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게이트는 범죄수익금 환수로 성남의 대형 토착비리로 축소될 듯하다가 이번 항소포기 사태로 수천억원에 달하는 ‘권력형 비리’로 재탄생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의도 관측통들은 희대의 항소포기 사태의 외피가 ‘정성호-이진수-노만석’의 직권남용으로 드러났지만, 실체를 감춘 ‘막후의 그림자’가 드러날 때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정성호 법무장관은 세 차례에 걸쳐 항소에 대해 신중한 결정을 주문했고, 이진수 법무차관은 11월 7일 노만석 대검차장(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전화를 걸어 ‘항소포기’에 관한 법무부의 검토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국의 법치를 책임지는 법무장관이 대장동 일당의 이익을 대변하는 듯한 발언을 거침없이 내뱉어 심각한 역풍을 초래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을 겸임할 정도로 법무장관은 대통령제의 행정부에서 법치주의를 실질적으로 수호하는 최고책임자다. 법무장관과 검사의 관계는 국방장관과 일선 장교의 관계에 준하는 지휘통솔체계와 다를 바가 없다.
정성호, "대장동사건은 전 정권의 정치보복 수사" 망발
그럼에도 정 장관은 11월 12일 국회 예결위에서 대장동사건을 ‘전 정권 하에 일종의 정치보복적 수사“로 규정함으로써 부패를 척결하고 공익과 국민의 법익을 수호해야 할 법무장관의 소임을 저버리는 망발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그릇된 발언은 대장동 일당에 대한 공정한 재판을 방해하는 것을 넘어 이재명 정권의 정당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자충수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13일 예결위에서는 검사의 엄격한 신분보장이 필요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하면서 민주당의 검사징계법 개정을 지지한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또한 정부·여당이 업무상 배임죄를 폐지하면 민사소송을 통한 대장동사건의 범죄수익 환수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에 대해 “법안도 제대로 성안되지 않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정 장관은 이재명이 연루된 사건들에 공소유지를 위해 파견된 검사들을 복귀시키는 등 재판에 관여하는 양상을 드러낸다. 한국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정 장관이 수사검사의 공판 참석을 제한하라는 지시를 내렸으나 성남FC 재판에 수사검사가 참여하자 법무부에서 총장대행에게 항의전화를 했다고 한다. 미국에서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을 겸직하는 것은 두 직책이 그만큼 중복성과 동등성을 갖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법무부의 어느 직책의 자가 검찰총장(대행)에게 이런 디테일에 대해 항의한다는 것인지 의문이 제기된다.
또한 수사검사가 공판에 직관하지 않는 상황을 악용하여 남욱과 같은 진술번복 및 허위발언 논란이 불거져도 공판담당 검사는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 검찰의 항소포기로 대장동사건 항소심에서 이런 불의한 일이 더욱 빈발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을 일체화시켜 법무장관이 뒤에서 지휘권이란 이름으로 개별사건에 부당하게 관여하는 양상을 불식하고.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으로 책임을 일체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지경이다.
※ 정성호 법무장관 빌드업(Build up)
1961년 강원도 양구군 출생
상리초, 단국중, 대신고, 서울대 법대 졸업(1985년)
제18기 사법연수원 수료. 1989~1992. 육군3사단 정훈장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원
1993.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
1996. 경기북부 환경운동 연합 공동대표
1999. 새정치국민회의 입당
2000. 새천년민주당 동두천시·양주군 지구당위원장

정성호 법무장관이 대장동사건 항소포기에 대해 “항소를 안 해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혀 사실상 개별재판에 대한 정권의 외압이 분명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장관은 대장동사건의 경과에 대해 “원론적으로 성공한 수사이고, 성공한 재판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예단하는 듯한 발언을 했고, 자신이 대검에 “여러 사정을 고려해 신중히 판단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시인했다. 이는 대검에게 신중하게(!) 항소를 포기하라는 말로 읽혀진다.
