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패권경쟁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 미중갈등, 조중동맹

twinkoreas studycamp 2021. 7. 2. 15:55

중국공산당은 7월 1일 창당 100주년(1921.7.1~2021.7.1) 기념행사를 성대하게 치렀다.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와 김정은 조선로동당 총비서는 한 목소리로 중국에 대한 압박을 경고했다.

 

(wiki.en)

 

 

(BBC)

 

이에 앞서 바이든 미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바이든은 3월 25일 첫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강경노선을 이어갈 것을 예고하였다.

 

미국의 한반도정책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의 협조를 받아야 하는 측면과 중국과 경쟁해야 하는 측면이 충돌하는 내적 모순에 빠져 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중국과의 경쟁이 최우선 과제로 부상한다면, 북핵문제는 실질적으로 진척될 가능성이 희박해질 것이다.

 

(인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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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국에 대한 적대적 인식 확산

 

세계적으로 중국에 대한 비호감이 증가하는 가운데, 최근 한국의 젊은 세대의 비호감과 적대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Pew Research)

 

 

시진핑 주석 중심의 중국체제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의 인식은 사실상 일치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시 주석을 공산당 총서기로 지칭하며 사회주의 독재자로 간주하였고, 바이든 대통령도 이번 회견에서 ‘독재를 미래의 대세로 여기는 인물’이라고 평가하였다.

 

바이든의 대중정책 기조에 대해서 국내외 언론들은 전임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중국에 대해 신냉전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하였다.

 

2010년대 이후 미 전문가들은 중국의 도전(challenges to our values)이 본격화되었다고 보았다. 최근 워싱턴 정가의 전반적 정서는 중국 공산당이 반서구적 관점(anti-Western views)을 심화시키고 미국과 동맹국 및 파트너국가들을 분열시키려고 그릇된 정보를 유포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반중 정서가 심화되면서 정치인들과 일반인들이 중국에게 문호를 개방한 것조차 후회하고 있다. 그러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중국공산당이 미국의 자유롭고 개방된 체제를 악용하여 당원을 중심으로 체제선전자들을 미국의 언론계, 연구소, 교육기관, 심지어는 학교운영위원회(PTA)까지 침투시켰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한 그들은 중국에 대한 경제적 특혜와 미국기업의 투자를 유도했으나, 중국공산당은 자국의 인권논란에 대해서 미국기업들이 침묵할 것을 강요하고, 주요 항공사들과 영화계는 중국공산당에게 밉보이지 않으려고 자기검열을 하는 담합이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경제, 가치, 안보, 지역사회 및 미디어 등에서 미국의 이익을 위협하거나 해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미 행정부는 ‘United States Strategic Approach to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2020.5)에서 중국이 WTO에 가입하던 시기에 걸었던 기대가 무산되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중국은 시장중심 무역체제에 성공적으로 편입한 모범생이 아니라 부당하게 이득을 취하면서 국제표준을 무시하는 불량학생이며, 아예 학교를 바꾸려고 든다고 비난하였다.

 

특히 2013년 시진핑 주석이 중·미 경쟁체제의 협력과 갈등에 대한 장기적 대응을 준비할 것을 당에 지시하면서 “자본주의는 사멸할 수밖에 없고 사회주의가 승리하게 될 것”(capitalism is bound to die out and socialism is bound to win)이라고 선언한 대목을 부각하였다.

 

또한 중국이 경제개혁에 대한 대외적 약속을 거의 지키지 않고 보호주의 정책을 남발하여 미국의 기업과 노동자의 이익을 저해하고, 국제규범을 위반하고 세계경제를 교란하면서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중국의 현 체제를 마르크스 레닌주의의 독자적 해석에 기초하여 민족주의적 요소와 일당독재, 국가주도경제, 과학기술에 대한 국가차원의 전개, 중국공산당의 목표에 대한 개인적 권리의 종속 등을 결합한 ‘변형된 사회주의체제’로 간주하였다.

 

미 무역대표부(USTR)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에 대한 중국의 도전은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중국은 미국 기업들에게 기술이전을 압박하고 있다.

 

둘째, 미국 기업의 특허권(license)을 중국의 기술에 적합하게 되도록 근본적인 제약을 가하고 있다.

 

셋째, 중국은 미국의 첨단기술을 획득하기 위해서 미국 기업과 자산을 불공정하게 인수하고 있다.

 

넷째, 중국은 미국 기업의 민감한 정보와 무역기밀에 접근하기 위해서 미국 기업의 네트워크에 사이버 침입을 감행하고 있다.

