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레믈의 서기장들/안드로포프 2

끄레믈의 서기장들(Ⅲ) KAL 007편 격추사건

김태항(정치학 박사) 유리 블라지미라비취 안드로뽀프(Юрий Владимирович Андропов) 2 KAL 007편 격추사건 안드로뽀프 시기의 소련은 그야말로 사면초가 상황이었다. 안드로뽀프보다 나이가 세 살 많지만, 훨씬 건강하고 정력적인 레이건(R. W. Reagan)이 소련을 ‘악의 제국(Evil Empire)’으로 규정하면서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었다. 더욱이 소련 경제를 겨우 지탱해주었던 유가가 급락을 하자 성장률은 급강하했고, 아프가니스탄은 유혈사태의 장기화로 돈 먹는 하마가 됐으며, 무엇보다도 소련 지도부를 패닉 상태에 빠지게 만든 것은, 이른바 스타워즈(Starwars) 계획으로도 불리는 레이건의 전략방위구상(SDI)이었다. 우주 공간에서 레이저 탑재 인공위성 등을 이용해 소련의 모..

끄레믈의 서기장들(Ⅲ) : 병상 정치

김태항(정치학 박사) 유리 블라지미라비취 안드로뽀프(Юрий Владимирович Андропов) 1 끄레믈의 중환자들 18년간 끄레믈의 두목 자리를 지켰던 브레쥐네프는 1982년 11월 10일 사망했고, 그의 계승자인 안드로뽀프는 1984년 2월 9일 사망함으로써, 정확히 15개월 동안 서기장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그는 서기장으로서의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지 못했다. 건강이 나빠 재임 전반기에는 일과 치료를 병행했고, 후반기 약 6개월 동안은 병상에 누워서 업무를 봤다. 이와 관련하여, 소비에트 연방의 역대 서기장들의 건강은 흐루쇼프와 고르바초프를 제외하고는 좋지 않았다. 소련을 기획하고 건설한 레닌은 말년에 여러 차례 뇌경색과 뇌졸중으로 쓰러져 식물인간이 되었다가 사망했다. 스딸린은 ‘강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