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북핵의 성격

북핵의 성격(7) 한미 2+2 성명, 협상변화 조짐

twinkoreas studycamp 2021. 3. 19. 14:41

“양국 장관들은 북한 핵·탄도미사일 문제(North Korean nuclear and ballistic missile issues)가 동맹의 우선 관심사임을 강조하고, 이 문제에 대처하고 해결한다는 공동의 의지를 재확인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북한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는 것이 중요함을 확인하였다.”

 

 

       호아킨 카스트로          (위키피디아)

 

바이든 행정부와 한국 정부의 최초의 공동성명에서 국내 다수의 언론이 부각한 대목이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개념 규정을 놓고 남․북․미가 동상이몽을 반복한다는 비판을 고려하면, 바이든 행정부와 한국 정부가 북핵협상의 목표를 ‘핵 및 탄도미사일’로 좀더 분명하게 적시한 대목은 의미가 있다.

 

미국의 핵우산을 포함한 확장억제 정책을 논외로 하여 북핵 및 미사일만을 협상목표로 좁히게 되면 이른바 비핵화협상은 단기적으로 더욱 진척이 어려울 것이지만, 중장기적으로 북핵문제의 실질적 해결을 위한 쌍방의 협상 카드가 구체화되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막연한 한반도 비핵화를 전제로 한 비핵화협상보다는 단기적으로 북핵 및 미사일의 동결을 위한 쌍방의 구체적 요구사항, 중장기적으로 감축 및 폐기를 위한 조건과 환경의 조성을 논의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미국은 조선의 기존 체제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그 체제의 안전보장을 담보로 비핵화 협상을 하는 자기모순에 빠져 있다. 공격적 현실주의의 관점에서는 모든 악의 근원이 북핵에 있다고 보는 피상적인 생각이나 제재 및 압박을 최고로 강화하면 굴복할 것이라는 발상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본다. 이에 따라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미사일 및 핵탄두에 관한 협상을 통해서 핵전쟁 예방과 핵확산 방지에 집중하자는 절충론이 확산되고 있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 브래드 셔먼(Brad Sherman)은 조선의 핵과 미사일을 동결하는 ‘부분적 비핵화’가 현실적인 목표라고 주장했다. 셔먼이 ‘한국전쟁 종전선언 결의안’에 서명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 의회의 일부에서 한반도문제와 북핵문제를 절충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2019년 11월 리비어(Evans J.R. Revere)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수석부차관보는 북핵문제에 대한 중국의 초점이 근본적 해결에서 현상의 관리로 이동했다고 주장했다(Revere, Lips and Teeth : Repairing China-North Korea Relations).

 

리비어는 중국이 조선의 비핵화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으로 핵 동결 및 확산 방지로 중심을 이동하면 미·중의 공동목표가 사라질 것으로 우려하고 국제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미·중갈등의 심화로 북핵에 관한 미·중의 공조는 동력을 상실하였다.” (트윈 코리아 : 한반도의 지정학적 재탄생, 86~87쪽)

 

 

 

 

“페리(William J. Perry) 전 대북정책조정관은 비핵화를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로 규정하고, 핵보유국이란 점을 전제로 하여 정상국가화를 위한 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의 이해 : 대북협상과 교류경험 공유’ 컨퍼런스, 2020.12.2).

 

바이든 행정부가 조선의 핵무기고 수준이라도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핵 동결협상이 불가피하다. 호아킨 카스트로(Joaquin Castro) 미 하원 외교위원회 부위원장도 핵물질·미사일 생산의 검증 가능한 동결에서 출발하여 점진적으로 비핵화를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보았다(중앙일보·CSIS 포럼, 2020.12.15).

 

제제 및 봉쇄로 인하여 경제적 난관에 처한 매도자(seller)가 시간과의 싸움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결국은 매수자의 우위(buyer advantage)로 귀결될 것이라는 가정은 방대한 경제적 기반을 구축한 배후국가(중국)로 인하여 현실성이 희박해졌다.

 

과거의 핵협상에서 파키스탄(매도자)은 미국(매수자)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핵보유국으로 묵인되었고, 소연방해체 이후 카자흐스탄·우크라이나의 거래(비핵화)도 러시아의 양해와 미국의 반대급부를 전제했다는 점에서 매도자 우위(seller advantage)의 성격이 더 강하다.

 

조선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제도적 방안은 한반도 비핵지대화(NFZ) 외에는 현실적인 가능성이 희박하다. 핵 불능화를 위한 군사적 작전을 제기하지만, 그런 시나리오에 대비하여 재래식 무기와 핵무기체계를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시킨 상태에서 정밀 폭격이나 지상군 투입은 한반도는 물론이고 역내의 국제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행 가능성이 희박하다.

