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국가의 딜레마 8

미얀마의 비취(Jade)에 투영된 국가의 딜레마

지난 27일 ‘미얀마군의 날’에 민간인에 대한 살상이 자행돼 세계인들이 분노하는 가운데 당일 군부가 연회를 벌이는 자리에 중국, 러시아,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베트남, 라오스, 태국의 대표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Min Aung Hlaing) 최고사령관은 “국가를 위해 쿠데타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국가는 무엇이고, 흘라잉은 "짐이 곧 국가”라고 했던 루이 14세와 어떻게 다른가? 2011년부터 미얀마는 새로운 정부가 무도한 군사독재가 지배하는 버림받은 국가에서 전면적인 정치, 경제 개혁을 통해서 시민국가로 전환하겠다고 천명했지만, 이러한 약속은 10년만에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국가가 개인에 우선한다는 관념에 기초한 국가..

국가의 딜레마와 국가주의

국가는 과연 진화하는가? 김대식 함석헌평화연구소 부소장 오래 간만에 속이 후련해지는 책을 접했다. 《국가의 딜레마》는 국가의 탄생에서부터 아나키즘에 이르기까지 실로 방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탄탄한 논리력과 풀이, 그리고 일목요연한 학자들의 주의와 주장을 인용하는 것까지 그 성실성도 잘 갖추고 있는 책이다. 평자는 〈함석헌평화연구소〉와 〈함석헌기념사업회〉의 〈부설 씨ᄋᆞᆯ 사상연구원〉에 속하여 연구를 하지만, 아나키즘을 표방하는 개인적 입장에서 보자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저자는 먼저 국가의 실재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그것이 헌법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물론 이 헌법이라는 것이 만일 국가권력과 등치되는 것이라면 국가 권력은 국민의 동의에서 나온다고 볼 수밖에 없다. ..

국가의 딜레마 : '우리의 국가'에 관한 문제

국가의 딜레마 : 플라톤 이후 2500년에 걸친 '개인과 국가'의 문제에 대한 요해 김동기 (‘지정학의 힘’ 저자) 우리는 태어나자 마자 ‘국민’이 된다. 올림픽 시상대에 게양되는 태극기를 보면 가슴이 뭉클하고, 울려 퍼지는 애국가를 들으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어느 국가의 국민이 되고, 그 국민으로서 자신의 국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숭고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과연 그 국가는 정당한 존재인가? 라고 이 책은 묻는다. 너무나 낯설고 불편하다. 국가는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는 관계이자 합법적이라고 간주되는 폭력의 수단에 의해서 유지되는 관계”를 토대로 한다. 국가는 다양한 조직과 기구를 갖추고 개인에게 언제든 압도적 힘을 행사할 권한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국가적 행위가 정당한 것인지의 여부를 근본..

국가의 딜레마와 인간본성

유럽의 전간기(interwar period : 1918년 11월 11일~1939년 9월 1일)에 등장한 성찰적인 사상가 및 이론가들은 전쟁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였다. 간빙기(interglacial period : 1만1천7백년 전 ~ 현재)에 인류가 문명을 꽃피우고 있지만, 영화 ‘설국열차’에서 보여주듯 빙하기가 다시 도래하면 인류는 전지구적 위기를 맞이할 것이다. 전쟁은 각종 산업과 의료가 발달하는 전화위복의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지만, 인류는 간빙기와 전간기의 '평화의 시기'에 번영을 누렸다. ‘국가의 딜레마’(홍일립 저)에서는 국가의 비천한 기원이 인간의 본성과 결부돼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굼플로비츠(Ludwig Gumplowicz)는 인간 무리 간의 종족투쟁과 전쟁이 국가탄생의 시발점으로 ..

국가의 딜레마 : 스푸너와 지바고

‘국가의 딜레마’는 국가의 정당성, 헌법의 정당성에 대한 무비판적인 통념을 거부하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현대인들은 국가에 대해 끊임 없이 의심하고 깊게 사유하여 통찰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미군정을 통해서 미국식 민주주의를 이식하였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한국에서 오랜 세월 동안 미국의 민주주의는 어느 정도 선망과 경외의 대상이었다. 그렇다 보니 미국 내부의 상이한 관점과 다양한 시각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었다. 저자는 19세기의 미국인 스푸너(Lysander Spooner, 1808~1887)를 호출하였다. 스푸너는 미국 헌법이 시민들의 광범한 참여에 의한 사회계약의 산물이 아니라고 보았다. 그는 미국 헌법을 극소수의 백인 남성이 양해한 일시적 동의로 간주하였고, 후대의 미국인들에게 구속력이 전..

국가의 딜레마와 태극기부대 논란

그들은 왜 태극기에 집착하는가? 전영우(전 인천대교수·언론학 박사) 오죽하면 '태극기 부대'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을까 싶다. 그 정도로 그들은 태극기에 집착한다. 그들의 집회는 예외 없이 태극기의 물결로 넘실거린다. 자신의 자동차에, 오토바이에, 자전거에 혹은 배낭에 태극기를 매달고 휘날리며 다닌다. 왜 그들은 그렇게 태극기에 집착하고, 태극기를 마치 자신의 분신처럼 달고 다닐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최근 출간된 책 "국가의 딜레마(홍일립 지음)"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국가란 과연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해답을 모색한 이 책은, 다양한 역사적 맥락과 사상을 기반으로 국가의 의미를 심도 있게 분석하고 나름의 해석을 제시한다. 태극기 부대의 속성에 대한 해석은 3장 "국가라는 괴물"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

국가의 딜레마에 대한 단상

국가의 딜레마에 대한 짧은 서평 김태항(정치학 박사) 수많은 저작들과 출판물들의 소용돌이 속에서 마치 오랜 장마 끝에 드러난 빛나는 햇살처럼 진정으로 놀랄만한, 시의적절한 작품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국가의 딜레마’(사무사책방)였다. 이 책의 저자인 홍일립 박사는 몇 년 전 ‘인간 본성의 역사’라는 기념비적인 저작물을 출간하였다. ‘국가의 딜레마’는 ‘인간 본성의 역사’에 이은 논리적 정합성과 연계성을 갖춘 연구서로 판단된다. 플라톤의 말처럼 국가는 인간의 확대판인데, 저자는 이러한 인간의 본성 위에 구축된 구조물인 국가를 날카롭게 파헤친 것이다. 이미 ‘인간 본성의 역사’에서도 나타났듯이 저자는 방대한 지식과 자료를 바탕으로 국가의 정당성과 민주주의의 취약성을 비판하고 있다. 동시에 저자는 ..

국가의 딜레마 : 비천한 기원, 늑대국가, 괴물

지정학 구조와 체제의 이질성에 북핵문제까지 겹쳐 매우 난해한 처지에 놓인 한반도 문제를 바라보는데서 국가란 무엇인가를 성찰하는 것은 기존의 통일지상주의를 탈피하여 새로운 시각을 갖는데서 중요하다. 민족주의(nationalism)에 기초한 통일의 염원은 역설적으로 남과 북이 서로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헌법(대한민국)과 당 규약(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명징하게 드러나는 반국적 국가주의(half country statism)로 귀결되었다. 한반도 국가의 복수화(pluralization)는 분단과 냉전, 자유주의(개인주의)와 사회주의(집단주의)의 대립, 주변 강국의 지정학적 이해 등과 긴밀하게 상호작용한 ‘국가의 문제’에 의한 결과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국가는 평화로운 계약에 의한 성립보다는 전쟁을 통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