에서 가장 높다.

 

이러한 영어능력지수를 기준으로 H조의 순위를 따져 보면, 포르투갈(9) 한국(36) 가나(41) 우루과이(49) 순이다. 영어능력으로만 보면 한국이 16강에 들어갈 확률이 높지만 가나와 큰 차이가 없다.

 

(EF EPI 2022)

 

 

경제적 측면에서는 한국이 단연코 앞선다. 한국의 1인당 명목 GDP는 3만 달러가 넘어 포르투갈(2만4천 달러)과 우루과이(2만 달러)보다 훨씬 많다. 가나는 3천 달러가 안되는 저소득국가로 분류된다.

 

하지만 한국이 FIFA 순위 외에는 경제를 비롯해 모든 분야에서 3국보다 앞선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상대적이지만 행복에 관한 지수는 우루과이(30위권)가 한국(60위권)보다 두배 정도 앞서고, 언론자유에 관한 지수는 포르투갈(10위권)이 한국(40위권)보다 훨씬 상위권이다. 부패인식에 관한 지수도 우루과이(20위권 이내)가 한국(30위권 이하)보다 상당히 앞선다.

 

또한 민주주의에 관한 지수에서도 우루과이와 한국은 나란히 20위권 안에 들지만, 우루과이가 좀더 앞선다는 평가들이 있다. 한국 민주주의는 아시아에서 최상위권으로 통하지만, 여전히 개선해야 할 점들이 많다는 것이다.

 

5년제 대통령을 하면서 퇴임만 하면 사저 재건축이 핫 이슈가 되고, 좀 지나면 기념관 소동이 5년마다 되풀이되는 나라가 세계에 얼마나 될까?

 

우루과이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통했던 호세 무히카(José Alberto Mujica Cordano) 전 대통령을 배출했다는 이유만으로도 경의를 표할 만한 국가다.

 

 

무히카 전 대통령은 취임 후에도 허름한 농가에서 살면서 소임을 다했다. 그는 "우리의 낭비벽을 만족시킬 방법은 없다.”고 꼬집었고, “힘은 사람을 변화시키지 않고 그 사람의 진상(眞相)을 보여준다”고 통찰했다.

 

그는 더 나은 삶이 뜻하는 바는 더 많이 갖는 것이 아니라 더 행복지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최악의 협상도 최선의 전쟁보다는 낫다.”는 명언을 남겼다.

 

한국이 우루과이, 포르투갈에 뒤지는 것은 FIFA 순위만이 아니다. 거시적인 경제지표들이 앞선다고 해서 국가의 질적인 수준도 앞설 것이라고 생각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