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대장동과 법치

노만석 총장대행 항소포기, 국고환수 차단 : 정권 게이트 예고

twinkoreas studycamp 2025. 11. 9. 18:12

대장동비리사건에서 김만배 등 일당은 7천8백86억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만배와 유동규의 추징금이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돼도 7천4백58억원이 남는다.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 재판장 조형우)가 배임에 의한 이익금으로 축소한 1천1백28억원을 기준으로 해도 김과 유의 추징금을 뺀 7백억원이 남는다. 또한 1심 재판부는 남욱과 정영학에게 추징금을 한 푼도 부과하지 않았다.
 
이런 결과에 대해 야당 일각에서는 검찰이 ‘대장동 일당의 개’가 되었다는 힐난이 나오고 있다.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 것은 법치와 국가이익에 중대한 침해를 초래한 것으로, 담당검사팀에게 항소포기를 지시했다고 밝힌 노만석 검찰총장 대행은 물론이고 검토의견이란 형식으로 사실상 검찰총장(대행)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정성호 법무부장관 등도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권게이트 예고, 4개의 뇌관 

 
1. 미제(未濟) 상태인 1심에 대한 뒤집기 원천차단
 
검찰의 항소포기로 인해 1심 재판부의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길이 원천적으로 차단됐다. 검사가 항소를 포기하면 불이익 변경 금지의 원칙에 의해 항소심 재판부가 피고인들에게 1심보다 더 불리한 판결은 할 수 없다. 최악의 경우에 대장동 일당이 전원 무죄방면되면서 자신들의 이익금을 모두 챙길 수도 있다.
 
 

 
 
 
2. 천문학적 개발이익의 국고환수 원천봉쇄
 
1심 재판부는 4년 동안 재판을 진행하면서도 대장동 개발과 관련된 공공의 천문학적 피해액을 특정하지 않았고, 검찰은 항소를 포기함으로써 항소심에서 대장동 일당이 챙긴 천문학적 범죄수익금에 대한 국고환수가 원천적으로 봉쇄됐다.
 
검찰은 대장동 일당의 택지분양 배당금, 화천대유 명의 출자자 직접사용 5개 필지의 아파트 분양이익, 자산관리 위탁 수수료 등 7천8백86억원을 추징하라고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을 적용하지 않고 업무상 배임을 적용하여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택지분양 배당금 중 1천1백28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축소했다. 또한 재판부는 대장동 일당 중에서 김만배만 428억을 추징함으로써 나머지 일당에게 7백억원 이상을 남겨 놓았다.
 

 
 
3. 대장동일당 전원무죄? : 민주당 ‘업무상 배임죄 폐지’ 추진
 
1심 재판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죄를 적용하려면 피해액이 50억원 이상으로 산정되어야 하는데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배당이익을 포기할 당시에 배당금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업무상 배임죄만 적용했다는 법리를 제시했다.
 
이처럼 1심 재판부가 약속이나 한 듯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죄를 배제하고 업무상 배임죄만 적용함으로써 향후 민주당의 업무상 배임죄 폐지 입법에 의해 대장동 일당은 모두 무죄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4. 동일 사건의 별도 재판(이재명, 정진상)에 악용될 논거
 
대장동사건에서 배임혐의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 유동규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민간업자 2인방(김만배, 남욱, 정영학)인데, 1심 재판부는 대장동사건에서 ‘성남시 수뇌부’의 공모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실제로는 후속재판에 악용될 논거들을 제공했다.
 
김만배가 유동규를 통해 정진상에게 428억원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배임죄에 흡수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별도의 뇌물죄로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무죄를 선고했다. 그런데 약속이나 한 듯이 검찰의 항소포기로 인해 김과 유의 뇌물혐의가 사라짐으로써 정진상의 재판에서 변호인들은 이를 내세워 공소취하 혹은 무죄를 요구할 것이 뻔하다.
 

 
 
 
포스트 게이트 : 권력형 국정농단 및 사법농단의 내장(內藏)
 
노만석 검찰총장 대행이 항소포기의 모든 결정을 자신의 소행이라고 공언했지만, 야권에서는 대검(검찰총장 대행)과 법무부(장관)의 공모 및 합작으로 의심한다. 검찰의 항소포기는 이재명, 정진상의 무죄를 넘어 “몇 년 들어갔다 나오면 된다”는 식으로 장담했다던 김만배의 취중진담이 현실화되는 막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사건이 막대한 개발비리에 대한 국고환수를 방해한 정권 게이트로 비화될 조짐이지만, 외형적인 프레임 선점에 강박관념을 드러낸 민주당은 ‘피해호소인’(박원순사건)에 이어 ‘항소자제’(이재명사건)라는 '정치적 개소리'를 발화했다. 항소자제란 말은 피해호소인과 같이 국민들에게 씨알이 먹혀들기 어려운 '지나치게 신박한(?)' 급조어다.  
 
 

 
 
지난 7월 당시 서울북부지검장이었던 정진우(53·사법연수원 29기) 검사장은 이재명정부에 의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됐다. 지난해 민주당이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소추에 나서자 정 지검장은 검찰 내부망에 “검사의 수사와 처분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탄핵을 남발하는 것은 탄핵의 본질에 반한다. 또 검찰업무를 위축시키며 대상자들의 업무배제로 인해 검찰 기능을 마비시키게 된다.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다.”고 반발한 장본인이었다.
 
8일 담당검사들이 항소포기는 부당한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혔고, 정진우 지검장은 항소포기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나 항소관련 결재권(전결권)을 가진 이준호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는 침묵하고 있다. 박철우 대검 반부패부장도 침묵하고 있다. 화살이 법무부 쪽으로 향하자 9일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대검 차장)이 나서 항소포기는 자신이 결정한 일이라고 밝혔고, 법무부는 항소포기와 관련된 검토의견을 제시했다는 것만 인정했다.
 
이와 관련해서 그동안 서울중앙지검에서 대장동사건의 공소유지를 담당하다 대구고검으로 좌천된 강백신 검사는 검찰내부망에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이 항소장을 결재했지만, 박철우 대검 반부패부장이 재검토하라며 항소제기를 불허했다”고 폭로했다.
 
강 검사에 따르면, 이준호 중앙지검 4차장이 박철우 대검 반부패부장에게 전화로 설득하겠다며 기다려달라고 했으나 항소 마감시한이 임박한 11시 20분에 대검에서 항소를 허락하지 않아 마감시한 7분 전에 중앙지검장과 통화한 뒤 항소불허를 담당검사팀에 통보했다는 것이다.
 
또한 대검은 내부적으로 항소할 사안으로 판단했지만 정성호 법무장관과 이진수 법무차관이 반대했고, 중앙지검 수뇌부가 항소승인을 받기 위해 대검을 설득했으나 실패했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