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북핵의 기원

북핵의 기원(2) 미국인들의 무신경과 편견

twinkoreas studycamp 2021. 3. 19. 12:13

 

일반적인 미국인들은 북핵의 위험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여론조사의 시점마다 다소 상이하게 나타나지만 2017년 이후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더욱 심각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층에는 부정확한 정보나 편견이 작용하고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북핵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대중적인 교육 및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2017년 8월 CNN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0%가 미 본토를 사정권으로 하는 조선의 무기개발 및 발사시험에 대한 군사적 조치를 지지하였고, 9월 갤럽(Gallup)의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8%가 경제적, 외교적 수단으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군사조치를 지지하였다.

 

반면에 비슷한 시기에 조사한 CCGA(Chicago Council on Global Affairs)의 결과에서는 응답자의 40%가 핵무기 제조시설에 대한 공습을 지지했지만, 지상군 투입에 대한 지지는 28%에 그쳤다.

 

 

 

BBC

 

 

2019년 YouGov는 표본 3,000 샘플을 추출해서 심층적인 온라인 조사를 실시하였는데, 다수의 응답자가 조선에 대한 예방적 전쟁에 착수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응답자의 30% 이상이 다양한 시나리오의 예방전쟁을 지지했다.(이하 Alida R. Haworth, Scott D. Sagan, Benjamin A. Valentino, ‘What do Americans really think about conflict with nuclear North Korea? The answer is both reassuring and disturbing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 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2019. 7. 2)의 요약)

 

실험적 여론조사 A : 조선이 핵탄두를 미국 본토까지 보낼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의 시험을 재개했다는 가상 뉴스. 워싱턴의 결정권자들은 북한의 핵능력을 파괴하기 위해 광범위한 규모로 예방적 공습을 취할 것인지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러한 기본적인 상황설정에서 무작위로 선별된 6개 하위그룹에 대해 미국의 군사공격(재래전, 핵전쟁), 북한의 보복능력을 파괴하기 위한 미국의 공격의 효과성에 대한 확신, 미국과 남북한의 예상 사망자수에 관한 상이한 정보가 주어졌다.

 

<시나리오 구분>

 

1그룹 : 미국의 재래식 공급의 성공 가능성이 90%에 달하고 북한이 보복할 수 있는 가능성은 10%가 되지만, 주한미군과 동맹군에 공격에 제한된다. (예상 사망자수는 최대 미군 1만3500명, 한국인 30만5000명)

 

2그룹 : 미국의 공격과 북한의 성공 가능성은 동일하지만, 미국의 도시 3곳과 미국인 사망자 30만명을 북한의 보복 가능성에 포함시켰다.

 

3그룹 : 미국의 재래식 공습이 성공할 가능성이 50%에 그치고 도시 3곳은 더욱 위태롭게 된다. 북한의 사망자수는 민간인 5천명, 군인 1만명으로 예상. 여기에 미국의 예방적 핵공격을 상정하는 두가지 경우수를 부가했다.

 

4그룹 : (3그룹-1) 북한의 피해가 재래식 공급과 같이 민간 5천명, 군인 1만명.

 

5그룹 : (3그룹-2) : 민간인 백만명과 군인 10만명 사망.

 

6그룹 : 북한이 미사일시험과 함께 한반도 주변에서 미 해군함정을 공격. 주제에 대해 보다 숙지된 결정을 도출하기 위해 복잡하지만 현실적인 시나리오를 제공. 예상 사망자수는 역사적 사건과 NukeMap을 활용하여 추정

 

이러한 조건에서 응답자에게 공격 착수가 더 좋다고 보는지, 개인적 선호와 무관하게 미 대통령이 공격을 명령했을 때 괜찮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응답자들은 자신의 생각에 대해 추가적인 설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인의 다수가 북한에 대한 예방전쟁을 착수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모든 예방전쟁 시나리오에서 응답자의 다수는 공격하지 않는 쪽을 선호했다. 이러한 반응은 미국의 결의를 알려주기 위해서 이른바 '코피 전략'(bloody nose strategy)과 같은 제한적인 재래식 공습에도 적용됐다.

 

또한 미국이 북한을 파괴할 수 있는 보복을 위협함으로써 김정은이 미국과 남한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없도록 억제할 수 있다는데 응답자의 63%가 긍정했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57%는 미국의 핵 보복에서 가장 효과적인 표적은 북한인들이 아니라 김정은의 개인적 생존과 정치권력이고, 그것이 가장 효과적인 위협이라고 믿었다.

 

천안함 사건에 빗대어 북한의 공격으로 미해군 46명이 사망하는 시나리오에서는 북한이 미국과 한국에 보복할 수 있다는 점을 환기시켜도 응답자 52%가 대규모 재래식 보복을 선호했고, 59%가 이에 동의했다. 북한이 남한을 침공하는 경우에는 응답자의 69%가 재래식 보복이 좋다고 답했다.