 

또한 세계에서 유통되는 위조지폐의 63% 이상이 중국에서 유래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가 외국 기업들의 정상적인 활동을 저해하고, 중국의 기업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서 외국 기업의 비용으로 자국의 산업표준이 핵심기술 분야에서 통용되게 하는 조치를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중국이 오스트레일리아·캐나다·한국·일본·노르웨이·필리핀 등에 무역과 관광을 제한하고, 이들 국가들의 국내정치 및 사법절차에 개입하려고 캐나다 시민들을 억류하였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2016년 달라이 라마(Dalai Lama)의 몽골 방문 이후에 중국을 경유하는 몽골의 광물수출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여 몽골경제를 일시적으로 마비시켰다고 주장하거나, 중국이 연간 350만 메트릭톤(metric tons)을 해양에 배출하여 플라스틱 해양오염의 제1 진원지라고 비난했다.

 

 

2. 수정주의 국가론의 부상

 

“1958년 9월 아놀드 울퍼스(Arnold Wolfers) 미 존스홉킨스대학 대외정책연구소 워싱턴센터 소장은 해군참모대학(Naval War College)에서 ‘세력균형 이론 및 실제’(The Balance of Power in Theory and Practice)를 강의하면서 ‘수정주의국가’(revisionist countries)를 제기하였다. 울퍼스는 ‘현상유지 열강’(status quo powers)을 기존 질서의 보존을 추구하거나 힘을 사용해서 현상을 바꾸는 방식을 포기한 국가로 규정하고, 힘을 사용해서라도 현상을 타파하려는 국가를 ‘수정주의국가’(revisionist countries)로 규정하였다(Arnold Wolfers, The Balance of Power in Theory and Practice, Naval War College Review).”(김병규, 트윈 코리아 Twin Koreas : 한반도의 지정학적 재탄생, 60쪽)

 

 

 

2017년 12월 18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ational Security Strategy)에서는 중국과 러시아를 ‘수정주의 국가’(the revisionist powers)’로 규정하고, 두 나라가 미국의 가치와 이익에 상반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기존의 세계질서 및 구도를 재편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수정주의 국가인 중국·러시아, 불량국가(the rogue states)인 이란·북한, 지하드 테러리스트를 비롯한 초국적 조직들을 미국과 동맹 및 파트너 국가를 위협하는 ‘3대 도전세력’으로 지목했다(PILLAR III : Preserve Peace Through Strength, NSS 2017).

 

미드(Walter R. Mead)는 중국(대)·러시아(중)·이란(소)을 규모 및 위협의 정도를 달리하는 ‘수정주의 3국’으로 규정했다. 미드에 따르면, 소연방의 붕괴는 군사적 차원이 아니라 공산주의에 대한 자본주의 체제 및 이데올로기의 승리를 의미했는데, 미국과 서유럽은 이를 오독하여 재래의 지정학이 사라지거나 사라질 것으로 오판하였다.

 

미드는 러시아를 아직도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곰으로 비유하면서, 중국·러시아·이란이 냉전에 따른 지정학적 합의에 동조하지 않고 세력균형을 흔들어 국제역학을 변화시키려고 한다고 주장했다(Walter R. Mead, The Return of Geopolitics : The Revenge of the Revisionist Powers, Foreign Affairs, 2014.5~6).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2018년 10월 허드슨연구소(Hudson Institute)에서 중국의 정체성을 이데올로기적으로 진단하였다.

 

펜스는 “1991년 소연방 붕괴 이후 미국인들은 중국도 자유화될 것으로 생각했다. 중국에게 시장을 개방하고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시켰다”면서 “미 행정부는 중국에서 경제적 자유와 정치적 자유가 확대되고, 고전적인 자유주의 원칙에 따라서 사유재산·개인의 자유·종교자유 등을 포함해서 인권이 전반적으로 신장될 것으로 믿었지만 충족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종교의 억압에 대한 구체적 사례를 열거했다. 중국 최대의 지하교회가 폐쇄되었고, 중국 전역에서 십자가를 파괴하거나 성경을 불태우고 기독교인을 수감하고, 가톨릭의 주교 임명에 관해서 교황이 중국 공산당의 동의를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10년 동안 티벳 승려 150여명이 분신자살했고, 위구르 자치구의 무슬림 100만이 수용소에서 세뇌작업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펜스는 중국이 스리랑카에 항구개발 차관을 공여하고 상환불능을 이유로 항구를 인수해서 해군기지로 전용하는 식으로 저개발국에 대한 차관외교를 통해서 영향력 확대와 해외 군사기지를 확대하는 점과 CCTV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서 미국의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을 비판했다.

