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레믈의 서기장들/체르넨코 2

끄레믈의 서기장들(Ⅳ) 김일성과의 만남

김태항(정치학 박사) 깐스딴찐 우스찌노비취 체르녠까(Константин Устинович Черненко) 김일성의 소련 방문 개인의 통치 철학은 고사하고, 대외정책상의 명확한 노선조차 없는 무기력한 체르녠까가, 희한하게도 김일성의 소련 방문 건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까게베(KGB)로부터 김일성이 남한의 군국주의를 압도하기 위해, 무기 원조 및 그 이상을 요구할 것이라는 내용에 대해 사전 브리핑을 받았다. 체르녠까는 한국전쟁에 관한 예전 자료들을 검토했다. 1950년 외교문서에는 김일성이 1월 19일 한반도 무력 통일에 관한 문제를 모스크바에 제기했다는 사실이 적시되어 있었다. 이는 김일성이 당시 북한 주재 소련 대사였던 쩨렌찌 쉬띠꼬프(Т. Ф. Штыков)에게 남침 문제를 재차 강조했..

끄레믈의 서기장들(Ⅳ) : 브레쥐네프의 아바타

김태항(정치학 박사) 깐스딴찐 우스찌노비취 체르녠까(Константин Устинович Черненко) 미래를 상실한 체제 안드로뽀프의 사망으로 당과 정부의 고위 관료들에 대한 청소 등 이른바 ‘부패와의 전쟁’은 중단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찔리겐찌야들을 필두로 소련 인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미 이전 서기장인 브레쥐네프 사망 이후 소련 사회의 저변에서, 변화를 향한 거대한 시계추가 꿈틀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73세의 역대 최고령이자, 반쯤만 살아있는 체르녠까가 권력의 정상에 오르자 정통 레닌주의자들, 사회민주주의자들, 마르크스 원리주의자들, 심지어 음성적 스딸린주의자들까지도 체제 붕괴의 조짐을 감지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체르녠까의 등장은 마치 먹구름과 함께 까마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