 

이 조사결과에서 주목할 점은 첫째로 1/3이 넘는 응답자가 시나리오를 망라해서 예방적 공격이 괜찮다고 보았고, 대다수 안보 전문가들이 지지 수준이 낮아질 것으로 예측한 정보의 단서에 둔감해 보였다는 것이다. 둘째로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하는 조건에서도 공격에 대한 선호가 의미있게 감소하지 않았고, 예방적인 핵 선제공격에 대한 선호가 33%에 달했다.

 

또한 북한의 사망자수가 1만5천명에서 110만명(민간인 100만명 포함)으로 늘어나도 핵 공격에 대한 선호와 동의가 의미 있게 변화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연구자들은 역사적으로 분쟁 초기에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하지만 희생자가 점증하면 지지율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승리에 대한 자신감도 약화되었다는 것을 환기시켰다.

 

결론적으로, 미국인들은 북한과의 전쟁에서 비용의 실체에 대해 매우 민감할 것임을 보여준다. 예방적 공격의 예상 성공률이 90%에서 50%로 감소하면 공습에 대한 선호는 41%에서 23%로 하락했다.

 

이는 모든 시나리오에서 가장 낮은 기록이며, 워싱턴의 결정권자들에게 공격이 실패하고 미국인이 많이 죽게 되면 선제공격에 대한 대중의 지지는 크게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미국 대중의 소수 매파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key demographic traits와 신념체계를 조사했다. 모든 시나리오에 걸쳐 공화당원들은 민주당원들보다 훨씬 더 많이 군사력 행사를 선호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에서 더욱 분명했다. 트럼프 지지자의 다수는 미국의 재래식 공격의 효과성이 50% 정도만 확실한 경우를 제외하고 나머지 모든 시나리오에서 미국의 공격을 선호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50% 확신 시나리오에서도 44%가 공격을 지지해서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8%만 지지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북한 핵공격에 의한 예상 사망자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사형제도를 지지하는 성향의 응답자들이 지지가 높아졌다. 그 이유에 대해 한 응답자는 “북한인들을 절멸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치솟기 때문”이라고 덧붙였고, 다른 응답자는 “북한을 끝장내기 위해서”라고 부연했다.

 

이 조사결과는 미국인들이 미국의 군사적 공격 및 방어능력에 대해 심하게 잘못된 정보에 길들여져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예방적 공격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아무런 예측치도 알지 못하는 응답자의 1/3이 미국의 재래식 공격이 북한의 핵무기를 성공적으로 파괴해서 핵무기로 미국과 남한에 보복할 수 있는 능력을 제거할 가능성이 적어도 75%가 된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전문가들은 이렇게 낙관하지 않는다.

 

대다수 미국인들은 미국의 미사일방어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응답자의 74%가 북한이 미국을 겨냥해서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 3개를 발사해도 표적에 도달하기 전에 미국의 미사일방어에 의해 모두 성공적으로 파괴될 가능성이 매우 높거나 상당히 높을 것으로 믿었다. 미국의 군사 및 기술집단에서 이런 확신을 가진 전문가를 찾기는 어렵다. 이런 근거 없는 확신이 미국의 예방공격에 대한 선호를 조장하는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공격이 북한의 보복능력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공격에 대한 선호도가 평균보다 3배 정도 높았다. 미국 미사일방어가 물샐 틈 없다고 믿는 사람들은 공격에 대한 선호도가 평균보다 2배 가량 높았다.

 

잘못 알고 있는 대중들은 위험한 분쟁에 쉽게 오도되는데, 이러한 경향은 트럼프 지지자들에게서 심각하게 나타났다. 그들의 84% 이상이 미국의 미사일방어가 북한의 미사일을 거의 혹은 상당 부분 격추할 수 있다고 믿었다.

 

상당수의 미국인들은 핵의 가공할 파괴력과 방사능 오염에 대한 감수성이 미흡하고, 일부에서는 핵공격의 결정력에 일종의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일반 대중은 핵무기, 미사일방어(체계), 조선에 대한 빈약하고 왜곡된 정보를 갖고 있다.

 

세계 최강국이라는 자부심을 갖는 미국인들의 도덕적 기준이나 전략적 본능을 바꿀 수는 없지만, 그들에게 객관적 사실을 제대로 알려서 정치적 타산에 영향을 줄 수는 있다.

 

실제로 1960년대에 미국의 경제학자, 정치학자, 과학자들이 핵무기통제의 필요성을 설파해서 미국인들이 핵무기통제 협약을 지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 물리학자들과 컴퓨터공학자들은 1960년대 요격미사일협정(Anti-Ballistic Missile treaty)에 대한 대중적 지지와 1980년대 레이건정부의 스타워즈 프로그램에 대한 회의론을 확대하는데 기여했다.

 

핵전쟁방지를 위한 국제 물리학자 모임(The International Physicians for the Prevention of Nuclear War, IPPNW)과 푸그워시회의(Pugwash Conferences on Science and World Affairs)는 핵무기의 위험성에 대한 대중의 각성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았다.

 

북핵문제에 대한 미국인들의 잘못된 인식에 대해서 미국의 과학자들은 대중적인 핵교육(mass public nuclear education)을 위한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