 

2019년 12월 마크 에스퍼(Mark Esper) 국방장관은 ‘레이건 국방포럼’ 기조연설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수정주의 열강’(revisionist powers)으로 지칭하고, 향후 미국의 군사력 전개가 중동에서 중·러로 초점을 이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과 100년 마라톤 

 

중국에게 2020년대~2040년대는 역사적 전환기에 해당한다. 중국 정부와 당이 건당 100년(1921~2021), 건군 100년(1927~2027), 건국 100년(1949~2049)을 사회와 국가의 발전목표의 달성시기로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필스버리

 

이와 관련해서 허드슨연구소의 필스버리(Michael P. Pillsbury) 중국센터장은 1949년에서 2049년까지 100년간 지속되는 중국 국가전략의 골간은 군부의 잉파이(hawks)에 의해 기획되었다고 본다(The Hundred-Year Marathon : China's Secret Strategy to Replace America as the Global Superpower).

 

필스버리는 미국이 중국과의 데탕트 이후 개혁개방을 지지하면서 중국을 지원했지만 몇 가지 잘못된 가설에 기초했다고 비판했다.

 

“첫째, 중국이 미국과 같은 민주주의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둘째, 중국에 대한 포용이 완벽한 협력을 가져올 것이다.

 

셋째, 중국은 무너지기 쉬운 강대국이다.

 

넷째, 중국은 미국처럼 되고자 할 것이다.

 

다섯째, 중국의 강경파는 영향력이 미약할 것이다.”

 

필스버리는 이러한 가설을 그릇된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중국의 당·정·군 전략가들이 세계적인 영토확장이나 이데올로기 지배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지만, 그들은 미국이 초강대국으로 부상한 이유를 연구하면서 중국공산당 당교에서는 자국의 고사(전국시대 등)를 학습하면서 미국이 영국을 평화롭게 굴복시킨 방법을 탐구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1949년에 건국한 중국이 2049년 미국을 대체할 슈퍼파워로 성장하기 위해 대장정을 했으며, 시진핑이 미국을 능가하는 사회주의강국을 실현하겠다는 해가 2049년이란 점을 강조한다.

 

필스버리는 중국 지도부가 고대의 가르침을 현대에 응용해서 ‘적을 안심시켜서 경계심을 풀도록 하여 평화적으로 변화시킨다’(화평연변에 대한 경계), ‘적의 전략가들을 조종해 내 편으로 이용하라’(반간계), ‘승리하기 위해 수십년 이상이라도 인내하라’(도광양회)는 전략적 개념을 도출하였다고 본다.

 

또한 전략적 목표를 위해 상대의 생각과 기술을 훔쳐라, 군사력은 장기적인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직접적 요인이 아니다, 패자(패권국가)는 우월한 지위를 지키기 위해 극단적이거나 부주의한 행동을 하기 쉽다, 상대방에게 포위되거나 속지 않도록 경계를 늦추지 말라는 의미를 가진 사자성어들이 고서의 전략적 교훈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았다.

 

필스버리는 중국의 역사와 고전을 면밀하게 연구할 것을 주문하면서 중국에 대한 ‘12단계 대응’을 예시하였다.

 

“1단계, 문제를 인식하라. 2단계, 상대방에게 준 선물을 기록하라. 3단계, 경쟁력을 측정하라. 4단계, 경쟁력 전략을 개발하라. 5단계, 내부적으로 타협점을 찾아라. 6단계, 국가간 수직적 연합을 구축하라. 7단계, 반체제인사(하벨·바웬사 사례)를 보호하라. 8단계, 반미적인 경쟁행위에 단호히 맞서라. 9단계, 오염유발 국가들에게 부끄러움을 가르쳐라. 10단계, 부패와 검열을 폭로하라. 11단계, 민주적 개혁가를 지원하라. 12단계, 강경파와 개혁파의 논쟁에 주목하고 영향력을 발휘하라.”

 

 

4. 네 명의 기수(Four Horsemans)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강경파들은 트럼프의 재선 실패로 사라졌지만, 필스버리의 생각에 투영된 미국의 새로운 대중 전략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지속될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1949년 공산화 이후 중국 공산당은 독재체제 팽창을 시작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인과 중국인이 한편이 되어 싸운 지 불과 5년 밖에 안 흘렀지만, 1950년 말부터 미국인과 중국인은 한반도의 산과 계곡에서 서로 총을 쏘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선친께서는 이 참혹한 싸움을 직접 목도하신 분입니다.”(Mike Pence, 2018.10.4)

 

전임정부에서 중국에 대한 전략적 공세는 펜스 부통령이 포문을 열었고,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이 구체화하였다.