“검찰의 구형보다도 높은 형이 선고됐고, 검찰 항소 기준인 양형기준을 초과한 형을 선고받았다.”
이처럼 정 장관은 개별재판에 대해 법무부장관의 전문적 식견과 고도의 책임성에 기초한 균형 잡힌 시각이 아니라 대장동 일당에 뭔가 온정적인 여당 정치인으로서, 다선 국회의원으로서 관성적이고 편향된 자기관점을 그대로 노출했다.
명색이 법무장관이란 자가 항소포기로 막대한 범죄수익에 대한 국고환수가 차단된 것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1심의 선고내용 중에서 일부를 부각하여 대장동 일당에게 충분히(!) 처벌이 이뤄진 것처럼 사실을 호도했다.
특히 그는 11월 7일 대장동일당 남욱이 정진상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검사가 배를 가른다”고 한 발언을 언급하면서 “상당히 충격적인 증언을 했는데 사건이 계속되면 오히려 더 정치적 문제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법무장관으로서 자질이 의심되는 매우 심각한 실언을 저질렀다.
남욱은 대장동 일당 중에서도 법비(法匪)의 전형이자, 진영대결 틈새에서 사익을 추구하는 ‘회색분자’로 분류된다. 그는 변호사 출신으로 한나라당에서 활동한 이력과 해외도피시에도 이중적인 발언들을 지속하며 자신의 이익은 지키고 정당한 처벌은 모면하려는 행태를 드러냈다. 그는 재판과정에서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척하다가 정치상황이 달라지자 증언을 번복하여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재주를 부렸다.
정 장관이 인용한 남욱의 발언은 당사자인 정일권 남양주지청 형사1부장검사에 의해 전면 부정되었다. 정 부장검사는 소환수사에 불응해서 다시 체포된 남욱이 수사검사들에게 묵비권을 행사하자 의사의 수술 사례를 들어 서로 불필요한 출혈을 피하고 환부를 도려내는데 협조하라고 설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초대형 비리사건의 경우에 플리바기닝도 필요한 판국에 부장검사가 이런 정도의 발언을 한 것을 바람직하다고는 못하지만 탓하기도 어렵다. 또한 개복(開腹)수술이든, 말 그대로 ‘배를 가른다’는 표현이 설혹 사실이라고 해도 이번 항소포기 사태와 이를 연결시켜 정치적 암시를 담은 법무장관의 발언은 결과적으로 대장동 일당을 비호한 것이다.
대장동사건을 수사하다가 군산지청으로 좌천된 홍상철 군산지청 형사1부장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남욱의 잘못된 증언이 지속돼 수사팀이 대응 필요성을 제기하여 서울중앙지검의 동의로 수사팀 검사가 증인신문에서 바로 잡을 필요성이 있다고 대검에 보고했는데, 대검이 불허함으로써 금요일 재판에 수사팀 검사가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남욱이 문제의 발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법무장관이란 자가 이런 뒤틀린 경위를 살피기는커녕 범죄자의 발언을 기정사실화하여 항소포기를 정당화하는데 악용한 것은 ‘법비(法匪)와 공생관계’라는 힐난을 면하기 어렵다.
정 장관의 발언은 미국으로 치자면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이 검사의 말을 믿지 않고 범죄자의 말을 편든 셈이다. 정 장관의 생각처럼 해당 발언이 그렇게 중대한 문제라면 진상파악을 지시하고, 만약 사실이라면 해당 검사를 중징계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법무부와 대검은 이런 조치를 취하지도 않았고, 대장동 수사검사들이 제기한 남욱의 허위증언에 대한 조치도 막았다. 정 장관은 대장동 일당에 대한 항소포기에 사회적으로 거센 반발이 일자 남욱의 발언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얄팍한 정치기교를 부림으로써 함량미달·양심불량이라는 힐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정 장관은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이 됐지만, 해임결의를 넘어 차라리 탄핵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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