 

한국은 1994년 1차 핵위기 이후 군사적 수단에 의한 북핵 제거를 반대해 왔다. 외교적 수단이 실패했다고 해서 전쟁을 초래할 수 있는 강제적 제거를 강행하기에는 명분이 취약하고 실질적인 효과도 불확실하다. 정밀폭격(surgical strike) 이후에 전면적인 전쟁을 억지하는데 성공한다고 해도 지상군 투입과 구체적 수색 및 검증이 없이는 핵무장 해제를 실질적으로 담보할 수도 없다. 한국은 정밀폭격을 동의하기 어렵고, 중국은 정밀폭격 이후에 미국의 지상군 투입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동의(필요조건)와 중국의 묵인(충분조건)이 없는 조건에서 미국이 강제적 제거에 나설 가능성과 국제사회가 이를 일방적으로 지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트윈 코리아 : 한반도의 지정학적 재탄생, 182~183쪽)

 

 

(전문) 한미 외교(국무)․국방장관 공동성명

 

대한민국 정의용 외교장관과 서욱 국방장관은 2021년 3월18일 서울에서 미합중국 안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함께 한미 외교·국방 장관회의를 개최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70년 전 전장에서 피로 맺어진 한미동맹이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 안보, 그리고 번영의 핵심축(linchpin)임을 재확인하였다. 범세계적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또한, 양국 장관들은 한미동맹이 상호 존중과 신뢰, 긴밀한 우정, 강한 인적 유대, 그리고 자유, 민주주의, 인권, 법치라는 공유된 가치들을 기반으로 포괄적이고 범세계적인 협력관계로 발전해 오고 있음을 평가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굳건한 교역관계, 기후위기 대응 협력, 전염병 대응 및 코로나19 이후 경제회복 협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보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더욱 증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한국 방어와 한미 연합 방위태세 강화에 대한 상호 공약을 재확인하였다. 오스틴 국방장관과 블링컨 국무장관은 미국의 대한 방위 공약 및 모든 범주의 역량을 사용한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동맹의 억제 태세를 강화해 나가기로 하고, 연합 훈련·연습을 통해 동맹에 대한 모든 공동 위협에 맞서 합동준비태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재강조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주한미군이 한반도 및 역내 평화와 안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지속 수행함에 주목하고, 한미가 공동의 도전 대처에 필요한 전력 태세와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새로운 다년도 방위비분담특별협정에 대한 원칙적 합의가 한미동맹에 대한 공동의 의지를 상징하며, 주한미군의 안정적인 주둔을 지원하고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함을 확인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한미가 2006년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이래, 양국 공동의 노력을 통해 커다란 진전을 이루었음에 주목하고,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계획에 따라 전작권을 전환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재강조하였다. 이러한 진전을 바탕으로, 양국 장관들은 전작권 전환을 위해 계속 노력해 가기로 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북한 핵·탄도미사일 문제가 동맹의 우선 관심사임을 강조하고, 이 문제에 대처하고 해결한다는 공동의 의지를 재확인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북한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관련 유엔 안보리결의를 완전히 이행하는 것이 중요함을 확인하였다. 한미는 한반도와 관련된 모든 문제들을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

 

양국 장관들은 이러한 문제들이 한미 간 완전히 조율된 대북전략 하에 다루어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였다. 이를 위해, 양국 장관들은 진행 중인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와 관련하여 고위급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역내 평화, 안보, 그리고 번영을 증진하기 위해 상호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하였다.

 

역내 안보환경에 대한 점증하는 도전을 배경으로, 한미동맹이 공유하는 가치는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훼손하고 불안정하게 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한다는 양국의 공약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미는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합법적 교역을 방해받지 않으며, 국제법을 존중한다는 양국 공동의 의지를 강조하였다. 한미는 한국의 신남방정책과의 연계 협력을 통해 자유롭고 개방된 인태지역을 만들기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간다는 결의를 재강조하였다.

 

양국은 아세안 중심성과 다른 지역적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함께 헌신해 나갈 것이다. 양국 장관들은 진행 중인 양자 대화가 태평양 도서국 및 메콩 소지역에서의 공조 확대에 기여하고 있음을 평가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점증하는 범세계적 도전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연대와 협력을 증진시키는 데 있어 한미가 수행해 온 역할을 강조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무역, 보건, 비확산, 원자력, 코로나19, 기후위기 대응, 우주, 사이버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해 나가기로 하였다.

