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국가 7

조선중앙TV 축구중계에서 '한국'으로 표기

조선(DPRK) U-20 아시안컵 여자축구대회에서 일본을 꺾고 우승하자, 조선중앙TV은 결승전과 4강전 등을 녹화중계 방송을 했다. 17일 조선중앙TV는 지난 13일 한국과의 4강전을 녹화중계했는데, TV화면에 ‘조선 대 한국’이라는 남북의 정식국호가 표기돼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조선방송사들은 한국이라고 표기하는 대신에 '괴리'라고 표기했다. 다만 조선중앙TV는 녹화중계에서 한국이란 말을 일체 언급하지 않고 ‘우리나라’라는 주어만 사용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된 보도에서 국내 언론사들은 “(조선의 방송사가) 경기영상을 녹화중계하면서 우리나라를 '한국', 북한을 '조선'으로 표기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쌍방의 방송사들은 각자 ‘우리나라’를 자칭하면서 상대를 암묵적으로 ‘다른 나라’로 간주하면서도 상대의 ..

초중고생, '통일 필요' 49.8% '불필요' 39.9%

통일부와 교육부가 지난해 10월 20일부터 11월 20일까지 전국 초·중·고 756개교 학생 7만3천991명을 조사한 결과에서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49.8%로 낮아졌고, '통일이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38.9%로 높아졌다. 이번 조사결과는 2014년 조사 이후 10년 동안 통일 찬반에 대한 격차가 가장 많이 좁혀졌다. 지난 수년 동안 학생들의 인식은 통일에 대한 필요성, 통일에 대한 관심, 북(조선)에 대한 긍정, 한반도 무력충돌 가능성, 남북의 관계성 등에 관한 지표에서 부정적 반응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초·중·고 학생들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고, 더욱이 염려할 일도 아니다. 오히려 이런 멍터구리 조사를 계속하는 것이 문제가 있고 염려스러운 일이다. 청소년도 보고 듣는 것이 있고,..

김정은 '두 국가'의 양면성

지난 30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대남노선의 근본적 전환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조선반도(한반도)에 가장 적대적인 두 국가가 병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고 하면서 “이제 현실을 인정하고, 북남 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규정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의 역대 정부가 민주와 보수를 떠나 정권붕괴와 흡수통일에 의한 자유민주주의 체제로의 통일 기조를 유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우리 공화국과 인민들을 수복해야 할 대한민국의 영토이고 국민이라고 공언하고, 대한민국 헌법은 영토를 한반도와 부속도서로 명기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그러면..

김여정의 ‘대한민국’ 호칭은 ‘투 코리아’ 선회?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이 대남 담화에서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네 번이나 거론한 것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김 부부장의 담화에서 등장한《대한민국》에서 기호(《, 》)가 강조의 뜻(겹화살괄호)인지, 이른바(所謂, so called)의 맥락(인용부호 따옴표)인지 분명치 않다. 두 번에 걸친 담화에 등장한 《대한민국》의 합동참모본부, ”《대한민국》족속들, 《대한민국》의 군부, 《대한민국》의 군부깡패들이라는 표현은 그동안 대남 비난발언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표현들이다. 이번 국호 논란의 배경에는 북의 주권 및 영해(EEZ)의 강조, 미국의 정찰활동 견제 및 긴장조성, 핵독트린에서 대남관계의 정리(전술핵 위협 및 소극적 안전보장 등) 필요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과 다..

통일부장관 무용론

윤석열정부의 두 번째 통일부장관으로 지명된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는 몇 년 전에 인터넷매체에 기고문에서 북핵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은 기존 북한체제의 파괴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또 다른 기고문에서는 김 교수가 김정은정권이 타도되고 남북의 정치체제가 단일화되어야 통일의 길이 열린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북핵문제와 남북관계 및 통일에 대해 어떤 주장을 하든 학자적 양심과 소신에서 우러나온 것은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 하지만 굳이 대북창구인 통일부장관으로 내세우는 것에 대해서 적절하지 않은 성향 및 이력을 가진 인물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통일부장관 무용론이 아니라 악역론이 나올 판이다. 만약 통일부라는 명칭이나 그러한 부처가 없었다면 이런 불필요한 논란은 없었을 것이다. 통일부가 남북대화..

남북관계는 국가 간의 관계

"남북교류 30년,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전홍택 KDI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 남북교류는 1990년 한국의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시작돼 2000년 남북 정상의 6·15 선언으로 활성화됐지만, 북한의 핵개발 지속에 대한 대응으로 박근혜 정부가 2016년 개성공단을 폐쇄함으로써 사실상 중단됐다. 현재도 북핵협상이 교착상태에 있어 남북교류가 언제 재개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한국의 남북교류 정책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정경분리 적용 남북교류 방침(정경분리 원칙의 포용정책 또는 햇볕정책)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정경연계 남북교류 방침(조건부 포용정책)으로 바뀌었으며 문재인 정부는 다시 햇볕정책을 준비했으나 북미 핵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짐에 따라 실행하지는 못했다. 햇볕정책은 남북교류 ..

북한은 국가

"북한은 국가다" 이진우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전 계명대 총장 북한은 국가다. 설령 비정상적이라고 해도 북한은 국제법상 엄연한 하나의 국가다. 유엔 헌장에 규정된 의무를 이행할 능력과 의사가 있다고 판단되는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국가’에 개방된다는 유엔 헌장 제2장 4조에 의하면 유엔 회원국은 모두 ‘국가’임에 틀림없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1991년 9월 17일 남한과 유엔에 동시 가입했다. 우리가 한 민족으로서 통일을 지향한다고 할지라도 북한은 현실적으로 70년간 한반도의 특정 지역과 국민에게 독립적으로 정치적 권력을 행사해 온 실질적인 국가로서 승인 받은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현실적으로도 인정할 수밖에 없고 또 평화통일을 위해서도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이 사실이 문제가 됐다. 문재인 대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