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 70주년이 되었던 한국전쟁을 끊임없이 사유해야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한국전쟁은 동족상잔이라는 점에서 ‘카인과 아벨’의 서사를 불러들이는 민족적, 국가적 비극이기 때문이다.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의 ‘데미안’에는 데미안이 싱클레어에게 카인이 절대악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1차세계대전을 반대했던 헤세는 전쟁의 당사국들이 서로 상대를 카인으로 간주하는 것을 은유했는지도 모른다. 새롭게 공개되거나 밝혀진 사실들을 통하여 한국전쟁의 전말을 사실에 기초하여 기억하고, 한국전쟁에 대한 양측의 입장과 태도에서 어디까지 화해할 수 있고 앞으로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1950년 이후에 태어난 전후세대, 아니 1940년대 이후에 태어난 세대(한국전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