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에 관한 문제/체제선택의 문제 5

홍범도 장군의 절규 : 사학자 반병률의 견해

그토록 오매불망 나 돌아가리라 했건만 막상 와본 한국은 내가 그리던 조국이 아니었네 그래도 마음 붙이고 내 고향 땅이라 여겼건만 날마다 나를 비웃고 욕하는 곳 이곳은 아닐세 전혀 아닐세 왜 나를 친일매국노 밑에 묻었는가 그놈은 내 무덤 위에서 종일 나를 비웃고 손가락질 하네 어찌 국립묘지에 그런 놈들이 있는가 그래도 그냥 마음 붙이고 하루 하루 견디며 지내려 했건만 오늘은 뜬금없이 내 동상을 둘러파서 옮긴다고 저토록 요란일세 야 이놈들아 내가 언제 내 동상 세워달라 했었나 왜 너희들 마음대로 세워놓고 또 그걸 철거한다고 이 난리인가 내가 오지 말았어야 할 곳을 왔네 나, 지금 당장 보내주게 원래 묻혔던 곳으로 돌려보내주게 나, 어서 되돌아가고 싶네 그곳도 연해주에 머물다가 함부로 강제이주 되어 끌려와 살..

광복절 경축사 유감

나라가 망하는데 양반 평민이 무슨 소용이며, 동인 서인과 노론 소론이 무슨 소용인가? 을사늑약(1905)과 경술국치(1910)에 수많은 선비들과 유생들이 순국자결하고 의병을 일으켜 지도자로서, 배운 자로서 책임을 다하고자 했다. 독립(운동)과 해방 및 광복의 의미에 대해 남과 북이 이데올로기적으로 접근하면 남 탓을 하게 된다. 러시아의 볼셰비키 혁명(1918) 이전에 조선을 비롯한 아시아 독립운동은 좌우의 이념적 경계가 분명치 않은 미분화 상태였다. 지정학적으로 허약한 완충국가의 쇠망에 직면하여 애국선열들은 안중근 의사(1909), 류관순 열사와 3.1운동 및 임시정부(1919), 신간회(1927) 등에서 보여주듯이 이념이나 종교적 성향을 떠나 민족의 주권을 회복하고자 혼신을 다 바쳤다. 당시의 독립운동..

체제선택의 문제(3) 합칠 필요가 없는 발트 3국

“내전은 전쟁이 아니라 병이다. 적이 내 안에 있고, 사람들은 자기 자신과 싸운다.” (생떽쥐베리) 역사적으로 유럽의 지정학적 완충국과 소국은 작은 영토와 적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독립국으로 존립하면서 인접한 소국과 횡적으로 연대하면서 중립노선을 추구하는 국제체제를 발전키려고 했다. 국제연맹(LN)과 국제연합(UN)의 기원도 이러한 유럽의 경험과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다. 여러 소국이 각자 독립국으로 존재하면서 전체로서 하나의 힘을 추구하는 유럽의 사례는 한반도 국가의 존재양식 및 공동안보체제에 대한 논의에서 참고할 점이 있다.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노르딕 5국(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 베네룩스 3국(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과거 동유럽 사회주의 이웃국가들..

체제선택의 문제(2) 아일랜드, 뉴질랜드, 캐나다의 시사점

인간에게 체제선택의 자유, 체제선택의 권리가 존재하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태어나자마자 특정한 체제에 속하여 일생을 마친다. 어떤 사람들은 이주, 망명 등의 방식으로 다른 체제를 선택하기도 한다. 한반도 국가에서는 남과 북의 체제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와 권리는 없다. 북은 말할 것도 없고 남에서도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남과 북의 태어나는 모든 아이들은 일정한 나이가 되면 특정한 번호에 의해서 주민등록이 되고, 자신이 태어나기 전부터 존재하는 헌법을 준수해야 한다. 한국과 조선은 지정학적 실체이자 국제법적 주체라는 점에서 양측이 정상국가의 관계라면 한국에서 살다가 조선으로 이주하거나, 조선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이주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겠지만, 쌍방의 실질적 관계는 단순한 방문이나 ..

체제선택의 문제(1) 보편적 가치와 상대적 가치

켄젤(Hans Kelsen)은 정의(justice)에 대한 정의(definition)가 상대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유의 정의·평화의 정의·민주주의의 정의·관용의 정의로만 실증될 수 있다고 하였다. “우리의 양심이 행동의 절대적 정당성이나 절대적 가치를 요구한다면, 우리의 이성은 이런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우리의 양심은 행동을 최후의 목적으로 정당화하거나 행동이 절대적 가치와 일치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켄젤은 인간에게 생명은 지고의 가치이기 때문에 사형이나 전쟁을 통한 살인은 허용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지상의 가치를 국가이익 및 국가이익과 연관된 명예로 생각하는 도덕적 확신이 존재하기 때문에 자신의 생명을 희생하거나 타인의 생명을 빼앗는 의무를 지게 된다고 보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