 

배넌(Stephen K. Bannon) 전 백악관 고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공산당을 해체하는 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히면서, 이를 수행할 ‘네 명의 기수’(Four Horsemans)로 폼페이오 국무장관, 오브라이언(Robert C. O’Brien)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레이(Christopher A. Wray) FBI 국장, 바(William Barr) 법무장관을 지목했다(Foxnews, 2020.7.20).

 

이에 앞서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은 중국공산당을 마르크스-레닌주의 정당이라고 규정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인사들이 중국공산당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예고하였다.

 

실제로 레이 FBI 국장에서 바 법무장관,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중국에 대한 전략적 공세를 이어갔다.

 

레이 FBI 국장은 허드슨연구소의 연설에서 중국공산당을 미국의 최대 위협으로 규정하면서, 매년 2천건 이상 발생하는 경제스파이사건 중에서 절반에 가까운 비중이 중국공산당과 연관돼 있고 10시간마다 1건씩 새로운 수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바 법무장관은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의 포드박물관에서 연설하면서 미국이 무역과 투자를 통해서 중국 정치시스템의 변화를 기대했지만 중국공산당은 본질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다고 평가하였다.

 

심지어 “중국 통치자들의 궁극적 야망은 미국과의 무역이 아니라 미국을 습격하는 것이다”(The ultimate ambition of China’s rulers isn’t to trade with the United States. It is to raid the United States)고 주장하였다.

 

그는 기업들이 단기적 이익을 위해 미국의 가치를 희생하면서 중국의 영향력에 굴복하는 경향을 우려하면서, 미국이 중국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중국이 미국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오브라이언이 예고한 시리즈를 마무리한 것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이었다. 폼페이오는 2020년 7월 23일 캘리포니아주 요바린다(Yorba Linda)의 닉슨도서관(The Richard Nixon Presidential Library and Museum)에서 ‘중국 공산당과 자유세계의 미래’(Communist China and the Free World’s Future)를 주제로 하여 연설하였다.

 

폼페이오는 서두에서 자신의 연설이 국가안보보좌관(이데올로기 문제), 레이 FBI 국장(스파이 문제), 법무장관(지적재산권 등 경제문제)과 논의한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1970년대에 봉쇄정책(containment policy)에서 포용정책(engagement policy)으로 선회한 대중 전략의 결과를 비관적으로 평가하였다.

 

그는 결론적으로 중국을 맹목적으로 포용하는 낡은 패러다임(old paradigm of blind engagement with China)에서 벗어날 것을 촉구했다. “중국이 변화하지 않으면 세계가 안전할 수 없다. 우리의 목표는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다”(Nixon, Foreign Affairs, 1967년)는 말을 인용하면서, 중국을 새로운 독재로 규정하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계된 대학생 및 연구자의 입국을 금지하고, 중국 주식에 40억 달러를 투자한 연방 퇴직연금의 회수를 요구하고, 25개 도시에서 스파이로 의심되는 중국인들을 조사하고 체포하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몽’을 ‘중국 공산주의의 세계패권’(global hegemony of Chinese communism)으로 규정하였다.

 

또한 미국의 역대정부가 중국의 기업과 중국공산당의 관계, 인민해방군(People’s Liberation Army)의 중국공산당과의 관계가 서구 민주주의체제와 다른 구조와 성격이라는 것을 간과했다고 보고, NATO 회원국들이 중국의 보복(시장접근 제한조치)을 염려하여 홍콩문제에 침묵한 것을 과거의 실패를 망각한 조치로 평가하였다.

 

대중 강경파들은 중국이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대내적으로 권위주의적이고, 대외적으로 팽창적이며, 그 정점에 ‘파산한 전체주의 이데올로기의 골수 신봉자’(a true believer in a bankrupt totalitarian ideology)인 시진핑 총서기가 자리잡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메저롤(Chris Meserole)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중국공산당의 종교검열과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감시 및 사찰 시스템과 관련해서 중국을 세계에서 디지털 기술을 가장 성공적으로 활용하는 권위주의국가라고 평가하였다(USCIRF, 2020.7.22).

 

 

5. 중국이 조선을 지원하는 이유

 

올해는 ‘조·중 우호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1961.7~2021.7)이 6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서 그동안 20년 혹은 40년 단위로 조약의 연장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는 점에서 어떠한 상징적 조치가 예상된다.

