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영세무장중립 108

중견국가(4) SLBM 수중발사 성공

일정한 수준의 군사력을 보유하지 못한 대한제국은 영세중립을 추진하다가 무산되었고, 대륙의 쇠퇴하는 대국(청)에 단선적으로 과도하게 의존하는 과소균형(under balancing)의 상태에서 이렇다 할 무위(aremed suasion)이 부재하여 일본제국에 강점되었다. 신고전현실주의 이론가 스웰러(Randall schweller)는 대한제국처럼 위험에 직면한 국가가 동맹을 체결하거나 군사력을 강화하여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현상을 과소균형이라고 규정하였다. 한반도 국가는 남과 북을 불문하고 지정학적 조건에 내재하는 본질적인 도전에서 기인하는 안보 불안을 갖고 있다. 따라서 남과 북은 쌍방 혹은 주변국과의 숙명적인 힘의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려면 쌍방 혹은 어떤 주변국도 침략행위에 대한 손익계산이 불리해지..

중견국가(3) 운크타드(UNCTAD) B그룹 시사점

대한민국이 UN 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B그룹으로 지위변경을 함으로써 다시 한번 선진국(advanced country, more developed country)으로 인증되었다. 연합뉴스는 영문판에서 한국이 이사회의 만장일치로 'a developed economy'로 범주화되었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오랫 동안 A그룹에 속하여 ‘G77(개도국그룹)+중국’의 협상그룹에서 활동하다가 1996년 OECD 가입 이후 미국, 스위스, 캐나다 등이 포함된 ‘쥬스칸스(JUSSCANNZ)’ 협상그룹으로 이동한 상태였는데, 이번에 B그룹으로 이전함으로써 확실한 지위상승이 이뤄진 셈이다. 운크타드의 회원국 195개국 중에서 팔레스타인과 바티칸시국은 옵저버 국가(observer states)로 분류하고, 나중에 합류한..

최장집 교수의 ‘촛불혁명론’ 비판

지난 5월 7일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촛불집회를 ‘촛불혁명’으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서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역사적으로 해외에서는 벨벳처럼 부드럽게 성공했다는 의미로 붙여진 벨벳혁명(1989년 체코), 야당후보 유센코의 상징색에서 유래한 오렌지혁명(2004년 우크라이나), 나라 꽃의 이름을 딴 재스민혁명(2010년 튀니지), 로제타스톤에서 이름을 딴 로제타혁명(2011년 이집트) 등이 통용되었다. 그렇다면 2016년~2017년에 시민들이 촛불을 들어 대통령을 권좌에서 내려오게 하고 사법처리로 이끈 사건을 촛불혁명이라고 부르는 것이 어떤 문제가 있을까? 최 교수의 문제제기는 촛불집회 혹은 촛불시위 자체가 아니라, 그 사건 이후 집권한 세력 및 ..

한반도 중립화 논의(3) 헌법의 침묵과 새로운 접근

1980년대~2020년대 1983년 오란 영(Oran R. Young)은 한반도가 스위스나 오스트리아처럼 중립화되면 국제적 매력을 가질 것이고, 남·북은 외부의 침략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조건을 중립화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역설하였다. 1985년 10월 17일 금수산기념궁전에서 김일성 DPRK 주석은 비밀리에 방문한 장세동 안전기획부장과의 면담에서 중립노선과 중립화를 강조했다. 이에 앞서 9월 5일 경기도 기흥에 있는 최원석 동아그룹 회장의 별장에서 전두환 ROK 대통령은 비밀리에 방문한 허담 과의 면담에서 조속한 통일의 필요성을 타진하였다. 1987년 그레고리 핸더슨은 방미한 김정기 한국외대 명예교수에게 자신을 한국사 연구로 인도한 매쿤(George McCune)이 ‘중도적인 코리아’가 되기를 희망..

한반도 중립화 논의(2) 광복∼1970년대

1945년 광복 이후 미·소공동위원회에서 중립화를 거론하기 시작했고, 1947년 트루먼 대통령의 지시로 중국내전에 관한 대책을 수립한 앨버트 웨드마이어(Albert Wedemyer)는 미·소가 철군하면 한반도의 영세중립을 보장할 것을 건의하였다. 좌우합작을 주장했던 김규식을 비롯한 중도파의 ‘우측 8원칙’은 남북 및 좌우의 합작으로 임시정부를 수립하는 방안을 포함했는데, 임시정부가 미국과 소연방(Soviet Union)의 지지를 받으려면 군사적 중립화와 함께 쌍방의 이념적 접근 및 중도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에도 미 국무성은 한반도의 ‘비무장중립화’를 검토하였고, 이후 미군이 38선을 넘어 북진하자 조선과 중·소의 국경지대를 따라 중립 및 안전보장 지대를 설정하는 ..

한반도 중립화 논의(1) 대한제국(1897~1910)

조선의 중립화를 제기한 유길준(1856~1914)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성을 아시아의 인후(throat)로 비유하면서 벨기에의 지정학적 조건과 유사하다고 보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아시아의 인후에 위치하고 있어 마치 유럽의 벨기에와 같고, 그 국제적 지위로는 중국의 공방이어서 불가리아와 터키의 관계와 같다. 불가리아는 동등지례로 세계 각국과 조약을 체결할 권리를 갖고 있지 못하지만 우리나라는 갖고 있다. 공방의 반열에서 외국의 책봉을 받는 일은 벨기에의 경우는 없지만 우리나라는 이런 일이 있다. 이런 까닭에 우리나라의 체세는 실로 벨기에와 불가리아 양국의 전례를 겸하고 있다. 불가리아를 중립화한 조약은 유럽의 강대국들이 러시아의 남하를 막으려고 한 계책에서 나온 것이고, 벨기에를 중립화한 조약..

중견국가(2) 미들 파워의 정의와 믹타(MIKTA)

지구상에는 강대국도 아니고 약소국도 아닌 중간지대에 다양하고 광범한 국가들이 존재하는데, 그 중에서도 국제사회에서 무시할 수 없는 정도의 힘을 가진 국가들을 중견국가라고 부르는 경향이 있다. 중견국가의 정의는 명확하게 하나로 통일되지 않았지만 그 뉘앙스는 국내에서 쓰이는 중견기업, 중견작가라는 말을 떠올리면 알 수 있다. 중견은 단순히 중간이 아니라 일정한 수준과 상당한 역량에 도달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20년 코로나사태의 초반기에 한국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 차별화된 퍼포먼스와 일정한 성과로 두각을 드러내면서 방역 및 보건의료에서 기존 강대국들에 비견되는 국가로 부각된 바 있다. 이처럼 중견국의 특정한 기능을 강조하여 중개국, 글로벌 스윙 국가(global swing states)로 부르기도 한..

중견국가(1) : 경항모 도입과 무위

한국의 군사적 수준은 어느 정도가 합리적일까? 한국 군대의 전략자산은 어느 수준까지 추구하는 것이 적당한 것일까? “조선의 명백한 핵무장 이전에는 조선의 전사적 협상윤리(warrior negotiation ethics)에 기초한 벼랑끝 외교(diplomacy of brinkmanship)와 한반도 지정학의 근본적 변화가 없는 조건에서 한국의 패리는 불가피성과 정당성이 존재한다. 한반도 국가이성의 관점에서 보면, 한국은 외교적 패배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국가의 평화라는 실리를 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선의 핵무장이 고도화되는 시기(2017년~2020년)에도 이러한 패리가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는 별개의 문제가 되었다. 결론적으로 70년 전 한국전쟁과 같은 동존상잔(fratricidal war)을 다시 반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