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항(정치학 박사) 깐스딴찐 우스찌노비취 체르녠까(Константин Устинович Черненко) 미래를 상실한 체제 안드로뽀프의 사망으로 당과 정부의 고위 관료들에 대한 청소 등 이른바 ‘부패와의 전쟁’은 중단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찔리겐찌야들을 필두로 소련 인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미 이전 서기장인 브레쥐네프 사망 이후 소련 사회의 저변에서, 변화를 향한 거대한 시계추가 꿈틀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73세의 역대 최고령이자, 반쯤만 살아있는 체르녠까가 권력의 정상에 오르자 정통 레닌주의자들, 사회민주주의자들, 마르크스 원리주의자들, 심지어 음성적 스딸린주의자들까지도 체제 붕괴의 조짐을 감지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체르녠까의 등장은 마치 먹구름과 함께 까마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