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촉발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으로 더욱 심화되고 장기화될 조짐이다.
미국 경제는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7.9%에 이어 3월 8.5%를 기록해 지난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경신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전세계적 현상이다. 유로존도 5%가 넘었고, 한국도 4%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한국은 금리인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번스타인(Jared Bernstein) 백악관 경제자문은 미국의 이례적인 인플레이션에 대해서 극적인 사례로 중고차 가격을 들었다. 미국 중고차 가격은 그동안 물가인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았는데, 최근에는 1% 가량으로 급상승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사태로 인한 양적 완화와 소비변동, 반도체․에너지․노동력 등을 둘러싼 글로벌 공급망의 훼손, 미중 패권경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침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은 ‘KIEP-Perspective : 인플레이션이 돌아왔다. 경고등 켜진 S의 공포’에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우크라이나침공으로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세계 경제 11위인 러시아는 EU의 5대 교역국이고, 유럽이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가스의 30%가 우크라이나 파이프라인을 경유한다. 또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수출의 30%를 차지하기 때문에 에그플레이션(agflation․곡물가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네온가스의 70%가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되고, 팔라듐의 40%가 러시아에서 생산되는 점도 지난해와 같은 반도체 대란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이처럼 원자재와 식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EU의 경제적 리스크는 더욱 심화되고, 그 여파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사태의 진정국면에 따른 수요회복과 글로벌 공급망의 병목현상,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기인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의 장기화, 미중경쟁 및 디지털라이제이션 등에 의한 ‘글로벌 공급망의 대전환’로 인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물가상승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이른바 ‘S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유럽이 위험하다. 화석연료와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구조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당장은 원자재, 해운 및 조선, 항만, 수산에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세계경제의 블록화 및 기축통화의 다극화에 대비한 체계적인 준비를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평화로운 번영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출처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YouTube(4.12) https://youtu.be/JHIYJoJRJW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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