 

The Insider

 

최근 미국 언론은 플래닛랩스의 위성사진 분석을 인용해서 대북제제 위반 선박이 2021년 1월 중국의 닝더항에서 수리를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하였다(2021.3.24 뉴욕타임스). 이 선박은 ‘뉴콩크’라는 이름의 유조선으로 조선에 석유를 수송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UN의 제재방침에 따르면 이 선박은 어떤 나라에서도 편의를 제공 받을 수 없다.

 

UN과 미국 등은 중국의 항구를 경유해서 조선으로 석유가 유통됨으로써 대북제재가 무력화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지만, 중국은 지난해 말과 최근에 대북제재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중갈등이 심화되면서 중국은 대북 제재공조에서 점점 이탈하고 있다.

 

중국은 왜 조선에 대한 제재를 반대하고 조선을 지원하는가? 결론적으로 중국의 대북 정책은 ‘순망치한’이라는 지정학적 타산에 기초하였고, 앞으로도 중국의 대북 지원은 견고하게 유지될 것이다.

 

중국은 조선이 붕괴하여 한국에 흡수되면서 한반도 전체가 미·일의 영향권에 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핵무장에 대한 이견에도 불구하고 대북 지원을 완전히 중단하지 않았다.

 

중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회피하는 것을 첫 번째 우선순위에 두고 있고, 그 다음으로 조선의 급변사태를 비롯한 한반도의 불안보다 현상유지를 선호한다. 두 가지에 비해서 북핵에 대한 국제공조는 후순위에 있다.

 

중국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회피하려는 것은 한국전쟁에 이은 제2차 미·중전쟁에서 승리의 가능성이 불확실하기 때문이고, 조선의 급변사태를 원치 않는 것은 난민사태와 대량살상무기로 인한 불확실성과 장차 비군사적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대만통일을 어렵게 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대륙과 한반도의 역사적 관계에 대해서 ‘천년의 숙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고, 선즈화(沈志華) 화둥사범대 교수처럼 조선을 중국의 ‘잠재적인 적(latent enemy)’으로 간주하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중국 내부에서는 한국이 장차 중국의 우방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한미동맹의 역사적 관계에 비추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실제로 한국에 대하여 우호적인 시각을 가졌던 중국의 개방적 학자그룹(국제파)의 발언이 지난 몇 년 동안 급격히 약화되었다. 중국 내부의 기류에 비추어 이들이 과거처럼 정치적 숙청의 대상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하물며 미중갈등이 심화되는 시기에 중국이 새롭게 대북전략을 조정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결론적으로 미국이 한국과의 관계에서 한반도를 ‘최적 긴장(Goldilocks Tesion)’의 현상유지를 선호하는 것처럼 중국은 조선을 대미 최전선 국가로 유지하는 세력균형을 선호한다.

 

미국과 중국이 상대로부터 한국과 조선을 떼어 놓으려는 지정학적 요구를 포기하지 않는 조건에서 중국의 대북 지원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서 20년 전에 탕스핑(唐世平) 푸단대 교수는 한반도의 통일 및 중립화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이해상충을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로 비유하였다(A Neutral Reunified Korea : A Chinese View, The Journal of East Asian Affairs, 1999).

 

미국은 재통일된 한반도에서 주한미군을 잔류시키는 것이 중대한 관심사이고, 중국은 재통일된 한반도에 자국에 우호적인 체제가 들어서기를 희망한다. 양국이 양보하고 협력하면 실질적 이익을 나눌 수 있지만, 가장 큰 이익(친미 혹은 친중)으로 돌아올 때까지 현상을 유지하면서 시간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한국전쟁에서 미국과 중국은 막대한 인명피해를 감수하면서 남·북과 혈맹이 되었고 자국에 우호적인 체제를 유지시키기 위해서 경제적으로 많은 비용을 지불하였다.

 

미국은 경제적 지원과 함께 교육과 보건의료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한국의 재건을 도왔다. 커밍스(Bruce Cumings) 시카고대 석좌교수가 한국을 베트남공화국(월남)보다 미국의 손이 많이 간 나라로 평가하는 까닭이다.

 

반면에 중국도 소연방(Soviet Union)의 붕괴 이후 세계무역에서 고립되고 전방위적인 제재를 받고 있는 조선을 지원하면서 70년이 넘도록 지속되는 휴전체제에서 항미원조를 지속하는 셈이다.

 

중국 공산당과 조선 로동당의 특수관계, 양국 군대의 역사적 관계, 랴오닝과 한반도 서북부의 지리적·역사적 친연성,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지정학적 이해관계, 조중관계의 강화와 한중관계의 냉각, 미국의 대중 포위전략 등을 고려하면 중국은 대북 지원과 경제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