 

양국 장관들은 공유 가치에 기반하고 신뢰로 맺어진 한미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함을 강조하였다. 도전과 기회의 시대를 맞아, 양국 장관들은 한미동맹의 역동성과 호혜성, 그리고 무한한 잠재력에 주목 하면서, 앞으로도 양국 간 협력을 더욱 심화・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Joint Statement of the 2021 Republic of Korea - United States Foreign and Defense Ministerial Meeting (2+2)

Republic of Korea (ROK) Minister of Foreign Affairs Chung Eui-yong and Minister of National Defense Suh Wook hosted a Joint Foreign and Defense Ministerial meeting with United States (U.S.) Secretary of State Antony J. Blinken and Secretary of Defense Lloyd J. Austin III in Seoul on March 18, 2021.

The Ministers and Secretaries reaffirmed that the ROK-U.S. Alliance, forged in blood on the battlefield 70 years ago, serves as the linchpin of peace, security, and prosperity on the Korean Peninsula and the Indo-Pacific region. Amid increasing global threats, the Alliance has never been more important.

They also acknowledged that the ROK-U.S. Alliance has developed into a comprehensive global partnership grounded in mutual respect and trust, close friendship, strong people-to-people ties, and shared values of freedom, democracy, human rights, and the rule of law. They vowed to further promote mutually-reinforcing and future-oriented cooperation across a wide range of areas encompassing a robust trade relationship, cooperation on combatting the climate crisis, and coordination on pandemic relief and post-COVID-19 economic recovery.

Both sides reaffirmed a mutual commitment to the defense of the ROK and to the strengthening of the ROK-U.S. combined defense posture, consistent with the ROK-U.S. Mutual Defense Treaty. U.S. officials reaffirmed the U.S. commitment to the defense of the ROK and its extended deterrence using the full range of U.S. capabilities.

 

Both sides committed to strengthening the Alliance deterrence posture, and they reiterated the importance of maintaining joint readiness against all shared threats to the Alliance through combined training and exercises. Both Secretaries and Ministers noted that U.S. forces in the ROK continue to play a critical role in maintaining peace and stability on the Korean Peninsula and in the region, and committed to continuing to ensure that we have the force posture and capabilities necessary to meet our common challenges.

Both sides affirmed that the agreement in principle on a new multi-year Special Measures Agreement is a symbol of the shared commitment to the ROK-U.S. Alliance, supports the stable presence of U.S. forces stationed in Korea, and enhances our combined defense posture.

The Ministers and Secretaries noted that since both sides decided to pursue the transition of wartime Operational Control (OPCON) in 2006, the ROK and the United States have achieved great progress through their combined efforts and reiterated their firm commitment to wartime OPCON transition consistent with the Conditions-Based OPCON Transition Plan (COT-P). Building on this progress, the leaders pledged to continue efforts toward the transition.

The Ministers and Secretaries emphasized that North Korean nuclear and ballistic missile issues are a priority for the Alliance, and reaffirmed a shared commitment to address and resolve these issues. They affirmed the importance of full implementation of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by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ncluding North Korea.

 

The ROK and the United States are closely coordinating on all issues related to the Korean Peninsula. Both sides shared the view that these issues should be addressed through a fully-coordinated strategy toward North Korea between the ROK and the United States. To this end, they committed to maintain high-level consultations on the United States' ongoing North Korea policy review.

The Ministers and Secretaries affirmed the importance of ROK-U.S.-Japan trilateral cooperation and pledged to continue promoting mutually-beneficial, forward looking cooperation to promote peace, security, and prosperity in the region.

Against the backdrop of increasing challenges to the regional security environment, the shared values of the ROK-U.S. Alliance undergird the two countries' commitment to opposing all activities that undermine and destabilize the rules-based international order. The ROK and the United States emphasized that they remain united in their shared commitment to maintaining peace and stability, unimpeded lawful commerce, and respect for international law.

 

The ROK and the United States reiterated their resolve to continue to work together to create a free and open Indo-Pacific region through cooperation with the ROK's New Southern Policy. The two countries are united in their dedication to support ASEAN centrality and other regional efforts. Both sides acknowledged the contributions of ongoing bilateral dialogues to expanding regional coordination with the Pacific Island countries and in the Mekong sub-region.

The Ministers and Secretaries emphasized the role that the ROK and the United States have played in nurturing partnership and cooperation in our collective response to an increasing number of global challenges. They committed to deepening cooperation across a range of areas including trade, health, non-proliferation, nuclear energy, COVID-19, combatting the climate crisis, space, and cybersecurity.

The Ministers and Secretaries emphasized that the ROK-U.S. Alliance—built upon shared values and bonded by trust— is stronger than ever. In this era of challenges and opportunities, the Ministers and Secretaries noted the dynamism, reciprocity, and boundless potential of the Alliance and reiterated their commitment to further advancing and deepening ROK-U.S. cooper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