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파리에서 열린 제2회 민간원자력정상회의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유럽이 원자력 에너지를 외면한 것은 ‘전략적 실수’라고 평가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중동위기는 화석연료 수입국으로서 유럽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면서 저렴한 저탄소 배출 전력원의 핵심자원인 원자력을 외면한 것에 대해 전략적 실수라고 인정한 것이다.
이러한 지적은 유럽 각국에서 진행된 탈원전 정책(Nuclear Phase-out Policy)이 충분한 대체에너지 체계의 성숙 및 에너지 믹스와 병행되지 않은 조건에서 러-우크라이나전쟁과 미-이란전쟁으로 에너지 리스크가 커짐에 따라 유럽에서 원전에너지의 중요성이 재부상하는 신호탄이다.
이번 민간원자력정상회의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등 38개국의 민관 대표단과 EU, 국제원자력기구(IAEA),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이 참석했다.
탈원전을 선도한 독일에서도 프리드리히 메르츠 수상이 녹색당 등이 선도하고 보혁 집권당들이 집행했던 2011년 탈원전 드라이브를 ‘전략적 실수’로 인정하고, 다만 되돌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독일은 30기가 넘는 원자력발전소를 모두 가동중지 및 폐기한 상태에서 다시 원자력체제를 복원하는 것은 막대한 비용으로 새로 건설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지금도 57기에 달하는 원자로를 가동하는 프랑스는 원자력발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제2회 민간원자력 정상회의 연설에서 “지정학적 맥락에서 탄화수소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그것이 압박의 수단, 불안정화의 도구가 되는 것을 목격한다”면서 “원자력은 에너지 독립 및 주권, 탈탄소화, 일자리 창출을 조화시키는 핵심”이라고 역설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세계에 가동중인 원전을 계속 운용하고, 국제표준화로 소형모듈형원자로(SMR) 등에 대한 공동원자로 개발을 용이하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우라늄 공급망의 다각화, 한국·일본 등 방사성 폐기물 처리가 뛰어난 국가들과 유럽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제정세의 격변과 호르무츠해협 봉쇄와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의 급부상은 한국과 같은 원유수입국의 에너지조달에 커다란 위험을 예고한다.
한국은 한반도 자체도 지정학적 리스크의 당사자이지만, 호르무츠해협-말라카해협-대만해협으로 이어지는 원유수입 경로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한다는 점에서 에너지 안보(독립 및 주권)의 중요성이 크다.
한국은 전지구적 기후대응을 위한 탈탄소 노력에서 원자력과 친환경 재생에너지(태양광 풍력 등)는 물론이고 수소에너지의 적극적 개발이 조화를 이루면서 화석에너지(원유, 가스, 석탄)의 소비와 수입의존도를 줄여나가는 ‘에너지 믹스’가 불가피하다.

또한 한국은 림랜드의 연장선에 위치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해소해나가는 그랜드 플랜을 호르무츠해협-말라카해협-대만해협 등으로 상징되는 해상수송로의 공동안보를 위한 노력에도 일조하는 거시적 관점이 필요하다.
나아가서 지구온난화의 부작용의 결과이기는 하지만 북극해의 해빙에 즈음한 북극해 항로의 개척으로 에너지 수송로의 다각화를 적극 추진할 필요성이 더 커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서반구 중심의 세계전략과 돌출적인 전쟁방식은 대외 수출입에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경제적 대응능력을 넘어 정치적, 외교적 비전과 역량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은 경제선진국 및 미들파워(중견국가)로서 이러한 밸런스를 기해야 하는 국가적 과제를 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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